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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盧, ‘AAK 리스트(American Ass Kisser)’ 만들어 親美 관료들 몰아냈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장관 고문역

“親盧, ‘AAK 리스트(American Ass Kisser)’ 만들어 親美 관료들 몰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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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친노 ‘反미국 親북한’에 질렸다”
  • ● 노무현 “미국도 한국 침략”, 럼스펠드 “오, 맙소사”
  • ● “‘전작권 환수’ 내질러놓고 ‘연기하자’니…”
  • ● “친노, 북한과 평화협정도 맺으려 했다”
  • ● “박근혜 정부 안보기구(NSC) 지혜롭다”
  • ● “한국이 日 집단자위권 100% 오해”
“親盧, ‘AAK 리스트(American Ass Kisser)’ 만들어 親美 관료들 몰아냈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장관 고문역이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장관 고문역을 최근 서울에서 만났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미국은 부시 정부 때) 미국 국방부 부차관과 부차관보를 지내면서 한반도 관련 미 국방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해 국내 언론과 국방전문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신동아’ 인터뷰에 나선 그는 먼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현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최대 군사 현안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논란의 내막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미 국방장관과 함께 이 문제를 직접 다뤘고 한국 대통령, 국방장관, 군 관계자들과 자주 만나온 만큼 그 내막을 미국 측 관점에서 잘 전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LA로 가는 게 아니다”

롤리스에 따르면 전작권 환수는 ‘친(親)노무현계가 별 준비 없이 내질러서 탄생’한 것이었다. 곁들여 친노의 ‘반(反)미국, 친(親)북한’ 성향이 질릴 정도였다고 했다. 친노는 현재 제1 야당인 민주당의 강경파를 구성하고 있다.

롤리스는 “2002년 10~12월 한국의 대통령선거 정국은 ‘어글리(ugly·험악)’ 했다. 반미 촛불시위가 거리를 덮었다”고 말했다.



▼ 그래서 미 국방부에서 달라진 게 있었나.

“대선후보 진영도 반미 정서를 활용했다(노무현 후보가 ‘반미면 어떠냐?’ ‘미국에 사진 찍으러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 등).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작권 환수 구호도 나왔다. 우리(미 국방부)는 이런 요구에 맞게 한미관계를 다시 설정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듬해인 2003년 4월 서울에 왔는데….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지체 없이 이런 의사를 전하러 온 것이다. 내 카운터파트는 차영구 장군이었다. 나는 청와대에도 갔다. 반기문 대통령외교보좌관, 김희상 국방보좌관을 만났다.”

▼ 두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나는 우리가 준비한 프로세스에 대해 말했다. 6개월 내에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을 개시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놀라며 ‘안 된다’고 했다. 나는 ‘노무현 팀은 용산기지 이전을 이야기해왔다. 용산을 스타트하자’고 했다. 그러자 이들은 ‘용산을 바로 떠나면 미국이 노무현을 버렸다는 인상을 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나는 ‘우리는 단지 평택으로 갈 뿐이다.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용산기지 이전은 2004년 7월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에서 타결된다.

“저 대통령이 또 무슨 황당한…”

노 대통령은 취임 9개월 후인 2003년 11월 17일 청와대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을 접견한다. 당시 언론은 ‘노 대통령과 럼스펠드 장관이 덕담을 주고받았고 안보 현안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

롤리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럼스펠드에게 “장관, 당신도 알다시피, 한국은 외세에 의해 187차례 침략을 당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럼스펠드는 “저 대통령이 또 무슨 황당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라고 속삭였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97차례, 중국이 85차례 침략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한 차례 침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신미양요를 암시하며 미국도 한국을 침략한 나라라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럼스펠드는 “오, 맙소사…미국이요? (신미양요 때 강화도에) 잠깐 머물다 간 걸 갖고…”라고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고 한다. 럼스펠드는 롤리스에게 “내가 뭐라고 답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의 미팅이 끝나고 30분쯤 뒤 한국 외무부의 미국 담당자가 롤리스를 찾았다. “럼스펠드 장관이 노 대통령을 모욕했다고 청와대가 불평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럼스펠드 장관을 만나 “헬로(Hello). 건강하게 보입니다. 그렇게 늙어 보이지 않습니다(You don′t look so old)”라고 인사했다고 한다. 그러자 럼스펠드는 노 대통령의 마지막 말을 받아 “저는 젊습니다(I am young)”라고 조크를 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럼스펠드의 ‘I am young’발음을 ‘안녕’이라는 반말투 한국어로 들은 것이다. 롤리스는 “오히려 나이 많은 럼스펠드 장관에게 ‘그렇게 늙어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하는 게 나이스(nice)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럼스펠드 장관의 미팅이 전반적으로 크레이지(crazy) 했다”고 회고했다.

청와대에서 롤리스는 오랫동안 알고지낸 한국 외교부 소속 미국담당 고위관료를 만났다. 그의 얘기는 롤리스를 경악하게 했다. 이 관료는 “어젯밤 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나를 청와대의 한 방으로 오라고 하더니 파일을 보여주더라. 거기에 내가 ‘AAK No. 4’로 적혀 있었다. 청와대에서 내 공식 별칭이 ‘AAK No. 4’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음은 롤리스와의 대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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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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