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급여 인상보다 ‘배분’ 중요, 월 150만 원 배분에 답 있다

[박곰희의 연금 부자 수업] 월급 300만 원으로 5년 내 1억 만드는 현실적 설계

  • 박곰희 금융 유튜버(‘박곰희TV’ 운영자)

    입력2026-07-08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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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 직시할 때 보이는 월급 300만 원의 진짜 의미

    • 급여의 천장과 ‘세금 해방일’이라는 벽 제대로 알아야

    • 한 달 150만 원으로 짜는 가장 현실적인 가계부

    • 보장성 보험, 청약저축, 연금저축, ISA에 자산 배분

    • 1억 원 만든 후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는 진짜 이유

    직장인은 매월 받는 급여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노후 삶의 질이 달라진다. Gettyimage

    직장인은 매월 받는 급여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노후 삶의 질이 달라진다. Gettyimage

    “저는 지금 한 달에 300만 원을 받습니다. 적은 건가요, 보통인가요?” 박곰희TV 채널을 운영하다 보면 이런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답을 하기 전에 필자가 늘 먼저 제시하는 숫자가 하나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 전체의 평균 월 소득, 이른바 ‘A값’이다. A값은 직전 3개년도의 전체 가입자 평균 소득월액의 평균치로 산출한다. 

    최근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약 319만 원이다. 다만 이 값은 세전이라는 점을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4대 보험과 세금을 떼고 나면 실수령액은 200만 원 후반대로 떨어진다. 여기에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가 집계한 임금근로자 월평균 근로소득(2024년 기준) 역시 약 320만 원 선이어서, 평균과 중위가 거의 맞물려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둘 만하다. 흔히 머릿속에 그려지는 ‘평균 이하의 월급’ 같은 인식은, 통계 위에서 보면 실제 분포와 꽤 어긋나 있다.

    필자가 대기업에 입사하던 때의 초봉은 연 3900만 원이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흘렀지만 신입 초봉은 여전히 5000만 원의 벽을 넘지 못한다. 그런데도 ‘억대 연봉’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은 갈수록 무거워진다. 연봉 1억 원의 세후 실수령액이 월 650만 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 당황한다. 머릿속의 ‘억대 연봉’과 통장에 찍히는 숫자 사이의 거리가 꽤 멀기 때문이다. 이 거리감을 더 벌려놓는 것이 바로 SNS다. 외제차와 호텔 디저트, 해외 출장 사진이 일상처럼 흘러가는 피드를 들여다보면, 자기 월급이 비정상적으로 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정반대다. 가장 많은 사람이 머무는 구간은 분명히 ‘평균 부근’이다. 월급 300만 원이라는 숫자는 결코 부끄럽거나 초라한 출발선이 아니다. 다만 이 출발선에서 무엇을 어떻게 쌓아 올리느냐가 평생의 격차를 만든다.

    급여의 천장과 ‘세금 해방일’이라는 벽

    급여만으로 자산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첫째, 초봉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둘째, 연차에 따라 오르더라도 세율 구간이 함께 올라간다. 과세표준이 8800만 원을 넘는 순간 35% 구간으로 진입하고, 그 위로는 38%, 40%로 가파르게 상승한다. 회사가 연봉을 높여도 내 통장에 도착할 즈음에는 인상액이 절반 가까이 사라지게 된다. 



    세제 혜택이 다양한 ISA는 자산을 불리기 위해 반드시 만들어야 할 계좌 1순위로 꼽힌다. Gettyimage

    세제 혜택이 다양한 ISA는 자산을 불리기 위해 반드시 만들어야 할 계좌 1순위로 꼽힌다. Gettyimage

    이 벽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개념이 있다. 이른바 ‘세금 해방일(Tax Freedom Day)’이다. 1월 1일부터 벌어들이는 모든 소득을 오직 세금에만 쓴다고 가정했을 때, 한 해 세금이 모두 채워지는 날을 가리킨다.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대체로 3월 말경이다. 다시 말해 1년 가운데 약 석 달치 월급을 세금으로 먼저 떼어내고, 그다음부터 비로소 자기 돈을 버는 셈이다. 이 사실을 가만히 되새기다 보면, 급여 한 줄에만 의존해 자산을 쌓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명확해진다. 

    실효세율로 환산해 봐도 결론은 같다.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의 종합 실효세율은 7~9% 안팎이지만, 연봉이 1억 원으로 두 배가 되면 실효세율은 16~18% 구간으로 두 배 이상 뛴다. ‘연봉이 두 배면 통장도 두 배’라는 직관이 무너지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한 달 150만 원으로 짜는 가장 현실적인 가계부

    반대로 투자 영역의 세율은 훨씬 가볍다. 국내 상장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이고, 해외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22%, 배당소득세는 15.4%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면 일반형은 200만 원,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고, 초과분에 대해서도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는 매년 납입액의 13.2~16.5%를 세액공제로 돌려준다. 같은 돈을 벌어도, ‘어디서 버느냐’에 따라 손에 남는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직장인이 ‘급여 외 한 줄’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원칙은 단순하다. 월급 300만 원을 받는다면 150만 원을 쓰고, 나머지 150만 원을 저축과 투자에 배정하는 것이다. 비율 자체는 새롭지 않다. 진짜 문제는 ‘쓰는 150만 원을 어떻게 짜느냐’에 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신입 직장인을 기준으로 한 예시 가계부는 다음과 같다. 식비 50만 원, 교통비 7만 원, 통신비 5만 원, 월세·관리비 60만 원, 생활비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문화생활비 13만 원. 합계 150만 원이다.

    각 항목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 식비 50만 원은 1일 2식을 기본으로 두고 외식·간식·커피값까지 포함한 액수다. 교통비 7만 원은 K-PASS 환급을 전제로 한 보수적인 수치이며, 통신비 5만 원은 알뜰폰 요금제와 단말기 할부를 합친 값이다. 신상 스마트폰의 무제한 요금제를 고집하는 순간 이 계획은 무너진다. 커피 한 잔과 점심값을 별생각 없이 카드로 긁다 보면 식비는 한 달 만에 80만 원, 100만 원으로 부풀어 오른다. 가계부 앱 한 곳에 카드와 계좌를 모두 연동해 두고 매주 일요일에 5분만 들여 식비·교통비·통신비 세 줄만 확인해도, 한 달 지출은 눈에 띄게 평탄해진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오피스텔 시세표. 오피스텔 월세가 다가구 원룸보다 월등히 비싼 100만 원 내외로 형성돼 있다. 뉴시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오피스텔 시세표. 오피스텔 월세가 다가구 원룸보다 월등히 비싼 100만 원 내외로 형성돼 있다. 뉴시스

    사실 가장 큰 변수는 월세다. 서울 도심의 오피스텔은 월 100만 원에 육박하는 경우가 흔해 권하지 않는다. 셰어하우스 2인실, 비(非)오피스텔 원룸, 옥탑·반지하, 사회주택까지 ‘발품을 들이면 보이는’ 매물을 끈기 있게 비교해야 한다. 같은 동네에서도 매물에 따라 40% 이상 가격이 갈리는 일이 흔하다. 필자의 경험상 2주가량 꾸준히 부동산 시세를 관찰하다 보면 처음 눈에 띄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매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 본 매물에 즉시 계약하지 않는 것, 발품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한 달 지출이 수십만 원 단위로 달라진다. 또한 관리비·인터넷·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정기 구독 같은 ‘소액 고정비’를 한꺼번에 점검하는 작업도 큰 효과를 낸다. 한 달 1만~2만 원짜리 구독이 다섯 개만 쌓여도 연간 100만 원 가까이가 통장에서 조용히 빠져나간다. 6개월에 한 번씩 ‘쓰지 않는 자동결제’를 정리하는 습관만 들여놔도 가계부의 천장이 한결 가벼워진다.

    경조사비 10만 원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다. 매달 균등하게 나가지는 않지만 봄·가을에 몰려 빠져나가는 만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별도 계좌에 미리 적립해 두는 편이 좋다. 마지막 13만 원의 문화생활비는 일종의 ‘버퍼’다. 취미·자기계발 비중이 높은 사람이라면 식비나 통신비에서 줄여 이 항목을 키울 수 있다. 핵심은 합계 150만 원이라는 천장을 절대 넘기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이 무너지면, 다음 단계인 ‘저축 150만 원’도 함께 흔들린다. 가계부의 핵심은 정밀함이 아니라 ‘한도 안에서 끝낸다’는 감각이다. 매월 25일 시점에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그달의 150만 원 약속은 지켜진 것이다. 한 달을 통째로 복기하기보다 일주일 단위로 가볍게 점검하는 편이 훨씬 오래간다.

    경조사비는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므로 매달 균등하게 적립해 두는 것이 좋다. Gettyimage

    경조사비는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므로 매달 균등하게 적립해 두는 것이 좋다. Gettyimage

    보장성 보험, 청약저축, 연금저축, ISA에 배분하는 법

    남은 150만 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이 칼럼의 진짜 핵심이다. 필자가 권하는 구성은 다음과 같다. 보장성 보험 5만 원, 청약저축 2만 원, 연금저축 25만 원, 그리고 ISA를 통한 투자 118만 원이다.

    보장성 보험은 일찍 가입할수록 평생 납입액이 낮아진다. 다만 무리하게 큰 액수를 들 필요는 없다. 정기보험·실비보험·질병보험으로 분산해 월 5만 원 안팎이면 합리적이다. 청약저축 2만 원은 분양 자격을 살려두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한 번에 큰돈을 넣을 필요가 없고, 다만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저축 25만 원은 세액공제 한도(연 600만 원) 가운데 절반인 300만 원을 채우는 금액이다. 세후 월 300만 원 수준의 직장인이라면 세액공제 효익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한도를 전부 채우지는 않는 이유는 ISA를 함께 활용하기 위함이다. ISA는 5년 만기 시점에 연금계좌로 이전할 수 있는 유연성과 비과세·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어, 자금 운용의 ‘숨통’ 역할을 한다. 계좌 유지 최소 의무기간인 3년만 지나도 연금계좌로 이전할 수 있고, 비과세·저율 분리과세가 가능하지만 ISA의 저축 한도를 아낌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입기간 5년을 채우는 것이 좋다.

    가장 큰 비중인 118만 원은 ISA 안에서 자산 배분 형식으로 적립한다. 한국 주식·미국 주식·채권·금·달러처럼 성격이 다른 자산군을 일정 비중으로 나눠 매월 같은 날 자동 매수하는 방식이다. 종목 선택에 자신이 없다면 자산배분형 ETF나 멀티에셋 ETF 한두 종목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핵심은 ‘무엇을 사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사느냐’이며, 그 ‘꾸준함’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자산 배분이다.

    이 구성을 5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면 어떤 숫자가 나올까. ‘연금저축은 연 7%, 투자분은 연 10%의 평균 수익률을 낸다’고 가정한 단순 복리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년 차 약 1830만 원, 2년 차 약 3800만 원, 3년 차 약 6000만 원, 4년 차 약 8400만 원, 5년 차 약 1억 1000만 원이다. 원금만 단순 누계해도 약 9000만 원이므로, 약 2000만 원이 ‘투자의 시간이 만든 차이’인 셈이다. 

    5년 뒤 1억, 곡선이 가팔라지는 진짜 이유

    하지만 현실에서 매년 정확히 10%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어느 해는 마이너스, 어느 해는 두 자릿수 플러스가 찍힌다. 그러나 적립식과 자산 배분의 묘는 바로 그 변동성 위에서 작동한다. 어느 한 자산이 흔들릴 때 다른 자산이 그 빈자리를 메워주기 때문에, 전체 계좌가 일정 기간 이상 마이너스로 머무는 일은 의외로 드물다. 2022년 금리 급등기처럼 모든 자산이 동시에 빠지는 국면이 예외적으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런 시기에도 매달 정해진 금액으로 사 모으는 한 평균 매입 단가는 자연히 낮아진다.

    이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면 돈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금저축과 ISA에 매달 143만 원을 적립한다고 가정하면 1년 원금은 약 1716만 원, 5년 원금 누계는 약 8580만 원이다. 여기에 연 7~10%의 운용 수익이 단순 복리로 얹히는데, 3년 차까지는 원금이 수익을 압도하지만 4년 차를 지나면서 수익이 빠르게 불어나 5년 차에 이르면 누적 수익만 약 2400만 원 안팎이 된다. 즉 ‘상승 곡선이 가팔라진다’는 표현은 비유가 아니라 수치 변화를 그래프로 그린 실제 모양이다.

    필자가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은 ‘1억 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적립식으로 1억 원을 모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순 예금에 견주어 몇 개월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차이는 1억 원 이후의 곡선에서 벌어진다. 같은 복리 효과가 1억 원의 원금 위에서 작동하기 시작하면, 2억 원까지의 시간은 1억 원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보다 훨씬 짧아진다. 필자가 만나본 수많은 사례가 이 사실을 방증한다. 실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같은 적립식·자산 배분 전략으로 2억 원에 도달하기까지의 기간은 1억 원까지 걸린 5년의 약 60~70% 수준에서 끝나게 된다. 1억 원을 만든 다음 해부터 매달 적립금에 ‘복리가 얹은 복리’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 시점부터는 적립금을 늘리지 않더라도 자산 곡선이 알아서 가팔라진다.

    ‘1억 원 모으기’는 투자 제대로 배우기 위한 훈련 

    그러니 ‘1억 원 모으기’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투자를 제대로 배우기 위한 훈련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보험·청약·연금저축·ISA·자산 배분·리밸런싱이라는 도구를 모두 다뤄본 사람은, 그다음 5년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음에도 누군가는 1억5000만 원에, 누군가는 3억 원에 도달하는 갈림길이 바로 이 지점에서 생긴다.

    자본소득이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그날을 필자는 ‘제2의 세금 해방일’이라 부르고 싶다. 처음에는 미미하지만, 매월 따박따박 들어오는 배당금이 월급의 한 줄을 메우고, 그다음에는 두 줄을 메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화려한 종목 선정이 아니라, 월급 300만 원에서 흔들림 없이 150만 원을 떼어내는 단순한 규율이다. 기회 앞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빠른 판단이 아니라, 평균 부근에서도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차분함이다. 월급 300만 원이라는 출발선은 결코 무시할 만한 자리가 아니다. 그 자리에서 매달 무엇을 사 모으느냐가 5년 뒤, 10년 뒤의 통장 규모를 결정한다. 

    박곰희
    ● 1986년 경남 마산 출생
    ● 세종대 경영학과 졸업
    ●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 뱅커(PB)
    ● 전 골든트리투자자문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A) 총괄이사
    ● 유튜브 채널 ‘박곰희TV’ 운영(구독자 수 86만 명)
    ● 저서: ‘박곰희 투자법’ ‘박곰희의 연금부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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