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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전 부사장이 언론에 처음 얼굴을 드러낸 때는 2016년 7월 19일. 2007년 그룹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했으니 9년 만의 일이다. 이날 오전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의 국내 1호점이 기자간담회 형태로 첫선을 보였다. 기자도 그 자리에 있었다. 간담회에는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이사와 랜디 가루티(Randy Garutti) 쉐이크쉑 CEO가 참석했다.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더 직급이 낮은 허희수 당시 마케팅전략실장(전무)에게 쏠렸다.
이날 가루티 CEO는 “5년 전 쉐이크쉑 매장이 10개에 불과할 때 허 실장이 뉴욕에 찾아와 한국에 열고 싶다고 했다. 그와 쉐이크쉑이 멋진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권 대표도 출점의 공을 허 실장에게 돌렸다. 당시 SPC 측은 “허 실장이 서울과 뉴욕을 수차례 오가며 쉐이크쉑과 협상했다. 국내 30여 개 기업이 유치에 나섰지만 SPC가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적극 강조하기도 했다. 공식 개장 첫날부터 쉐이크쉑이 1500명 넘는 대기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허희수’라는 이름도 연일 미디어에 오르내렸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 전무이던 그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역시 만 38세에 부사장직에 오른 한 살 터울의 형(허진수 부사장)과 승진 속도를 맞춘 셈. SPC의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린 시점도 바로 이때부터다. 하지만 허 전 부사장이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관심은 곧 사그라질 전망이다. SPC는 “허 전 부사장을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