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호르몬 없는 수액 용기, 물고기가 뛰놀 정도로 청정한 공장 하수, 업계 최고 수준의 오염 방지 시설, 법적 기준치보다 10배 더 엄격한 자체 오염물 관리 기준….
- 중외제약의 환경보호는 남다르다. 중외제약은 생명존중과 친환경 마인드를 접목, 세계적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생명존중’의 휴머니즘은 중외제약의 창립이념. 이를 실천하는 사회봉사활동에서 어딘지 깔끔함과 세련미가 느껴진다. 이 회사 이경하(李炅河·42) 사장은 환경문제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생명존중의 경영이념을 ‘환경보호’로까지 확대해 실천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사람과 자연은 분리가 불가능한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란다.
4월11일 오전9시 서울 신대방동 중외제약 본사에서 이경하 사장을 만났다. 그는 나이보다 훨씬 더 젊고 건강해 보였다.
“저희 회사에 대해 잘 모르시죠?”
이 사장은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먼저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어졌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설립돼 올해 60주년을 맞는 중외제약은 감기약 ‘화콜’과 빈혈치료제 ‘훼럼’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의약품 브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다. 주력 분야는 병원을 주 소비처로 하는 ‘치료의약품’ 분야라고 한다. 포도당 수액(링거액), 신장 투석 관류액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으며, 이외에도 항암·항생제, 생명공학제품 등 국내 제약회사 중 가장 많은 치료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중외제약은 1976년 상장 이후 이번 주주총회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주주들에게 흑자배당을 해왔다. 많은 대기업이 경영난을 겪은 외환위기 사태 때도 흑자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엔 3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이었다. 올해엔 매출 3400억원, 경상이익 260억원이 목표라고 한다. 임직원은 1126명이다.
3월 말 현재 중외제약의 주가는 2만4050원. 1년 전의 1만500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그런데도 애널리스트들은 “중외제약의 주식은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말한다. 주가 급등에 흑자배당, 애널리스트들의 매수의견까지…. 중외제약 주주들은 요즘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위스에서 제약산업 발전하는 이유
중외제약의 창업주인 고(故) 이기석 사장은 1975년 타계한 뒤 쌍용그룹 김성곤, 삼성그룹 이병철, 교보생명 신용호, 이남그룹 김향수 회장에 이어 1998년 한국경영사학회가 수여하는 다섯 번째 ‘창업대상’을 수상했다. 중외제약을 치료제 전문 메이커로 발돋움시키고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경하 사장은 현 이종호 회장의 장남이자 고 이기석 사장의 손자로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레이크 대학 MBA과정을 마쳤으며 1986년 중외제약에 입사 후 영업·생산·개발 부문을 두루 거쳐 2001년 1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수액 시장에서 중외제약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중이다. 이 회사는 연간 5500만개의 수액을 생산하고 있으며 60%에 이르는 국내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나가는 추세다. 중외제약 수액제품은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지로도 수출되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수출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성공은 환경문제에 대한 남다른 배려에 기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액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 환경문제에 애착을 갖게 됐다고 하던데, 수액사업과 환경문제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생명을 다루는 제약산업은 업종 자체의 성격이 친환경적이어야 합니다. 자연환경이 쾌적한 스위스에 노바티스, 로슈, 비포사와 같은 세계적 제약회사가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수액이 없으면 맹장수술도 못합니다.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수액은 혈관에 직접 투여하는 약물이니만큼 제조과정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중외제약은 1945년 창업 때부터 수액 등 치료의약품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므로 다른 어떤 기업보다 생명과 환경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형성돼 있습니다.”
-수액을 제조하면서 환경문제를 고려한 사례를 들려주시죠.
“무엇보다 수액을 담는 용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근래 들어 수액이 플라스틱류의 PVC팩에 담겨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 등지에서도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PVC 용기엔 사람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주장이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나 학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PVC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가소제인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사용되는데, DEHP는 인체에 누적될 경우 호르몬의 분비를 차단하거나 과잉·과소 분비하게 하여 발육 저하, 생식기능 저하 등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일종의 환경호르몬입니다. 또 용기를 소각할 때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PVC 용기의 수액을 투여받을 경우 극히 소량이라도 용기의 DEHP가 수액에 녹아 인체에 함께 들어갈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입니다. 중외제약은 공인된 기준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자체기준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PVC 용기 대신 친환경적인 수액 용기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죠.”
환경호르몬 없는 수액, 큰 호응
-그렇다면 중외제약의 수액 용기에선 환경호르몬이나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습니까.
“중외제약의 수액 용기엔 우선 PVC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10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병 수액 외에 1996년부터 비(非)PVC인 테크플렉스(Techflex) 수액을 생산했으며, 제가 사장이 된 뒤인 2003년 국내 최고의 비PVC 용기 제조기술을 보유한 (주)케미타운을 인수함으로써 환경호르몬이나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는 수액을 생산하는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중외제약의 수액은 세계 시장에서 ‘명품 수액’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용기도 용기지만 수액은 액체로 된 의약품인 만큼 수질이 좋은 물로 만들어야 품질이 보장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1976년 중외제약이 공장을 서울 하월곡동에서 수원 화성으로 옮긴 것도 양질의 물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수액을 생산하는 중외제약 화성공장은 수질검사를 통해 최고 수준의 수질을 인정받고 있는 지하 400m 암반수를 원수로 사용합니다. 수액을 생산하기 위해선 하루 400t에서 1200t의 물이 들어가는데 엄격한 공정을 거쳐 최상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액을 생산한 뒤 나오는 폐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정수 시스템으로 정화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적 재처리 방식이 아닌, 미생물 배양을 통한 생물학적 정수방식을 채택해 수질을 향상시켰죠. 화성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는 2급수로, 물고기가 활기 차게 뛰어놉니다. 수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화성공장은 이 물을 화성시 태안읍 수리조합과 공조해 저수지와 개천으로 방류하고 있으며 1km 이상의 호스와 파이프를 설치, 농가에도 공급해 주변 농지에서 풍작을 이루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폐수처리 자동화 시스템 도입
중외제약에 따르면 화성공장은 주변 수십만평의 농경지에 이 방식으로 매년 8만5000t의 최상급 농업용수를 공급해 주변 농가들은 연중 가뭄 걱정이 없다. 해마다 단위면적당 전국 최대의 수확량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2001년 5월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을 때 중외제약의 방류수로 모내기를 무사히 마친 일이 TV의 9시 뉴스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중외제약은 저수지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준설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중외제약의 이와 같은 친환경 경영에 대해 지역민의 여론은 매우 호의적이다. 2003년 중외제약은 경기도 지역 환경보호에 이바지한 공로로 경기도청이 수여하는 ‘경기 환경 그린 대상’을 수상했다. 손학규 지사는 “중외제약은 평소 환경친화적 기업 경영을 통한 환경보전을 성실히 실천해왔으며 헌신적 봉사로 쾌적한 환경조성에 기여한 공이 크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유해물질 배출 등의 환경문제로 기업과 해당 지역 주민이 대립하는 사례가 아직도 비일비재한 가운데 중외제약의 ‘친환경 경영’ 사례는 기업의 대민관계에 모범이 되고 있다.
-환경에 많은 투자를 하며 승부를 건 셈인데, 수액 시장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국내에서도 PVC 수액제품이 시장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점차 건강과 환경을 중시한 중외제약의 청정 수액이 의사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의 심각성이 언론을 통해 부각된 것도 영향을 줬지요. 소비자인 환자들의 의식수준도 놀라보게 높아져 기왕이면 친환경 제품을 원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외제약의 수액은 국내에서의 매출 급성장을 토대로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포도당 수액은 페니실린, X-Ray와 함께 세계 의료계의 3대 혁명으로 꼽히는 제품입니다. 그만큼 앞으로도 세계 시장에서 수요는 무궁무진합니다.”
① 중외제약의 환경호르몬 없는 친환경 수액제품.<br>② 중외제약 화성공장의 완전자동화 폐수처리 시스템.
또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중외제약은 정부의 정기 지도단속에서 면제되고 수질 및 대기 기본부과금 감면 혜택을 받는 자율환경관리기업 인증을 받았다. 정부가 환경보호의 모범사례로 중외제약을 인정해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중외제약이 민·관에 걸쳐 친환경기업으로 인정받은 것은 일과성 이벤트로는 어려웠을 텐데요.
“중외제약은 1990년대 초반부터 다각적인 방식으로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결실을 얻어왔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됐으리라 짐작합니다. 그중 하나가 폐수처리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약품 제조회사로서 정부의 환경정책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고양하기 위해 개발한 것입니다. 물이 공장에 들어와 배출되기까지 전 공정을 완전자동화해 한 방울의 폐수도 방류되지 않게끔 했습니다.
제약업계에선 비용문제로 대부분 반자동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완전자동화 시스템은 중외제약이 최초입니다. 완벽한 경보체계 구축, 24시간 데이터 관리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선 인력도 꽤 필요할 것 같은데요.
“1990년부터 환경관리 전담 조직을 설치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수질·대기 분야별 전문가를 고용해 이들에게 환경업무를 일임하고 있어요.”
중외제약에 따르면 1991년부터 이 회사는 오염물질 법정 기준치보다 10배 더 엄격한 자체관리기준을 정해 이를 준수하는 방식으로 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있다.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배출수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광경이 인상적이더군요.
“자신에게 엄격하자는 자세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과 공기는 생명입니다. 그래서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지속적으로 증설하고 있지요. 보일러 등 난방·발전 설비도 환경 오염이 적은 LNG로 전면 교체했습니다.”
당진에 대규모 친환경 공장 설립
중외제약이 충남 당진에 4만평 규모로 조성중인 세계 수준의 ‘친환경’공장 조감도.
“중외제약은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이 부각되기 전부터 비PVC 용기 생산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해, 다른 업체보다 한발 먼저 생산했습니다. 언젠가는 환경호르몬이 인류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습니다. 중외제약의 ‘청정 수액’이 향후 세계 각지에 널리 보급될 날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산 초기와 달리 더욱더 첨단화하고 더 많은 생산능력을 갖춘 설비가 필요했습니다.
충남 당진에 4만3000평 규모의 수액 전문 공장을 곧 준공할 예정입니다. 자주 내려가 공장 건설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전세계에 산재한 기존 수액공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최첨단 친환경 공장이 될 것입니다. 기능성 수액 및 특수 수액 생산으로 세계 수액 시장에서 혁신적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환경경영은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지속적 과제입니다.”
기술과 환경의 접목으로 미래의 시장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 중외제약의 일관된 경영전략인 듯했다. 제약업체를 포함한 바이오 산업, 생명공학 산업은 사실 인간의 건강을 다루는 만큼 경영에 ‘친환경’을 접목한 것은 의미있는 대목이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생명공학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제약업계는 생명공학 관련 연구를 실제 상품으로 구현하는 핵심적 위치에 있다.
현재 세계 제약시장은 20대 다국적 제약회사가 지배하는 구조다. 연매출 1조원은 돼야 세계 20위권에 들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증권거래소 상장 25개 기업, 코스닥 상장 15개 기업 등 40개 제약사의 총 매출은 4조3420억원이다.
세계적 제약회사들은 매년 수천억~수조원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신약을 개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들은 특허 만료 뒤에 시판되는 제네릭 의약품(오리지널 약과 유효성분이 같은 의약제품)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제네릭 의약품 시장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한국 제약회사들은 규모 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이른바 ‘블록버스터형’ 약품 개발을 통해 급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투자다. 이경하 사장은 “세계적인 친환경 헬스케어 기업이 되기 위해 중외제약은 신약개발 등 기술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황사 대응 홈케어 제품 시판
-중외제약의 신약 개발 성과는 어떻습니까.
“중외제약은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국내 어떤 제약회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수액에 이어 리메싸이클린 항생제, 신장 투석 관류액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습니다. 1967년 중외제약의 신장투석액 개발로 국내 최초의 신장이식수술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1960년대 말 ‘리지노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개발해 국내 처음으로 항생제 시대를 연 것도 중외제약입니다. 소화기, 순환기, 신장내과, 산부인과 등 각 진료분야에서 자체 개발한 우수한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R&D 투자는 글로벌 기준에 다다랐습니다. 1983년 중앙연구소, 1992년 C&C신약연구소(일본 제약회사와 공동연구), 2000년 미국 시애틀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데일리팜에 따르면 지난해 중외제약의 투자규모는 180억원이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국내 최초로 3상 임상 신약인 항균제 ‘큐록신정’의 허가를 취득했고, 새로운 항암제 등 획기적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또한 항진균제인 ‘케토코나졸’ ‘이트라코나졸’을 개발해 미국, 유럽,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차세대 항생제 ‘이미페넴’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해 올해 280만달러, 내년 이후 500만달러 이상씩 공급하기로 브라질과 수출계약을 맺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 3대 ‘이미페넴’ 소비국입니다. ‘이미페넴’의 세계시장 규모는 6억달러 정도인데 중외제약은 이 약의 판매로 향후 연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환경문제와 관련된 신제품도 있습니까.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가 점점 악화되는 양상입니다. 황사엔 호흡기, 안구 등 인체 각 기관에 유해한 물질들이 많이 섞여 있어 황사가 심할 땐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중국의 사막화를 막는 국제적 노력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중외제약은 코질환 전문 치료보조기 ‘코크린 플러스’, 멸균식염수인 ‘크린투’, 인공눈물 ‘센쥬CL’ 등의 황사 대응 제품을 새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코질환 전문 치료기인 ‘코크린 플러스’는 초미립자 형태로 식염수를 콧속 깊은 곳까지 분무해 코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습도를 유지해주는 제품입니다. 황사가 불 때 효과가 탁월합니다. 이 제품은 산업자원부의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황사 먼지는 눈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크린투’나 ‘센쥬CL’은 이를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캔디형 흡연억제제인 ‘니코매직’도 개발해 내놓고 있습니다. 캔디 하나로 담배 두 개비를 피운 효과가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갑작스럽게 일어날 때 캔디를 하나 복용하면 욕구가 사라집니다.”
회사 창립 이후 노사 무분규
‘친환경 경영’을 표방하는 기업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사분규가 없다’는 점이다. 중외제약도 예외가 아니다.
-창립 이후 노사분규가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하는데, 1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대형 사업장으로선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중외제약은 1987년 노조가 설립돼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영진과 노조는 상생의 노사문화를 구축하면서 회사를 꾸준히 성장시켜 왔습니다. 인재를 중시하는 회사의 사풍도 한몫 했으며 노조의 희생정신도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이 때문에 1998년 고객이 뽑은 ‘모범 제약회사’로 선정됐고 2003년엔 ‘화합경영’ 부문에서 ‘대한민국 기업 이미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수익증대와 환경보호는 양립하기 힘든 대립적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중외제약의 성공사례는 그것이 편견임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이 사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중외제약은 홀트 복지재단의 장애우합창단(사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매월 사회복지단체에서 음악회를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토의정서 등 국제간 협약 이행도 임박해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몇 년 전 PVC수액을 비PVC 수액으로 전면 교체하기로 한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회적인 여건이 성숙하고 병원에서 해당 제품의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의료기관에서 중외제약의 청정 의약품들이 널리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계적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
-바이오 산업은 국가의 엔진이 될 수 있는 미래의 핵심산업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 이 분야에서의 비전과 친환경 경영 계획은 무엇입니까.
“국내 제약기업들은 국가의 ‘보건주권’을 지키는 보루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입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대만 등 많은 국가가 미국과 유럽의 제약업계에 거의 완전히 종속됐습니다.
1987년 물질특허 도입, 2000년 의약분업으로 국내 제약업계는 안팎으로 많은 도전을 받아왔지만 나름의 자생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대단한 저력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제약사에 못 미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특화된 분야에선 이미 세계적 기술수준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결국 다른 제약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윈윈 체제의 일원으로 한자리를 차지해야 합니다. 그럴 경우 한국 제약산업의 부가가치는 반도체산업에 비견될 것입니다.
중외제약은 수액 외에도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전사인자나 인산화요소와 관련된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최단시간에 유효 신물질을 탐색하는 스크리닝 기술, 바이오와 합성기술을 결합한 케모지노믹스, 약효평가 및 약물동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항진균제 및 항생제 원료분야의 핵심기술도 보유하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마케팅, 생산, 해외사업, 홈케어, 병원장비 등 다양한 의료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할 예정입니다. 5년 뒤인 2010년까지 매출 1조원, 경상이익 1000억원을 달성해 세계적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일차 목표입니다.
중외제약의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단지로 꾸준히 개량해 한 점의 오염물질이나 쓰레기도 공장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할 것입니다. 또한 중외제약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없는 청정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환경오염으로 발병하는 질환에 대응하는 신약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환경오염의 원인자를 제거하는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 동참할 예정입니다. 정부와 의료계도 친환경신기술 의약품 개발이 촉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