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호

스마트 병원의 미래, 고려대안암병원

‘사람 중심’ 가치로 전 분야 세계 일류 국제 의료기관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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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4-01-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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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안암병원 전경. [고려대안암병원]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안암병원 전경.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이 스마트 병원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23년 7월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오픈하고 스마트 병동을 선보이는 등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외형 성장뿐 아니라 진료 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체계화하며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독보적 발전을 꾀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메디컴플렉스 신관 오픈을 신호탄 삼아 진료·연구·교육 등 전 분야에서 세계 일류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아날로그 공존하는 환자 중심 스마트 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건립은 고려대안암병원이 무려 16년간 준비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환자 중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설계에만 10년을 투자하며 배치·동선·진료 프로세스 고도화에 집중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통해 기존 대비 2배 규모로 몸집을 키웠지만 면적의 증가에도 병상 수는 늘리지 않고 환자 1인당 공간을 확대하며 오로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과 환자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동선 최적화를 통한 대기시간 단축, 수납 절차 간소화로 진료 및 검사 이후 귀가 전 단 1회의 수납만 하면 되도록 외래 절차를 완성했다. 기존 대형병원 이용 방식의 고정관념을 깨고 환자가 단 1초라도 아낄 수 있게끔 철저히 환자 중심 프로세스를 설계한 결과다.

    고려대안암병원은 휴식공간·편의시설 확대 등 내원객 편의도 개선했다. 인근 전철역부터 이어지는 공원을 조성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해 내원객이 심리적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 건물 내에도 다양한 편의 공간을 조성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병원 생활에서 환자가 활력을 잃지 않도록 했다.



    고려대안암병원 VIP 병실.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 VIP 병실. [고려대안암병원]

    새롭게 도입된 스마트 병원 시스템에선 환자가 입원 과정 동안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는지 미리 알 수 있다. 병실에서 태블릿 화면으로 환자의 진료 여정을 미리 알려주고 함께 계획하며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극대화한다. 사물인터넷(IoT)과 무선네트워크,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을 결합한 스마트 병동 솔루션도 구현됐다. 실시간 병상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과 동시에 담당 간호사들이 업무 공간에서 병실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혁신적 구조를 갖췄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23년 그랜드오픈에 이어 2024년엔 기존 본관 공간 리모델링을 시작해 진료 공간 상향평준화를 이룰 전망이다. 또 수술실을 확대하고 최신 장비를 도입해 다양한 상황에 완벽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러한 혁신적 발전은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려대안암병원이 노력해 얻은 결실이다.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으면서 낯선 환경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고려대안암병원뿐 아니라 전 의료기관이 가지고 있는 숙제다.

    고려대안암병원이 이끄는 미래 의학은 단순히 기술 발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최적화된 스마트 병원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환자 맞춤 스마트 병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환자에겐 전면 디지털화된 병원 경험이 병원 생활에 스트레스를 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술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기술이 환자를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환자 관점에서 고민하지 않았다면 가질 수 없는 방향성이다.

    환자 안전 최우선 기조, 15년간 JCI 인증 유지

    고려대안암병원은 환자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둔다. 환자와 보호자가 낯선 곳에서, 낯선 이에게 스스로와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믿고 맡기기 위해선 철저한 안전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시행하는 급성기병원인증조사도 뛰어난 지표로 여겨지고 있지만 고려대안암병원은 환자 안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의 인증을 추가 획득했다. JCI 인증은 병원의 의료 프로세스 가운데 환자의 안전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평가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09년 첫 인증을 시작으로 연속 재인증을 거듭해 2024년엔 6번째 인증평가가 진행된다.

    JCI 인증은 필수 인증 사항이 아니다. 인증을 위한 요구 사항도 매우 까다로워 국내에서는 극소수 병원만이 JCI 인증을 획득·유지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이 JCI 인증을 유지하는 까닭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최고 수준의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강한 의지에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JCI 인증을 지난 15년간 유지하면서 안전 시스템을 확립하고 강화해 왔다. 그 결과 환자 안전이 곧 병원 문화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저한 프로세스에 따라 구성원 모두가 환자 안전을 내실을 다지는 자발적 개선 활동이자 환자 사랑 실천으로 여겨 시행하고 있다.

    최근 고려대안암병원은 무분별한 수혈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환자 혈액관리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18년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무수혈센터를 개소하고 아시아 최초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 발돋움했다. 병원 단위 혈액관리 지침서를 최초 발간하는 등 환자 안전을 위해 누구보다 앞서 실천하며 다른 의료기관에도 노하우를 전수해 의료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중증질환 최종 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으로서도 환자 안전에 힘쓰고 있다. 본분에 충실하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중증질환 진료를 강화했다. 신관의 외래진료는 중증 환자 진료를 중점으로 하며 다학제 기반의 포괄적 진료가 필요한 암, 심혈관질환, 뇌신경질환을 집중적으로 진료한다. 여기에 각각의 질환을 다루는 암병원,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 등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 다학제 협진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환자의 편의를 더했다.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진료구역·응급진료구역·경환자진료구역으로 현장을 세분화해 환자 유형에 맞춘 신속 진료를 가능케 했다.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진료구역·응급진료구역·경환자진료구역으로 현장을 세분화해 환자 유형에 맞춘 신속 진료를 가능케 했다. [고려대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2배가량 확대하고 공간을 최적화하는 등, 중증응급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신 시설도 갖췄다. 중증도에 따른 진료구역 구분, 감염질환에 대응한 철저한 동선,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대기하는 환자 및 보호자가 자신의 진료 여정을 확인할 수 있는 현황판 등을 갖추는 등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 아래 고려대안암병원은 초고난도 외과 치료가 가능한 핵심 의료기관이자 국내 최고 연구중심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립대 병원 가운데 유일하게 중증외상최종치료센터로 지정돼 향후에도 고려대안암병원은 중증질환 치료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진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융합연구동을 신축하고 연구 역량을 강화해 미래 의학 발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세계 일류 임상·연구 역량

    고려대안암병원은 고난도 치료 및 환자 중심 치료를 선도하고 있어 이를 배우려는 해외 연수의들에게 인기가 높다.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은 고난도 치료 및 환자 중심 치료를 선도하고 있어 이를 배우려는 해외 연수의들에게 인기가 높다.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은 ‘환자 중심’이라는 기본 가치를 지키며 임상진료, 연구,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세계 일류로 나아가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의료진이 새로운 의술을 배우기 위해 해외의 저명한 명의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근래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해 세계 학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의술을 배우기 위해 많은 해외 의료진이 한국을 찾아온다. 특히 고려대안암병원은 고난도 치료 및 환자 중심 치료를 선도하고 있어 해외 연수의들에게 인기가 높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임상 진료뿐 아니라 탁월한 연구 역량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연구중심병원 재지정에서 연속 1위의 성적을 거두며 국내 최고의 연구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아 왔다. 또 고려대안암병원이 개발하고 전면 도입한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 ‘P-HIS’의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으며 세계 최대 의료IT학회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에서 디지털헬스지표 종합 2위, 정보처리 상호운용성 분야 1위, 예측 분석 분야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고려대안암병원은 여전히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 1유닛 과제로서 ‘미래 의료수요 대응 의료기기 개발 오픈플랫폼 구축 및 활용’을 주제로 8년 동안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최소침습 카테터 기반의 비수술 치료기기 △최소침습 내시경 치료기기 △광학기술 기반 뇌 혈류 산소포화도 측정 연구 및 뇌기능 진단장비 △엑소좀 기반 실시간 혈액암 조기진단 바이오칩 등의 의료기기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을 연구·개발했으며 현재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상품화가 이어지고 있다. 개발된 의료기기들은 예측 불가한 미래 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한결 더 쉽고 빠르게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미래 의료수요 대응 의료기기 개발 오픈플랫폼 구축 및 활용’을 주제로 8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R&D에 진력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은 ‘미래 의료수요 대응 의료기기 개발 오픈플랫폼 구축 및 활용’을 주제로 8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R&D에 진력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더 나은 내일 만들어가는 미래 의료기관 리더

    최근 고려대병원은 국내외 최고 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임상 현장과 환자가 디지털로 연계되는 옴니버스 플랫폼을 개발, 이를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환자 맞춤형 초개인화 디지털 의료 생태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는 옴니버스 플랫폼을 통해 초개인·초정밀·초협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홈케어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부터 치료를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도 적절한 케어가 가능해지는 전주기적 의료서비스 제공 플랫폼이 갖춰지는 것이다.

    사업은 총 다섯 가지 주관과제 △클라우드 기반 옴니버스 플랫폼 이행 체계 구축 및 R&D 사업화 지원 △이종데이터 융합 초정밀 진단 플랫폼 구축 △스마트 오퍼레이션 스테이션 기반 초개인화 수술 플랫폼 구현 △개인 맞춤형 AI 가이드봇 활용 디지털 건강관리 플랫폼 고도화 △디지털트윈 기반 정밀의료 통합관리 플랫폼 구현으로 이뤄진다. 각 주관과제는 서로 시너지를 이뤄 플랫폼을 활용한 홈케어를 가능케 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높이는 데에도 매진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 광주시 광산구청 등과 함께 스마트 돌봄 서비스 추진 및 스마트 플랫폼을 지원하고, 스마트 홈서비스 발전과 돌봄 취약계층 건강 증진을 선도하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정확도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카카오브레인의 인공지능 신기술을 활용한 초거대 AI 모델을 의료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이러한 융복합 연구 사업을 통해 산·학·연·병 교류 촉진을 활발히 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협력 증진, 자원 공유, 연구 활성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보건 환경을 향상하고 의학의 발전을 이끌며 한국을 넘은, 국제적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향후 고려대안암병원은 R&D센터를 건립해 의학 중심 융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감염병 대응체계 연구, 의료기기 연구, 의료 시스템 개발 등 미래에 다가올 위기와 기회를 대비해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나아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는 터전을 일궈나가기 위함이다.

    2023년 11월 17일 고려대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5층 메디힐 홀에서 신관 오픈을 기념한 국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2023년 11월 17일 고려대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5층 메디힐 홀에서 신관 오픈을 기념한 국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은 한국을 넘어 국제적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023년 11월 17~18일 양일간 고려대안암병원은 메디컴플렉스 신관 오픈을 기념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주제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을 이끌 논의의 장으로서 국제행사를 지속 추진할 전망이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이렇듯 탁월한 임상 진료 역량과 국내 최상급의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의료기관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고 앞장서는 ‘리더’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급변하는 세계 보건 문제와 감염병 질환, 다양한 산업 간 융합의 접점에서 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방안 모색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민족과 국가를 넘어 세계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는 국제적 의료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병원을 문화와 예술로 채우며 새로운 환자 경험을 전하고 있다. 메디컴플렉스 신관 로비의 대형 미디어 아트월에서는 3D 아트, 자연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으며, 옥상 정원이 새롭게 조성돼 병동과 외래 진료 구역에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 본관과 신관의 연결 통로에 위치한 갤러리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이 전시돼 환자와 내원객이 작품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클래식 공연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내원객을 위한 연주회를 지속적으로 열 전망이다. 병원 생활에 지칠 수 있는 환자들에게 더욱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전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내원객뿐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며 단순히 치료만 하는 공간을 넘어 치유와 희망을 전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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