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호

20대 리포트

공기업 취준생은 ‘정규직 전환’ 피해자?

“10만 명 전환… 취업문 더 좁아진 느낌”

  • 김영철 동아논술작문기사쓰기아카데미 수강생(중앙대 사회복지학부) yckim1994@gmail.com

    입력2019-03-2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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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사, 지난해 135명에서 올해 20명으로”

    •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늘수록 신입 채용 줄 것”

    • “문과 출신이 가는 사무직 자리 더 적어”

    한 취업준비생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커피숍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양회성 기자]

    한 취업준비생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커피숍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양회성 기자]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서울 모 대학 재학생 안모(25·서울시 상도동) 씨는 공기업 입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고될 걱정 없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대학생 유모(25·성남시 정자동) 씨도 “인기가 높은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이 제일 선호하는 직장은 ‘공사 또는 공기업’이었다.

    “선호도 1위 직장…암울”

    그러나 요즘 취준생들이 체감하기에, 공기업 입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300여 공공기관의 고용 현황에 대한 최신 통계는 없지만, 적지 않은 젊은이들은 “공기업 취업문이 좁아지는 듯하다”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가 공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이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로 공기업들이 신입 사원 채용을 늘리지 않거나 줄인다”는 것이다. 

    취준생들에 따르면, 공기업 K사는 지난해 하반기 일반 공채 사무영업 일반 항목에서 135명을 모집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엔 같은 항목에서 20명만 뽑았다. 공기업 G사는 2017년 상반기엔 신입사원 6명을 선발했지만 2018년 같은 시기엔 4명만 채용했다. G사는 올해엔 아직 채용 공고를 내지 않았다. 공기업 E사의 신입사원 채용 인원은 지난해 하반기엔 16명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10명이었다. 몇몇 다른 공기업도 올 들어 공채 일정을 밝히지 않거나 규모를 줄일 움직임을 보인다. 취준생들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경희대 재학생 문모(24·고양시) 씨는 “‘공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신입 채용을 줄이는 원인이라면 암울할 것 같다”고 했다. 

    공기업 취준생인 안씨도 “요즘 각 공기업이 모집하는 정규직 신입 사원 인원이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적다고 느껴진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과 출신이 응시하는 공기업 사무직이 적다는 점도 고충이다. 모 대학 문과계열을 졸업한 김모(여·24·서울시 시흥동) 씨는 “공기업에서 사무직과 기술직 간 채용 인원 차이가 많게는 몇 십 배인 것 같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며 답답해했다. 공기업 H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전국권 기준으로 전기직 직원은 192명을 채용한 반면 사무직 직원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92명만 뽑았다.

    “정규직화 공정하지 않아”

    한 취업 문제 전문가는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숫자가 10만 명에 이른다. 이 정도면 공공기관 신입 사원 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일부 공공기관에서 노조원의 친인척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공기업 신입 공채를 준비하는 상당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공정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는 동아논술작문기사쓰기아카데미(담당 허만섭 기자) 3기 수강생이 작성한 기획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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