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호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외

  • 담당·구자홍 기자

    입력2009-10-05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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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외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_ 고종희 지음, 한길사, 360쪽, 1만7000원

    나는 이탈리아에 살면서 그곳의 교수님이나 동료들에게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말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그런 것은 관심 밖의 일인 듯했다. 아마도 나라 전체가 문화재로 가득하다보니 문화재는 삶의 일부이지 뭔가로 지정해야 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이탈리아는 전세계에서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다. 게다가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도심의 역사지구 전체가 문화유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이 나라는 웬만한 도시가 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1982년부터 1993년까지 이탈리아의 피사대학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했다. 로마시대부터 19세기 이전까지 2000년에 걸쳐 서양미술사의 주인공은 대부분 이탈리아 작가들이다.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이 있는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등을 작품 공부를 위해 답사해야 했다.



    공부를 위해 여행을 해야 하는 미술사는 얼마나 아름다운 학문인지 모른다. 그렇게 나는 유학 기간은 물론 이후에도 거의 매년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이탈리아 여행을 정리한 것이 이 한 권의 책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이탈리아의 오래된 도시에 있는 미술품을 찾아 여행한 기록이다.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처럼 잘 알려진 도시는 최고의 작품이 모여 있는 궁정이나 미술관, 교회 등을 소개했다. 또한 중요하지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대도시의 명소도 안내했다.

    로마에 있는 보르게세 미술관이 대표적인데 그곳에 가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바로크의 거장 베르니니의 화려한 조각 작품을 거의 다 만날 수 있다. 베르니니는 로마의 베드로 성당 광장을 설계했고, 성당 내부의 주요 조각을 제작한 바로크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이 단 한 점만 있어도 전세계 관광객이 찾아올 터인데 이 대가의 작품이 한 미술관에 총망라되어 있다니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소도시들도 이 책에 소개돼 있다. 이탈리아의 진가는 이러한 소도시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에나, 파도바, 만토바, 아시시, 우르비노, 라벤나와 같은 도시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대도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모두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바꾸었거나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작품이 있는 곳이다.

    독자가 마치 사이버 여행을 하듯이 이 책을 통해 이탈리아의 오래된 도시를 여행하면서 걸작을 감상하고 위대한 예술 혼과 조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이탈리아를 직접 여행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좋겠다.

    고종희│한양여대 조형일러스트레이션과 교수│

    CEO 파워 _ 김강석 지음

    “자본주의의 꽃은 기업이고,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포스트는 최고경영자, 즉 CEO이다. 이들의 고통과 아이디어, 추진력 등을 생생히 새겨 벤치마킹할 때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CEO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한국적 상황에서 볼 수 없었던 이들 CEO의 혜안과 승부근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1인 기업과 일반 사원에 이르기까지 배우고 따라야 할 대목이다.” ‘세계를 바꾼 괴짜 경영인들의 무한도전’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일반적인 CEO의 성공전략 소개서가 아니다. CEO의 드라마틱한 삶과 성공에 이르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또 CEO 여덟 명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구체적인 성공 비결을 성공 노트라는 제목의 별도 섹션에 정리해놓았다. 성공 노트에는 어떤 과정을 통해 세계를 움직이는 글로벌 CEO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 그 성공요인을 분석해놓았다. 향연/272쪽/1만3000원

    서남표 천일의 기록 _ 지명훈 지음

    서남표 MI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는 “KAIST를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2006년 7월, 5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진정한 변화를 위해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KAIST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책에는 3년간 서남표 총장이 보여준 리더십과 KAIST의 변화가 담겨 있다. 서 총장이 바꾸어놓은 것은 제도가 아닌 두 개의 ‘프레임’이었다. 하나는 문제점보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과감하게 문제에 도전하는 ‘태도의 프레임’이다.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됩니다. 두고 보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문제의 목적과 본질에 충실한 ‘방법의 프레임’이다. 서 총장은 말한다. “나는 개혁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목적을 분명히 했을 뿐이다.” 동아일보사/316쪽/1만3000원

    신뢰의 속도 _ 스티븐 M.R. 코비 지음, 김경섭·정병창 옮김

    매출 2배 성장, 수익 1200% 향상, 주주가치 240만달러에서 1억6000만달러로 54배 증가, 전세계 40개국 진출. CEO 부임 3년 만에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주인공은 누구일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R. 코비가 설립한 코비리더십센터의 CEO로 발탁돼 초고속 성장의 꿈을 현실로 이뤄낸 그는 바로 코비링크월드와이드의 공동창립자 스티븐 M.R. 코비다. 그가 놀라운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 원동력은 ‘신뢰’에 있다. 이 책은 개인과 조직, 시장과 사회 차원에서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신뢰의 속도는 배울 수 있고, 측정할 수 있으며, 조직의 수익을 높이고, 사람들이 빨리 승진하게 해주며,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술임을 보여준다. 김영사/524쪽/2만2000원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외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카피라이터 정철의 내 머리 사용법 _ 정철 지음, 리더스북, 368쪽, 1만2000원

    ‘내 머리 사용법’은 망치다. 머리의 표면을 때리는 망치가 아니라, 머리 안쪽 뇌에만 울림을 주는 망치다. 그러니 책장에 보관하지 않고 공구함에 보관해도 좋다. 이 망치의 타격을 제대로 받으려면 한 가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책을 펼치기 전에 머리부터 감으라는 것이다. 머릿속에 웅크리고 있는 먼지 쌓인 생각들을 깨끗이 씻어낸 후에 책을 만나라는 것이다. 그래야 망치의 울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내 머리 사용법’은 화나는 책이다. 당신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늘 당신이 기대하는 것과 정반대의 결론을 당신 앞에 내민다. “아차, 나는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당신은 당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화를 내면서도 입은 빙그레 웃고 있을 것이다. 생각을 뒤집는 재미, 뒤집은 생각을 따라가는 재미에 이미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그 재미에 빠지다보면 머릿속엔 어느새 칙칙한 고정관념 대신 내 인생도 뒤집어볼까 하는 새로운 생각이 자리 잡게 된다.

    ‘내 머리 사용법’은 간섭하는 책이다. 당신의 인생을 간섭하는 책이다. 살아온 인생을 간섭하는 게 아니라, 살아갈 인생을 간섭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래라저래라 하는 공자님 말씀은 한마디도 없다. 인생을 조금 다르게 만져보고, 조금 다르게 굴려보고, 조금 멀리 떨어져서 다시 보고 하면서 노는 책이다. 놀면서 그냥 느끼는 책이다. 놀다보면 글 하나하나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남는 책이다. ‘내 머리 사용법’은 말과 단어를 가지고 노는 책이다. ‘타이레놀’이라는 글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의 머리가 아픈 이유는 입 때문이다. 입의 잘못 때문에, 입의 실수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통약 타이레놀을 머리에 넣지 않고 입에 털어 넣는다.” 이런 식이다. 억지로 가르치려 하지 않고, 뒤집어서 보여줌으로써 생각하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와 의미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책이다.

    ‘내 머리 사용법’은 두 권의 책이다. 책을 앞에서부터 읽어가다 260쪽쯤에 다다르면 아직 100여 쪽이 남았는데도 ‘The End’라는 글이 불쑥 튀어나온다. 그리고 책의 맨 뒤로 가라고 윽박지른다. 시키는 대로 하면 뒤표지에는 ‘생각을 뒤집는 인생사전 101’이라는 또 하나의 제목이 붙어있다. 이제 당신은 책을 좌에서 우로 넘겨야 한다. 맨 뒤에서부터 시작하는 또 하나의 책을 만나는 것이다. 당신을 한 번 더 좌절하게 할 새로운 뒤집기가 시작된다.

    ‘내 머리 사용법’은 하루에 딱 열 장만 읽는 책이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한번 펼치면 쉽게 덮을 수 없을 테니까. 그러나 재미와 의미에 함께 빠지고 싶다면 아껴서 읽어야 한다. 그래도 멈출 수 없어 한번에 다 읽어버린다면, 일주일쯤 지난 후에 천천히 곱씹으며 한 번 더 읽어야 한다. 그래야 이 책을 작가의 책이 아니라 당신의 책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두 번 읽고 난 후에도 생각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 번 읽으면 된다.

    정철│‘정철 카피’대표│

    언어의 진화 _ 크리스틴 케닐리 지음, 전소영 옮김

    “인터넷이라 부르는 광대한 컴퓨터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우리는 세계를 여행하고 정보를 찾고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그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더 크고 더 오래된 것의 단순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언어야말로 진정한 정보 고속도로이자 최초의 가상 세계다. 언어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거미줄로서 모든 사람이 접속하는 곳이다.” 20년 전만 해도 언어학자 대부분에게 언어의 진화는 연구 대상조차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지과학자, 생물학자, 유전학자, 동물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 언어 기원에 관한 주제는 연구 가능한 학문으로 인정받게 됐다. 저자 크리스틴 케닐리는 옛날과 오늘날의 놀라운 연구와 수많은 쟁점을 검토하면서 무작위적이고 다층적인 진화의 과정이 결국 어떻게 말하는 동물을 탄생시켰는지를 밝힌다. 알마/492쪽/2만8000원

    창조 바이러스 H2C _ 이승한 지음

    업계 꼴찌 12위에서 출발한 홈플러스를 4년 만에 업계 2위로, 10년 만에 매출 10조원대 선두기업으로 성장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틀을 벗어난 사고와 거침없는 상상력이 강한 추진력 및 끈질긴 집념과 결합할 때 자신의 그릇을 키울 수 있고, 나아가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같은 자질을 ‘창조 바이러스’라 이름 붙이고, 창조 바이러스로 세상을 전염시켜 한계가 없는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를 열어나가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심리적인 자신감은 결국 다양한 ‘경험’에서 온다”며 “열심히 부딪쳐본 경험이 없으면 그 과정과 끝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시작부터 두려워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창조 바이러스의 근원을 간섭하지 않고 자식들을 자유롭게 방목한 부모님의 교육에서 찾는다. 랜덤하우스코리아/236쪽/1만3000원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_ 김수정 지음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창안한 ‘리빙 라이브러리’는 신개념의 ‘이벤트성 도서관’으로, 도서관에서 ‘책’ 대신 ‘사람’을 빌려준다. ‘리빙 라이브러리’의 도서목록에 등장하는 책은 주로 많은 사람에게 편견의 대상이 된, 혹은 ‘우리와는 다르다’고 분류된 소수자들이다. 그리고 독자는 읽고 싶은 한 권의 책(사람)과 마주 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다. 사람 책 한 권당 대출시간은 30분. 이 책에는 영국에 살고 있는 저자가 런던에서 열린 ‘리빙 라이브러리’에서 책들을 독서(대화)한 경험이 진솔하게 펼쳐져 있다. 예순이 넘어서야 자신의 진정한 성 정체성을 찾았다는 트렌스젠더와 사회적 편견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레즈비언, 예순에 무작정 가출해서 여든에 시인이 된 할머니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그녀가 읽어낸 도서목록에 빼곡하게 적혀 있다. 달/308쪽/1만3000원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외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_ 이진희 지음, 국일미디어, 216쪽, 1만원

    사람들의 대화에 건강이 빠지지 않는다. ‘누가 갑자기 쓰러졌다더라’‘누구는 살 빼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뚝 떨어졌다던데’ 하는 이야기 말이다. 모인 사람 중에 건강상식에 해박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다들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그만큼 건강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관심에 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병이 나야 건강에 집중하고, 아니면 정보에 치여 오히려 건강 염려증이라는 또 다른 병을 얻는다.

    건강해지는 법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잘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꾸준히 운동하면 된다. 환경까지 쾌적하면 금상첨화다. 건강해지려면 머리로 걱정만 하거나 상식적인 것도 못 지키면서 하나 더 알려고 하기보다는 아는 것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고민하는 편이 낫다. 모두가 다 아는, 그러나 모두가 실천하지 못하는 일상의 건강법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펴냈다. 그것을 편의상 ‘몸테크’라 부른다. 몸테크는 재테크를 응용해 누군가 만든 신조어다.

    재테크가 자산을 관리해서 부자가 되는 기술이라면 몸테크는 몸을 관리해서 건강하게 사는 기술이다. 몸테크를 안 해서 병나면 수익률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지만, 해서 손해 볼 건 하나도 없다. 밑질 것 없는 장사, 이기는 싸움이다. 몸테크는 약 먹고 주사 맞는 일회성 행위가 아닌, 삶에 대한 태도다. 삶의 매 순간 판단의 기준이 되는 하나의 가치관이다.

    몸테크, 삶에 대한 태도…. 거창해 보이지만 직장인이자 살림하는 주부이면서 게으르기로는 1, 2등을 다투는 내가 직접 실천하고 있다. 시골로 이사를 가라거나 텃밭에서 직접 길러 먹으라는 엄두 나지 않는 제안은 하지 않았다. 몸에 덜 해롭게 음식을 골라 먹는 법, 당장 운동 시작하는 노하우, 병원과 약국 지혜롭게 이용하기, 회식 때 눈 밖에 나지 않으면서 몸 덜 상하는 법, 화장품에 대한 허와 실 등 누구나 책을 덮자마자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다. 몸이 아파서 포기했던 꿈을 되찾은 이야기, 마음을 보살피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 과정도 솔직하게 담았다.

    건강에 관한 책인데 저자가 PD라고 하니까 다들 내가 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건강과 별로 관련이 없다. 과거에 의학을 공부한 적도 없다. 그래서 책을 내도 되나 끝까지 망설였다. 하지만 도시에 살면서 스트레스 받고 위험한 먹을거리에 노출되어 있다면 누구나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내가 깨달은 내용은 의사나 전문가가 알려줄 수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독자와 같은 소비자이자 환자의 처지에서 사심 없이 썼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정리했고,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면 쓰지 않았다. 그만큼 펄펄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병에 시달리느라 소중한 시간을 힘들게 보내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까지 담았다. 내가 이 책을 ‘정성스럽게 달인 보약’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이진희│KBS PD│

    용병 _ 로버트 영 펠튼 지음, 윤길순 옮김

    지금 세계는 전쟁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는 전환기에 서 있다. 국적이나 충성심, 최소한의 도덕적 명분, 통제력과는 거리가 먼 용병들이 세계 곳곳에서 정규군을 대신해 총을 들고 있다. 요인 경호에서 군사훈련, 전투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모든 것을 대행해주는 용병 주식회사가 양산되고 있다. 전쟁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용병시장의 문이 활짝 열린 계기는 9·11테러 이후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이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민간 보안산업은 연간 시장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신자유주의 최고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다. 50여 개 나라에서 ‘군사 청부인’인 용병들이 활약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을 찾아다니며 반군과 테러 조직, 비밀 작전의 실체를 파헤쳐온 탐사 저널리스트 로버트 영 펠튼이 군사 민영화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교양인/496쪽/2만3000원

    한국정치, 바람만이 아는 대답 _ 이영훈 지음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욕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이 정치인일 것이다. 오죽하면 국회의원과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 몇몇이 한꺼번에 한강에 빠졌을 때 누구를 가장 먼저 건지겠느냐고 물으면 강물이 오염될까봐 국회의원을 가장 먼저 건지겠다고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까. 이렇게 정치인이 불신받는 것은 권력을 놓고 싸우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편법과 비정(非情)의 정치 속성에도 근본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광복 이후 지금까지 한국정치가 보여준 굴절된 모습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한국 정치지도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공유하기 위해 정치지도자 신익희와 조병옥, 장면과 윤보선, 박순천, 유진산, 김영삼과 김대중, 이회창과 박근혜 등 대표적인 야당 당수 10명의 삶과 정치역정을 다뤘다. 나남/346쪽/1만5000원

    지식의 쇠퇴 _ 오마에 겐이치 지음, 양영철 옮김

    Collective Intelligence라 불리는 집단지능은 ‘개인의 지성’을 집약함으로써 생기는 지성을 말한다. 집단지능은 우수한 인물이 개인적으로 창출하는 지식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형성과정이 발전한 국가일수록 글로벌 경제에서 번영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일본 최고의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저자는 “지식의 쇠퇴는 ‘좁은 시야’ 때문에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현대의 젊은이뿐 아니라 모두는 자신의 주위밖에 보지 않으며, 그 결과 ‘사고의 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을 포함한 현대인의 지식 쇠퇴에 대한 실태를 검증하고, 우리들이 좁은 시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지금 일어나는 문제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해결책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말·글 빛냄/364쪽/1만5000원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외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_ 황광우 지음, 비아북, 300쪽, 1만4000원

    이르쿠츠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선배가 고추장이 먹고 싶다며 놀러 오란다. 선배에게 고추장을 전해주고 바이칼이나 보자며 4000㎞나 떨어진 시베리아로 날아갔다. 이르쿠츠크 공항을 거쳐 숨 가쁘게 흐르는 앙가라 강물을 지나, 나는 바이칼을 보았다.

    여행의 안내자는 알료나였다. 작달막한 키, 청순한 미소, 더듬거리는 한국말이 인상적인 러시아 처녀였다. 바이칼 구경을 다 하고 돌아오는 마지막 날, 나는 보았다. 알료나가 안내한 이르쿠츠크 시내, 마르크스 빌딩 앞 작은 공원에 ‘레닌의 동상’이 서 있었다. 폭우가 쏟아졌고, 천둥 번개가 저녁 하늘을 가로 질렀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레닌, ‘레닌의 동상’은 거기에 있었다.

    “알료나, 저 동상이 왜 서 있을까요?”

    “잘 몰라요.”

    “어른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레닌은 착한 사람이었어요. 스탈린은 독재를 했다고 그래요.”

    “마르크스가 누군지 알아요?”

    “몰라요.”

    알료나와 나 사이엔, 쉽게 넘을 수 없는 역사의 심연이 깊게 파여 있었다. 나는 역사의 진실을 다 말해주고 싶었다. 당신의 할아버지들이 왜 사회주의의 깃발을 들게 되었는지, 집단농장과 강제노동수용소의 비극이 초래된 사회 경제적 배경은 무엇인지, 다 말해주고 싶었다. 아울러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인류를 파시즘으로부터 구출한 진정한 해방자는 당신 부모들의 나라, 소련이었음을 힘주어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다. 적어도 러시아에서만큼은 ‘이데올로기의 종언’이 옳았다. 청년들은 꿈을 잃은 채, 공허한 눈빛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밤거리는 어두웠고, 아파트의 불빛은 희미했다. 자신의 조국 러시아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고, 자신의 청춘이 어떤 사회경제적 토대 위에 놓이게 될지,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알료나, 못내 안쓰러웠다.

    알료나를 보면서, 나는 북한의 청소년들을 떠올렸다. 통일의 물살은 조만간 급해질 것이다. 과연 남과 북의 청소년들은 마음을 열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한국의 청소년들은 북한의 공산주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또 북한의 청소년들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알기나 하는가?

    인간은 아는 만큼 세계를 이해한다. 세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늘 이념의 ABC를 요청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북한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통일 한국이 어떤 정치체제, 경제체제로 갈 것인지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도 이데올로기의 ABC는 필수적이다. ‘위대한 생각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이데올로기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길 희망한다.

    황광우│‘철학콘서트’ 저자│

    일본의 상도 _ 홍하상 지음

    “한국은 일본과 세계시장을 놓고 가전, LCD, 휴대폰, 자동차, 반도체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외형상으로 가전, LCD, 휴대폰 분야에서는 한국이 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그 안에는 일제 부품이 들어있기 때문에 한국이 첨단제품을 많이 만들어 팔면 팔수록 대일무역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의 일본을 있게 한 일본의 상도와 일본 상인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 일본에는 오히려 매출이 성장하는 강소기업들이 많다”며 “1000년이 넘도록 같은 곳에서 꿋꿋하게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본 노포 상인들의 모습은 더 이상 장사꾼의 모습이 아니라, 고객을 종교로 섬기는 수도자의 면면마저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창해/304쪽/1만8000원

    전략의 탄생 _ 애비너시 딕시트·배리 네일버프 지음, 이건식 옮김

    “시장에 먼저 뛰어드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선발주자의 행동을 관찰하며 때를 모색하는 것이 좋은가?” “쇠퇴해가는 산업 분야에서 언제쯤 발을 빼는 것이 좋은가?” “고가정책이 좋은가, 저가정책이 유리한가?”…. 불확실성의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찾아 활로를 모색하려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키워드는 ‘전략’이다. 이 책은 TV 프로그램에서부터 역사 속 이야기, 경쟁사 간의 가격 책정 전략, 그리고 핵무기 협상이나 전쟁과 같은 흥미진진한 실제 사례를 통해 독자의 전략 지능을 향상시켜준다. 세상에는 도덕과 윤리, 신의와 성실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너무나 많다. 전략을 모른다면,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도 같다. 이 책은 현실에서 부딪치는 첨예하고 흥미로운 상황을 한데 모아, 그 해결을 위한 사고와 행동패턴을 제시한다. 쌤앤파커스/656쪽/2만5000원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_ 윤석금 지음

    이 책의 저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도전하는 승부사’로 통한다. 1980년 직원 7명으로 출판사업을 시작한 웅진이 현재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바탕에는 윤석금이란 한 개인의 퍼스낼리티가 큰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경영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주저 없이 ‘긍정’을 꼽는다. 기업을 경영하며 항상 강조해온 ‘창의’와 ‘열정’도 결국 긍정적인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윤 회장은 ‘나는 나의 능력을 믿으며’ ‘나는 늘 시작하는 사람으로 새롭게 일할 것이며’ ‘내 나이가 몇 살이든 스무 살의 젊음을 유지할 것이며’라는 25년 전 자신이 직접 완성한 ‘나의 신조’를 매일 마음에 되새기며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윤 회장이 30년의 경영 인생에서 얻은 ‘지혜와 통찰’을 전해준다. 리더스북/268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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