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환(67) 신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지난 9월 10일 취임했다. 59년 전 연맹이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대의원 직접투표에 의해 뽑혔다. 김 총재는 “온몸을 바쳐 개혁을 이뤄내겠다. 제2의 창립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다.
연맹은 이른바 ‘이석기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의 기차역, 버스터미널, 광장, 지하철역, 시장, 대학교에서 통진당 해산과 소속 의원 제명을 촉구하는 43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한다. 김 총재는 순회 강연회를 열며 독려하고 있다. 이 서명 명부를 애국시민단체들과 함께 헌법재판소에 낼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최근 통진당을 대상으로 하는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다른 한편으로 연맹이, 김명환 총재 취임 이전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정부보조금을 횡령·유용한 점이 최근 드러났다. ‘개혁’‘제2의 창립’ 언급이 나오는 것도 이 문제와 무관치 않다.
“제복이 내 체질”
연맹에 따르면, 김 총재는 ‘종북 척결 본업(?)’을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해나가는 동시에 뼈를 깎는 내부 개혁으로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이중 과제를 맡고 있다. 서울 장충동 연맹 본부(자유센터)에서 김 총재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국민이 믿음직하게 생각하는 깨끗한 연맹, 애국시민운동의 정체성을 살리는 행동하는 연맹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 목소리가 저음이고 울림이 있네요.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까.
“가끔은요. 부대를 지휘하다보면 구령도 붙여야 하고 강한 모습으로 장병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상황도 있고요.”
▼ 서울 양정고를 나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거죠?
“고2 방학 때 선배들이 모교에 와 몸담고 있는 대학을 홍보하는 행사장에 갔어요. 사관학교에 들어간 선배들이 있더군요. 하얀 제복, 각진 모습, 절도 있는 말과 행동…. ‘동경’하게 됐어요. ‘내 체질에 맞는다. 군인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했죠. 우리 집안은 딸이 많은 가족이어서 군에 대한 이해가 없었어요. 누님들은 ‘경영학과 같은 데 가지’ 그랬어요. 결국 아버지를 설득해서 해사에 진학했어요.”
▼ 입학 후엔 진해에서….
“네, 4년간 진해 해군사관학교 교내 병영에서 내무 생활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 해왔지요.”
▼ 힘들지 않았나요?
“힘들 때가 있었죠. 특히 2학년 때가요. 1학년 땐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그만큼 분주하게 돌리니까. 2학년 땐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머릿속을 오갔어요. 그렇지만 비교적 잘 적응했습니다.”

해병대 사령관 시절의 김명환 총재.
“물론 바람직하지 않죠. 사관학교는 4년간 집중적으로 군사지식, 일반학문, 전략전술을 전수합니다. 극기도 하나의 훈련방법이죠. 술, 담배도 못하게 하는데…. 남녀관계라는 게 가깝게 있다 보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관학교에선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봐요.”
▼ 왜 그런가요? 사관생도에게 특별한 사회적 요구가 있다고 봅니까.
“국가가 많은 예산을 들여 나라를 지킬 인재를 키우는 건데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추문을 내고 그러면 그 뜻이 희석되죠. 사관생도의 덕목은 명석한 판단, 투지, 인내입니다. 이 틀이 지켜져야 해요.”
김 총재는 1968년 해사 졸업 후 해병대 소위로 임관했다. “해병대의 붉은색은 피를, 노란색은 땀을 의미한다. 피와 땀의 군대, 유별난 군대이기 때문에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7개월 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