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는 그날 이후 개의 음경을 서랍에 숨겨뒀다가 음욕이 일어날 때마다 꺼내어 음사를 즐기곤 했다. 어느 날 이웃집 과부에게 집을 부탁하고 집을 비웠는데, 이웃집 여인 역시 서랍 속의 양물을 보고는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했고, 그러자 총각이 나타나 이 과부를 겁간했다.
아주 귀중한 보물임을 알아차린 이웃집 과부가 양물을 훔쳐갔고, 돌아온 과부는 자기 물건을 달라며 다투다 관가에 고발하게 됐다. 사또가 그 물건을 보고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이더냐?” 하자 역시 총각으로 변하더니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사또를 겁간하고 말았다.
사또는 “요물이니 당장 태워 없애라”고 엄명을 내렸으나, 그것은 불에도 타지 않았고 열탕에 넣어도 익지 않았다. 사또는 하는 수 없이 “그 과부에게 다시 갖다주어라”고 했다는데….
개는 신석기시대부터 인간과 친숙한 동물이다. 또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시기’를 하는 것에서 보듯 성욕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삼계탕이나 장어, 개장국 같은 보신 음식을 먹는다. 그러나 개고기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예찬을 받는 한편으로 기피되는 혐오식품이기도 하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개는 식용으로 쓰인다.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비하하여 물의를 일으킨 동물 보호론자 브리지트 바르도의 조국 프랑스에서도 식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마천의 ‘사기’가 개 식용의 최초 기록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벽화가 개 식용의 역사적 근거로 추측된다.
개장국은 우리 고유 음식의 하나로 ‘개장’ ‘구장(狗醬)’ ‘보신’ ‘지양탕(地羊湯)’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 등 옛 문헌에는 음력 유월의 복날 절식(節食)으로 기록되어 있다. ‘농가월령가’를 보면 여름에 며느리가 친정에 갈 때 “개 잡아 술병 들고 간다”고 했고, 조선조 정조는 모친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개고기를 올렸다고 한다. 이렇듯 개고기는 각종 잔치와 제사, 종묘 진헌물로 애용됐다.
‘단고기’는 개고기를 일컫는 북한식 표현이다. ‘단고기 국물은 발잔등에 떨어지기만 해도 보약이 된다’는 북한 속담이 있는데, 개고기에는 과연 여름의 피로를 씻어주고 정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을까?
‘동의보감’을 보면,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5로7상(五勞七傷)을 보하며, 혈맥(血脈)이 잘 통하게 하고 장위(腸胃)를 든든하게 한다. 또한 골수(骨髓)가 가득 차게 하고 허리와 무릎을 더워지게 하며, 음경이 일어서게 하고 기력을 돕는다”고 했다. 또 수캐 음경 3개면 해구신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정력제라고 했다. “개의 음경은 일명 구정(狗精)이라고도 하는데, 오장이 상하여 양기가 극도로 쇠약해져서 음경이 일어나지 않는 발기부전을 치료하는데, 음경을 강하고 뜨겁고 커지게 한다.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하며, 여자의 12가지 대하증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소설 ‘육포단’에서 한 남자가 개의 음경을 자기 몸에 이식하여 변강쇠처럼 여자 속을 휘젓고 다닌 얘기가 나오며, ‘제중신편’의 저자인 조선 후기 명의 강명길이 수캐 음경 1000개로 과부의 병을 고친 일화도 전한다. 프랑스 생리학자 브라운 세칼은 72세 때 개의 고환에서 진액을 추출해 자신에게 주사하였더니 정력이 회복됐다고 보고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고기와 음경뿐 아니라 개의 피는 간질병과 난산(難産)에 효과가 있고, 머리뼈는 각종 출혈에 사용되며, 개의 뇌(腦)는 음부에 생긴 상처와 콧속에 군살이 생긴 것을 치료한다. 개의 발은 돼지족발처럼 젖이 잘 나오게 하고,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도 있듯이 개의 똥은 상처와 고름의 독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개고기는 아미노산 조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해서 단백질 흡수율이 높다. 다른 육류에 비해 고단백질이고, 지방이 소나 돼지에 비해 6분의 1 정도인 저지방 식품이다. 따라서 소화 흡수가 빠르다. 그러나 열이 많은 체질이거나 고혈압인 사람이 과식하거나 상복하면 오히려 해롭다.
보신탕 집은 중년 남성들로 북적댄다. 주체도 못하는 개를 데리고 다니다 망신당한 지하철의 ‘개똥녀’처럼, 몸보신한답시고 개고기를 마구 먹고 아무 데서나 정력 자랑하다 ‘개망신’ 당하는 일은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