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9월9일 청와대에서 공개된 전기차 ‘블루온’을 직접 운전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은 인류에게 편리함과 윤택함을 가져다줬지만, 한편으로 인류의 종말을 예고하던 숱한 예언가의 증언에 힘을 실어주는 ‘불편한 진실’이었다. 인류는 그 편리함과 윤택함에 길들어 환경파괴와 물질만능의 풍조를 부추기는 어두운 이면을 버리지 못해왔다.
그러나 ‘환경파괴’에 대한 자연의 무시무시한 경고가 더는 간과할 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일부 극단적 환경론자들은 모든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실천하고 있고, 평범한 소시민에게조차 친환경적인 삶은 중요한 화두가 됐다. 쓰레기 분리수거, 유기농산물 구입, 절전형 제품 사용이 일상생활에 배어들었다.
기업 역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지구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환경파괴 최소화뿐 아니라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윤택하고 편리한 제품을 대중에게 제안하는 것, 환경문제를 성장의 제약 조건이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는 것이 21세기를 주도하는 기업윤리가 되었다. 이미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선 저탄소사회 구현을 국가 정책 과제로 삼고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고유가, 글로벌 경기 위축 돌파구
특히 자동차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어서 이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데 최고의 과학기술이 이용돼왔다. 근래 유가 폭등과 석유자원의 감소로 대체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이 강력히 대두됐고,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한 문제제기, 환경 규제 강화 등 기업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다양한 이유가 생겨난 것이다.
여기에 수년째 계속돼온 수요 정체와 글로벌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가 됐다. 따라서 업계는 자동차가 환경파괴의 주범이자 에너지 자원 고갈의 원흉이라는 오명을 벗고 깨끗하고 편리한 문명의 이기로 거듭날 수 있는 자구책이 절실한 시점에 직면한 것이다. 세계의 자동차 업계가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과 생산에 열을 올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역시 정부의 친환경 녹색성장 정책과 그 궤를 같이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그린카(green car)’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된 친환경 자동차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크게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연료전지차(FCV), 전기자동차(EV), 클린디젤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 혹은 LPG 등으로 구동되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두 종류의 동력을 조합해서 움직이므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고연비·고효율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LPG와 전기모터 두 가지의 동력이 조합된 LPI 하이브리드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가정용 전기 배터리에 충전해서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이며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하이브리드차보다 기능이 한 단계 향상되어 석유나 가스 등의 연료 없이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동력만으로 구동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탱크의 수소와 산소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성하는 연료전지 자동차다. 클린디젤차는 일반 디젤차보다 가스 배출을 현저하게 줄이면서도 동급 가솔린차 대비 20~30% 효율이 높은 초고효율 디젤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