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1시간 반, 해적 살던 섬
갓 잡은 우럭 광어로 푸짐한 상차림
다채로운 걷기 코스, 어디든 포토 존
인천 옹진군에 있는 소이작도는 국내 유일의 해적마을이다. 갯티길과 낚시 명소로 유명하다. [인천관광공사]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는 13개 섬을 대상으로 하며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 천체망원경으로 은하수를 본다. 전문가가 설명해 준다. ‘별자리투어’다. 섬 주민 가이드와 함께하는 ‘마을투어’와 ‘다듬이질체험’, 마을 이장과 함께 싱싱한 회를 즐기는 ‘배낚시’. 맑은 바다를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카약과 패들보트’, 섬 풍경을 즐기는 ‘자전거체험’ 등도 있다. 소문대로 가성비가 높은지 알아보고자 10월 20일 웅진군의 여러 섬 가운데 소이작도를 찾았다.
광어와 우럭을 회 쳐 먹는 재미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를 들고 흐뭇해하고 있다(왼쪽). 낚시한 생선으로 차린 밥상.
벽돌 대신 빈병을 이어붙여 지은 집.
섬에 도착한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바다낚시. 펜션 주인장이 직접 항해하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광어와 우럭, 볼락, 감성돔을 가느다란 낚싯대로 잡아 올렸다. 그물을 던져 가오리와 비슷하게 생긴 간재미도 잡았다. 팔딱거리던 생선들은 그날 저녁 군침 도는 회로 변신해 식탁에 올랐다. 일부는 튀김과 찜, 찌개 재료로 쓰였다. 펜션 주인장이 직접 잡은 낙지로 꿈틀거리는 낙지회와 연포탕을 서비스로 내왔다. 어디 그뿐인가. 음식 솜씨가 유별나게 좋은 안주인은 꽃게장과 고구마튀김으로 푸짐한 인심을 증명해 보였다. 몸무게가 늘어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할 겨를이 없었다. 행복을 부르는 맛에 취해 젓가락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이튿날 일정 백미는 점심으로 먹은 ‘꽃게라면’과 섬 주민의 안내를 받으며 둘러본 마을투어다. 꽃게라면에는 꽃게가 잔뜩 들어 있어 ‘라면사리꽃게찌개’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법했다. 가이드를 담당한 섬 주민에 따르면 소이작도에는 40가구, 100명이 산다. 학교, 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해 아이 키우기가 버거운 젊은이는 이곳을 떠났다. 어린아이를 만나기 힘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인구 소멸은 소이작도만이 아닌 옹진군 전체의 문제다. ‘웅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옹진군이 당면한 인구 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를 체험한 관광객이 섬의 매력을 알게 되면 ‘관계인구’로서 주민들의 소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소멸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계인구란 체류 기간에 관계없이 지역 상품을 구매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지속적 지역 소비자가 돼 인구 소멸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손가락바위가 들어주는 소원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는 손가락바위. [인천관광공사]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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