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업무 이야기로 들어가자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싹 가셨다. 정부는 15개 시범업체로 시작하는 개성공단을 내년에는 100∼200개 기업으로 늘리고, 2007년까지는 창원공단에 맞먹는 800만평 규모로 키워갈 계획이다. 이들 입주기업이 아무런 불편 없이 금융거래를 하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은행의 업무는 개성공단 사업 전체의 성공 여부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북한에는 환거래 계약은행이 없어 제3국을 통해 결제해야 합니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북한이 지정한 상업은행과 협조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북 모두와 관계가 좋은 중국계 은행을 개입시켜 합영은행을 만들 계획도 있습니다.”
입점을 마치면 가족과 떨어져 현지에서 머물러야 하는 등 불편함이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북한에 진출한 첫 은행 지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의식과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남북 교류의 초석을 닦겠다”고 다짐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조선상업은행은 지난 세기인 1899년 개성지점을 개설했다가 1909년 폐쇄한 바 있어 이번 개성공단지점은 105년 만에 다시 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