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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이 쏠린 중국

중국 올해 8% 성장 달성 문제없다

세계의 눈이 쏠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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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면 중국을 봐라.’ 과거 같으면 과장이라는 비판이 나오겠지만 요즘은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켜간 경제, 일본과 한국 등 주요 수출국 경기를 견인하는 힘, 올해 들어 폭등한 증시 등은 중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만방에 과시하고 있다.
세계의 눈이 쏠린 중국

중국 상하이 전경.

7월 말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전략과 경제대화’에서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미중은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미중국 양국 패권시대(G2)가 다가왔음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 쓰나미 이후 오히려 위상이 높아졌다. 수출 감소 등으로 한때 휘청거렸지만 금융시장 개방이 제한적이어서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피해가 적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지가 관심이다. 과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하는 금리 숫자에 세계 경제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처럼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나 경기동향이 세계의 주목 대상이 됐으며 시시각각 외신을 타고 전달된다.

9월에 개최되는 17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7전 4중전회)에서는 향후 권력구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은다. 바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중앙군사위 부주석 임명 여부다. 지금까지 차세대 최고 지도자는 먼저 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 군사위 주석 등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올랐다.

과거 같으면 중국 공산당의 내부 행사 로 치부됐을 공산당 중앙위 중간 전체회의에서 누가 권력을 승계하고 어떤 내용들이 논의될지가 세계의 이목을 끌 만큼 중국은 세계무대의 중심에 섰다.

G8→G20→G2에 담긴 중국 위상 변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를 합친 8개국 모임인 G8 정상들은 해마다 모인다. 하지만 여기에 중국은 없다.

중국이 개혁 개방 30년 동안 연평균 9.8%라는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며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지만 G8에는 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은 ‘G8의 시대’가 ‘G20의 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G8 회담은 계속 열리겠지만 세계 경제 무대에서 큰 목소리를 낼 중국이 빠져 무게 중심은 G20으로 옮겨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G20에는 G8 국가는 물론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 경제 강국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한국도 참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서울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린다.

중국이 명시적으로 앞장서서 G8을 공격하진 않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질서를 구축할 때에 G20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해 간접적으로 G8에서 G20으로의 시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 주도로 운영됐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개혁을 주장한 것도 새로 짜인 틀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중국은 재정난에 빠진 IMF가 기금 확충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면 40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고위 지도자들은 런던 G20 정상회담을 전후해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도전하는 내용의 발언을 잇달아 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강화된 중국의 위상을 보여줬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회의 기간 중 “국제금융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기축 통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자들이 평소 말을 아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직설적이고 오랫동안 속에 담아두었던 생각을 털어놓은 것이다.

회의가 열리기 전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은 “새로운 기축 통화를 위한 ‘슈퍼 통화’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슈퍼 통화’에 대해 IMF의 특별인출권(SDR)의 기능을 확대 강화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저우 행장의 말은 은행 홈페이지에 발표한 형식이기는 했지만 중국이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다)하던 태도를 바꿔 굴기(·#54366;起·떨쳐 일어남)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이 2조달러에 달하는 외환을 보유하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룬 자신감이 낭중지추(囊中之錐)처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7월27일과 28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전략과 경제대화는 중국으로서는 이른바 G20시대를 넘어 ‘G2’ 시대 또는 ‘차이메리카(Chimerica·중국과 미국의 합성어)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번 대화는 형식상으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의 전략대화 및 전략경제대화를 합친 성격이다. 하지만 양국 대표의 격을 장관급에서 국무장관과 부총리급으로 높이고 대화 범위도 양국 현안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안으로까지 확대했다. 사실상 ‘21세기 양대 강국 간 대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개막 특별연설에서 중국을 ‘가장 중요한 동반자’로 표현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임을 천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국은 이번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의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이는 양국 수교 30년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21세기 전면적 협력의 초석을 닦았다”고 그 의미를 분석했다. 미국 대표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양국은 21세기를 향한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그리고 포괄적인 관계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지도부는 ‘G2’ 라는 표현에 대해 사실과 맞지 않다고 부인한다. 나아가 중국에 대해 책임만 지우기 위한 음모가 깔려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중국이 은연 중에 보이는 태도 변화는 ‘G2’ 개념을 즐기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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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동아일보 베이징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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