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자동 로봇주차 시스템으로 사업 영역 확대
로봇이 차량을 들어 주차하는 방식
중국·인도·멕시코 등 세계 각지에서 각광받아
‘빠르게’ ‘정확하게’ ‘안전하게’가 경쟁력
로봇 능력 100% 발휘 막는 국내 법적 규제
에스피엔모빌리티가 설치한 자동 로봇주차 시스템. [에스피엔모빌리티]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삼표그룹 계열사로 자동 로봇주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셈페르엠과의 합작법인이다. 2022년 설립된 이후 자동 로봇주차 기술 개발과 MPSystem의 국내 보급과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에스피앤모빌리티 연구소에서 만난 장성진 대표는 “MPSystem은 기존 주차 방식과 차원이 다른 혁신적 주차 시스템”이라며 “기계식 주차 시스템처럼 사람이 타지 않아도 로봇이 알아서 주차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로봇 또는 기계식 주차기술을 적용한 주차장을 만들 때는 외주 제작하거나 다른 회사와 협력체제로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MPSystem은 개발 초기부터 셈페르엠이 보유한 독자적 기술인 만큼 로봇주차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완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2014년 엠피시스템(현 셈페르엠)에 입사해 로봇 및 기술개발에 참여했다. 또 멕시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에서 로봇주차 시스템 설치 프로젝트를 수행해 성공적으로 완료한 이력도 있다. MPSystem의 기술과 프로세스 전반을 누구보다 훤히 아는 전문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24년 3월 에스피앤모빌리티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 로봇주차 기술에 흥미가 생겨 입사했다”고 밝히며 “빠르게, 정확하게, 안전하게 주차하는 것이 MPSystem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쉬지 않고 일하는 주차 로봇
장성진 에스피엔모빌리티 대표는 “MPSystem이 정체된 국내 자동 주차 기술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윤]
“중국·인도·멕시코·헝가리·아제르바이잔·스페인·이집트·아랍에미리트연합·태국·스리랑카·캄보디아 등 세계 곳곳에 설치됐고, 이용자들의 반응이 호평 일색이다.”
어떤 원리로 무인 주차가 가능한 것인가.
“기계식 주차 시스템은 사람이 턴테이블 위에 차를 세우고 방향을 수동으로 움직여 팔레트 위까지 이동해야만 주차가 가능하다. 반면 MPSystem은 운전자가 턴테이블 위에 차를 갖다놓기만 하면 로봇이 차를 들어 파킹 스토리지에 옮겨다 놓는다. MPSystem 로봇은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AAA 등급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0㎝가 채 안 되는 매우 얇은 두께의 로봇이 3t 중량의 차량을 손쉽게 들어 올려 빠르게 이동한다. 단순 주차를 위한 기계가 아니다. 유무선 통신이 결합돼 로봇이 사전에 에러를 감지하고 회사 관제 시스템을 통해 위험요소를 제거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데이터를 통해 입출고가 잦은 차량은 출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한다. 이렇게 로봇은 쉬지 않고 일한다. 차량의 입고, 출고, 이동이 기계식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안전한 주차가 가능하도록 구현한 시스템이다.”
이 로봇 기술이 적용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나.
“자체 개발한 모듈형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과 UV 스팀세차 기능이 있다. 얼굴·지문인식, RF카드, QR코드 등을 이용해 모든 사용자가 매우 편리하게 차량 입출고를 인증하는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기계식 주차 시스템이나 다른 로봇주차와는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꼽는다면.
“국내에 공장을 두고 로봇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보통 기계식 주차는 규모와 관계없이 많은 부분이 외주 제작되고 있지만 우리는 로봇 등 핵심 제품을 직접 공장에서 제작한다. 직원들이 설치에도 직접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많은 고객사가 이러한 점을 신뢰하고 있다. 또한 최근 뉴스나 유튜브에 알려진 로봇을 활용한 주차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평면에서만 이동이 가능하지만 MPSystem은 로봇을 딜리버리 시스템(Delivery System)과 결합해 수직, 수평 이동이 자유롭다. 평면뿐 아니라 층간 이동, 병렬 주차도 가능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가성비가 높다. 예를 들어 평면 이동만 가능한 로봇으로 2층 규모의 50대 주차시설을 만들려고 하면 많은 로봇이 필요하다. 하지만 MPSystem은 딜리버리 시스템과 로봇이 결합돼 있어 하나의 로봇으로도 50대 모두 커버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딜리버리 시스템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 현장 여건에 맞는 맞춤 제작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굴착심도를 줄이고 싶다거나 차량 대수를 확연히 늘리고 싶다거나 더욱 빠른 속도 입출고를 원한다거나 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최소의 설비로 로봇주차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필수 설치가 당연하게만 여겨지던 리프트는 우리 시스템을 통해 없애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 보유로 고객사에서는 우리를 단순히 로봇 또는 기계를 만들어 설치하는 회사로 인식하는 게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주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여긴다. 이러한 부분이 다른 기계식 주차, 로봇주차와 가장 큰 차별성이 아닐까 싶다.”
기계식 주차시설보다 화재에도 안전하다고 들었다.
“건축법상 주차시설의 시멘트 바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돼 있다. 자동 로봇주차 시스템은 층마다 철골이 아닌 시멘트콘크리트로 주차면을 만들기 때문에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법적 규제 탓 능력 100% 발휘 못 해”
실내에서 보이도록 설치한 자동 로봇주차 시스템. [에스피엔모빌리티]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고품질의 재료로 우리 회사의 전문 기술진이 직접 제작하고, 우리 공장에서 로봇을 자체적으로 설계·제작·설치까지 진행해 즉각적 검수와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오랜 연구와 지속적 기술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해 온 만큼 우리만의 노하우로 지금까지 특별한 오류 없이 상용화했다. 만일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사전 감지가 가능해 관제 시스템에 데이터가 전송되면 원격으로 원인 요소를 제거한다.”
국내 영업에 어려움은 없나.
“가장 큰 걸림돌은 법적 규제다. 로봇주차 시스템은 법규를 준수하며 국내에 보급되고 있으나, 주차 가능 대수를 대폭 늘려 주차난을 해소하고 프로젝트 공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 아쉽다. 그럼에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효율을 내고 있다. 이미 다른 주차 시스템보다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
“직급이나 팀 구분 없이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매해 기준 2년 뒤에는 무조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해야 한다는 사내 규정이 있다. 2024년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2026년 새로운 버전의 로봇이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추가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가 끝나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시시각각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채택된 아이디어를 실제 상용화까지 완수해야 한다. 다소 힘든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에 따른 철저한 보상체계가 갖춰져 있다. 또한 완료된 결과물이 프로젝트에 적용됐을 때는 직접 참여한 직원 개개인에게 서명하게 해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각종 모빌리티 산업으로 영역 확장
직원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단순히 로봇을 설계, 제작하는 회사가 아닌 고객에게 주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임을 임직원에게 강조한다. 그래서 단순히 로봇이라는 기계가 아닌, 로봇주차 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에 성공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의 일원으로서 업무에 임하는 것을 강조한다.”
국내외 시장 규모와 성장성은 어느 정도인가.
“오래전부터 MPSystem은 해외로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설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현재 시공 중인 현장 이외에 코로나19 사태 때 지연되던 일이 재개되면서 2023년 이후 아시아, 유럽 등에서 프로젝트가 재검토 또는 발주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올해 1월부터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잦은 고장과 사고로 인해 기존 기계식 주차 사용 기피 현상까지 나타난다. MPSystem이 제시하는 솔루션은 모든 문제점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하이엔드 주거 프로젝트에서 기존 시스템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디자인적 요소를 스카이 개러지 기술과 MPSystem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앞으로 MPSystem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나.
“MPSystem이 정체된 국내 주차 기술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주차 시스템으로는 안전 문제 해결, 프로젝트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었지만 MPSystem은 이 모든 것이 가능하고 실제로 많은 고객사가 체감하고 있다. 향후 수많은 곳에서 MPSystem을 통해 새로운 주차의 매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물류창고시설, 드론 택시 주차시설, 선박주차시설 등에서도 MPSystem을 도입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주차를 넘어 각종 모빌리티 산업으로 그 영역을 확장할 것이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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