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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新건강법 열전 ⑧

웰빙 천연물질 개발 나선 발명가 신재희

“새집 증후군, 천연 코팅제 한방으로 끝장낸다”

  • 안도운 기공학 전문가·오운육기연구소장

웰빙 천연물질 개발 나선 발명가 신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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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란잎을 보고 개발한 순수 식물성 코팅제와 페인트제는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만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하다. 기존 에너지를 대체한 새 에너지로 발전(發電)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해뒀다는 신재희 (주)로터스화학 사장. 그는 “발명가야말로 웰빙 문화를 주도하는 최고 전령사”라고 단언한다.
웰빙 천연물질 개발 나선 발명가 신재희

경영자보다는 발명가로 남고 싶다는 신재희 사장.

푸른연잎에 빗줄기가 뚝뚝 떨어지면서 수정처럼 맑은 빗방울이 동글동글 맺히고, 아름다운 연꽃이 빗방울을 튕겨내는 광경을 보노라면 사람들은 대개 사랑과 낭만이라는 감상에 젖어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연잎에 맺힌 빗방울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관찰할 수도 있다. 연잎의 뛰어난 방수성(防水性)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과학자나 한걸음 더 나아가 이를 생활에 응용해보려는 발명가의 눈에는 연잎이 더는 관상용 식물이 아니라 수분의 침투를 막는 신물질로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발명가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자연이나 삶의 행태를 호기심 있게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전혀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미다스의 손’이라 할 수 있다. (주)로터스화학 신재희(申載熙·48) 사장 역시 이런 발명가의 대열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 연꽃의 뛰어난 방수성을 응용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 식물성 원료만으로 코팅제와 페인트를 개발해 파문을 몰고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발명한 ‘매직 프로(Magic Pro)’라는 방수 코팅제 및 접착제는 곰팡이 제거는 물론 유독가스 발생 방지효과도 있어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병원, 원주 기독병원 등 신축 병동 건설에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른바 ‘새집 증후군’과 아토피성 피부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서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그에겐 이 시대 최고 화두인 ‘웰빙(Well-Being) 발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발명가야말로 웰빙 문화를 주도하는 최고 전령사”라고 주장하는 그를 지난 7월 하순에 만나 친환경 물질과 발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토란 보고 발명에 눈뜬 초등학생



-회사 이름인 ‘로터스(lotus)’는 연꽃이란 뜻인데 발명한 신물질과 연관시킨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거기에 더해 연꽃이 상징하는 깨끗한 환경과 인류의 건강은 제 발명의 기본 철학이기도 하고요.”

-발명이라고 하면 대개 전화·전기 등 인간이 생활하는 데 더욱 편리하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압니다만….

“지금까지의 발명이 주로 그쪽 분야로 치우쳐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편리함과 유용성은 발명의 기본 원칙이고,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쾌적한 환경과 건강이라는 웰빙의 개념까지 발명의 영역으로 들어와야만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발명가들이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도태되기 십상이지요.”

신재희 사장이 웰빙 개념의 발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어린 시절에 겪은 경험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강원도 원주에서 살던 그는 집에서 기르던 토란이 비가 내려도 젖지 않고 잎사귀 표면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 ‘왜 그럴까?’ 하고 신기해했다.

그의 집은 군부대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는데 부대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벙커C유 때문에 집 전체가 늘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직 토란잎은 방금 세수한 처녀의 흰 얼굴처럼 깨끗했다. 그래서 방과 후 틈만 나면 토란밭에 나가 지켜보곤 했는데 비가 온 뒤면 그 깨끗함이 더욱 빛나더라는 것. 그는 연꽃 역시 토란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런 것을 이용한 기술을 개발해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꿈 하나는 갖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꿈을 성인이 돼서도 잊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1985년에 연세대 의공학과를 졸업한 뒤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산업(뒤에 두산상사로 변경)에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의료기 사업부의 기술직으로 있는 동안 최첨단 기기들을 다루다 보니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기술 연수를 받을 수 있었어요. 어린 시절의 꿈을 간직하고 있던 저는 틈만 나면 관심분야의 자료를 뒤적이고 현장을 쫓아다녔는데 전세계에서 그 누구도 토란잎에 견줄 만한 기술을 개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결국 ‘이 일은 내가 해야 할 몫이구나’ 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죠. 그때가 제가 기술과장으로 있던 1993년이었는데, 곧바로 서울 양재동에 오피스텔을 얻어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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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운 기공학 전문가·오운육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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