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어린이재단출판문화사업단을 이끌던 그는 4년 전, 아버지처럼 모시던 김석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이 작고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나눔, 기부가 아닌 다른 일을 모색하며 휴식 삼아 네팔을 찾았다가 감염,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았다. “예방백신주사를 맞거나 간단한 치료만 받았어도 살 수 있는 아이들이었어요. 정말 도움이 필요한 데가 이런 곳이구나, 이들을 위해 보건소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게 돌아가신 김석산 회장의 유지를 잇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귀국 후 그는 이주노동자 지원 단체인 희망의친구들과 함께 보건소 건립을 추진했다. 재원은 그가 마련하기로 했다. 텔레마케팅을 통해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커피 품질이 뛰어난 데다 판매수익금이 제3세계 빈민을 위한 보건소 건립이라는 좋은 일에 쓰인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많은 기부단체가 큰돈을 들여 빈민 지역에 학교나 병원을 지어준다. 하지만 대부분 운영비 지원이 끊기면서 문을 닫는 게 현실이다. “현지 의사와 간호사, 직원을 채용했는데, 운영비만 연 1억 원 정도 들어간다고 해요. 보건소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도울 생각입니다.”
그는 앞으로 3곳 정도에 보건소를 더 짓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희망의친구들문화사업단(02-598-2222~3)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커피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