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뉴스1]
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케다 명예회장은 15일 도쿄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1928년생인 고인은 ‘생명 존엄’과 ‘한 사람의 내면 변화’라는 ‘인간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평화운동을 해왔다. 1947년 창가학회에 입회했다. 1960년 제3대 회장에 취임했다. 1975년에는 국제창가학회(SGI)를 결성했다. 1961년에는 집권 자민당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는 연립 여당 공명당의 전신 ‘공명정치연맹’을 설립했다.
고인은 1975년 창가학회 세계화를 기치로 국제창가학회를 설립하고, 이후 세계적 규모의 종교단체로 발전시켰다. 오늘날 세계 192개 지역·국가에 약 1200만 명의 SGI 회원이 있다. 국내에는 약 150만 명의 회원이 있다고 한다.
그는 지한파로도 꼽힌다. 평소 일본 학생들에게 세종대왕, 이순신, 유관순, 안창호 등 한국 위인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예컨대 유관순을 두고는 “한국의 잔 다르크로 불린다”고 소개하고, 안창호에 대해서는 “한민족 독립운동의 아버지로서 일본의 비열한 침략과 끝까지 싸운 위대한 투사로서 몇 번이나 감옥에 투옥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을 ‘문화대은(文化大恩)의 나라’라고 강조하며 일본의 조선 침략을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비롯해 24개국에서 국가훈장을 수훈했다. 올해 5월 한국외대 명예철학박사 학위로 국내 20번째, 세계 403번째 명예학술 칭호를 받았다. 지난해 충북대에서 받은 명예교육학박사 학위가 400번째 명예학술 칭호다. 이를 포함해 그간 국내에서는 경희대, 제주대, 동아대, 창원대, 홍익대, 북한대학원대, 부경대 등에서 그에게 명예학술 칭호를 수여했다.
5월 20일 한국외대 명예철학박사 수여식에서 발표된 고인의 답사에는 “제 아버님은 젊은 시절에 징병으로 서울에 체재하신 적이 있다. 그때 목격한 일본인들의 횡포나 거만한 태도에 분노하며 어린 소년이던 저에게 해주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1968년 소카중·고등학교 설립을 시작으로 유치원부터 대학교(일본·미국 소카대)까지 여러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등 교육자로서도 활동했다. 동양철학연구소, 민주음악협회, 도쿄후지미술관, 도다기념국제평화연구소 등을 창립했다. 작가이자 시인이면서, 사진전도 개최한 바 있는 등 문화·예술에도 정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케다 회장의 부고를 접하고 깊은 슬픔을 견딜 수 없다"며 "국내외에서 평화·문화·교육 추진에 힘쓰고, 중요한 역할을 다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고 추도했다.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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