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춤은 명상이고 참선이고 치유다. 나를 깊이 들여다보기 위한 동작이다. 이모꼬! 이것이 무엇인가. 단전, 회음부, 항문을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내 몸을 드나드는 우주의 기운을 바라본다. 한때 윗도리를 다 벗고 무대에 섰다. 30년 전 그때, 내 흰 가슴에 검은 먹으로 글자를 써주신 범주 스님. 얼마 전 찾아와 벽에 먹그림을 그려놓고 갔다. 새벽이면 자유로운 먹그림 앞에서 나는 두 팔을 활짝 편다. 고요하다. 어느 날 세상 속에 툭 던져진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