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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연간 1조1203억원 농업·농촌 직접 지원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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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배구조 개선, 인사혁신, 조직 슬림화…강도 높은 자율개혁 추진
  • ● 구조개편에 들어갈 정부지원금은 ‘농촌의 미래에 대한 투자’
  • ● 농협구조 개편으로 유통비용 20% 절감, 보험료 대폭 인하
  • ● 산지유통혁신112, 농기계은행, 친환경 ‘아침마루’…농협 바꿀 대표상품
  • ● “회장직 걸고 관행적인 부조리 척결…반드시 책임 묻겠다”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농협을 농업인들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지난해 1월, 최원병(64) 농협 회장은 ‘농협 개혁방안’을 발표하며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임 회장이 연루된 정치사건으로 농협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차가울 때였다. 최 회장이 발표한 개혁방안 내용은 찬 시선만큼이나 파격적이었다. 우선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시스템 일대 혁신 방안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뒤 그 성과를 농업인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개혁방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취임 2년차를 맞았던 최 회장은 이날 회장 임기 단임제까지 내걸었다. 1회 연임이 가능토록 한 정부안보다도 파격적인 내용, 농협 안팎에서 뜯어말렸지만 최 회장은 의지를 꺾지 않았다. “당신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

회장 연임에 따른 조직의 파행운영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고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인사추천위원회 설치·운영 방안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앙회장이 임원을 직접 선임해온 그간의 방식이 아닌, 인사추천위원회가 객관적인 평가기준에 따라 전무이사와 농업경제, 축산경제, 신용 등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하는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준비돼왔지만 실천되지 않았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해 2개의 지주회사로 개편하는 계획도 개혁방안에 있었다. 지역농협에 지원되는 무이자 자금 7조원가량을 농산물 생산·유통에 활용함으로써 농업인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워낙 파격적인 내용이 많아서일까. 본부 조직 슬림화, 강력한 구조조정 같은 계획은 눈길도 끌지 못했다.



개혁방안이 나온 이후 농협을 비판하던 곱지 않은 시선은 싹 사라졌다. 조직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 모든 개혁의 중심에 최원병 회장이 있었다.

농협개혁이 화두

최 회장은 2007년 12월 농협회장에 취임했다. 자산규모 271조원(2009년 말 기준)이 넘는 농협의 회장이 됐지만 그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두문불출했다. 농협 주변에서는 “개혁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지역농협을 다니며 의견을 듣고 있다. 내부적인 반대와 관행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라는 소문만 들려왔다.

최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농협의 개혁’을 화두로 내세웠다. 이런저런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렸던 전직 회장들의 전력이 이유가 됐겠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농업문제를 고민해온 농업지도자인 최 회장의 오래된 구상이기도 했다.

취임 첫해인 2008년 최 회장은 ‘투명경영’을 유난히 강조했다. 인사청탁을 근절하고 사소한 금품수수나 향응접대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적발시에는 그에 상응하는 징계와 불이익을 당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데 주력했다. 특히 그가 역점을 둔 것은 농협조직의 골격을 시대적 요구에 걸맞게 조정하는 것이었다. 이는 곧 농협의 주인이자 이용자인 농업인의 요구에 부응하고 국가경제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큰 틀에서 조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사실 최 회장이 취임할 당시 많은 사람은 그를 행운아라고 불렀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교 동문이라는 점을 의식한 말이었다. 대통령과의 인연이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이력을 꼼꼼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최 회장은 1986년부터 21년간 지역농협(경주 안강농협) 조합장을 맡았다. 또 4번에 걸쳐 민선 경북도의원과 도의회 의장을 지냈다. 조합장 시절에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조합장 시절 그가 론칭한 찰토마토는 지금도 전국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4월12일 서울 중구에 있는 농협중앙회에서 최 회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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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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