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한두 가지 병이 생길 수 있다. 중년 이후 건강유지 비결은 만성적인 질환을 잘 다스리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런 과정으로 돋보기를 쓰게 되는 우리는 분명히 자신의 신체적 변화에 적절한 도수의 돋보기를 이용해 흐릿해진 시야를 또렷하게 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노안이 와서 돋보기를 쓴다고 인생의 비애를 느끼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자연적인 신체적 변화에 동반된 성기능의 변화에 대해선 많은 중년이 가슴 철렁한 충격을 느끼거나 삶의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변화에 걸맞은 돋보기는 신체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다시 의욕적을 회복하여 환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중년에 돋보기 걸치는 것을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독서를 즐기는 재미와 멋을 즐기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평생의 조루증을 보상받기 위해 성관계 때마다 두 번씩 했다는 74세 할아버지가 요즘 들어 두 번째 관계 후의 피곤함이 심각한 문제로 느껴져 진지한 표정으로 내원한 적이 있다.
“성관계 빈도에는 변화 없으시고요?”
“일주일에 두 번은 하지요. 근데 두 번째가 피곤해지기 시작했어요. 이거 큰 문제 아닌감?”
또 다른 69세 환자. 일주일에 세 번, 부인 곁으로 가고 싶은 아주 강렬한 욕구가 비정상인 것 같아 다른 의사에 이어 세 번째로 필자에게 상담하러 왔다고 했다.
“가고 싶기만 하신 겁니까?”
“아니요, 세 번씩 확실히 간다니까요.”
50세 부인이 있는데 35세 애인이 생겨서 힘겹다던 72세 할아버지께는 달리 드릴 말씀도 없고 하여 먹는 약을 정말 조금 처방해 드렸다.
무도장에서 사교댄스 강사로 일하는 65세 남성이 있다. 상대자가 너무 많아 감당하기 어려워 내원한 그가 자가주사요법 처방을 받고 행복해하며 진료실을 나설 때 인사를 했다.
“좋은 거 전공하셨습네다.”
그나저나 비뇨기과 의사 이전에 인간적으로 부탁 말씀 좀 드려야겠다.
“그렇게 사시는 비결 좀 알려주고 가세요. 다른 환자들한테 알려드리게요(실은 저부터 배워야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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