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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지고 즐기는 관광형 친환경 축산

‘6차산업’ 유기농 축산 선도하는 안성팜랜드

보고 만지고 즐기는 관광형 친환경 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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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지고 즐기는 관광형 친환경 축산

안성팜랜드의 광활한 초원을 누비는 트랙터 마차.

이후 한독목장은 무수한 낙농가를 육성하고 배출했다. 1980년대에는 낙농뿐 아니라 한우, 돼지, 닭 등 축종별 시범목장으로 변신해 농가에 축산기술을 전수했으며, 1990년대엔 한우 시범사육장, 2000년대엔 유기농 축산 시범사육장으로 탈바꿈했다. 넓은 초지에서 나오는 풀로 유기배합사료를 만들어 자체 공급했다. 사료에는 항생제나 화학물질을 전혀 첨가하지 않았다. 2008년에는 아예 유기배합사료 공장을 만들어 생산, 소비하고 남은 사료를 농가에 팔기도 했다. 안성팜랜드는 유기농 사료 물량이 늘어나자 2011년 말 ㈜농협사료에 유기배합사료사업을 통째로 이관했다. 안성팜랜드 바로 옆에 있는 농협사료 경기지사는 이렇게 설립됐다.

한독목장이 대단위 가축사육 목장에서 벗어나 농축산테마공원인 안성팜랜드로 탈바꿈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지난 40여 년간 한국 축산업을 선도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지난해 안성팜랜드의 하루 최대 방문객은 2만여 명에 달했다. 안성팜랜드 전체 공간(129만㎡) 중 공연시설 관람시설 음심점 역사관 동물원 등 등 각종 시설공간 면적은 20%를 차지한다. 나머지 80%(103만㎡)엔 광활한 초원과 우사가 자리하고 있다.

자연과 자원의 선순환

역사관을 나와 바라보니 이 넓은 초지를 하루 만에 어떻게 다 둘러보겠나 싶었다. 황망해하고 있으려니 맞은편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트랙터 마차’였다. 말 대신 대형 트랙터가 끄는 마차로 15~20명이 앉을 수 있는 객차가 달려 있었다. 트랙터 마차는 넓은 초지 이곳저곳을 누비며 손님들을 태우고 내렸다. 안내방송을 하면서 광활한 초원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달렸다. 나름 운치가 있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달리는 트랙터 마차 옆으로는 또 다른 트랙터가 한창 옥수수 파종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차를 모는 트랙터도 조금 전까진 초지에서 일을 하다 빠져나온 거라 했다. 마차에서 잠깐 내려 파종을 도왔다. 내리쬐는 햇볕에 절로 등에 땀방울이 맺혔다. 트랙터가 지나가는 곳마다 커다란 검은색 덩어리가 보였다. 2000여 마리의 소와 250마리의 각종 가축이 지난해 이맘때 배설한 분변을 1년간 발효해 만든 순수 천연 퇴비다. 안성팜랜드 국중현 홍보실장은 “퇴비장에서 1년간 숙성을 해 냄새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트랙터로 계속 퇴비를 뒤집어 엎는데도 정말 잡냄새가 전혀 없었다.



팜랜드는 단 하루도 땅을 놀리지 않기 위해 2모작을 한다. 늦가을에 호밀을 파종해 5월에 수확을 하면 6월에 옥수수를 심는 식이다. 다른 한쪽에는 다년생 목초도 심어놓았다. 오차드그라스, 알팔파 등 4종. 유채도 심는다는데 이미 꽃은 지고 대는 사료로 쓰여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봄이나 가을에 팜랜드에 오면 볼거리가 더 많을 것 같았다. 다년생 목초는 한 번씩 잘라서 사료로 주면 또다시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뿌리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작물은 소의 분변으로 만든 퇴비에서 자양분을 받고 자란다. 풀→발효 사료→가축→분변→퇴비→풀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트랙터 마차를 다시 타고 조금 더 가니 MBC 드라마 ‘마의’의 촬영장이 나왔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찍은 곳인데, 팜랜드는 실제로 말도 키우고 있으며 승마 체험장도 있다. 요즘 가수 이승기가 주인공으로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구가의 서’도 이곳에서 촬영 중이다. ‘빠담 빠담’ ‘공주의 남자’ 등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드라마 세트장이 곳곳에 아직 보존돼 있다. 광활한 초지와 미루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배경은 앞으로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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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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