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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대통령을 파면하다

野 요구 따라 ‘죽은 권력’ 서둘러 잡는다?

朴 체포·구속 결단 앞둔 검찰 내막

  • 특별취재팀

野 요구 따라 ‘죽은 권력’ 서둘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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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비서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도 특검은 다소 허술해 보이는 법리와 증거를 들고 나왔다고 한다.

특검이 한 번의 영장 기각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긴 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법조인은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죄 적용에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한 변호사는 “이 뇌물죄는 우리나라가 1948년 건국된 이래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초유의 뇌물죄로 보인다. ‘경제공동체’ 같은 익숙하지 않은 개념도 막 쓰였다. 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오너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의견도 개진한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을 판사가 기각한 것은 상식적인 판단이었다. 두 번째 영장을 다른 젊은 판사가 발부한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사이에 사건이 본질적으로 변한 게 별로 없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인신구속을 결정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전담판사 자리는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경륜도 있는 판사가 맡아야 한다. 법원도 이런 점을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



“나이·경륜 있는 판사 필요”

野 요구 따라 ‘죽은 권력’ 서둘러 잡는다?

촛불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하고 있다.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과 특검이 공개한 자료와 공소사실, 그리고 언론에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장을 살펴봤다. 당사자들은 결국 법원에서 다투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특히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경제공동체였다는 건데, 두 사람이 직접 지갑을 같이 쓴 것 같진 않다. 검찰과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범죄를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알고 관여했는지를 다 입증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대형 정치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1, 2심 재판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나올 경우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바탕으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헌법재판소가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탄핵소추를 추진한 정치권도 비난에 휩싸일 수 있다. 만약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가 재판에서 무죄로 나오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했다’ ‘박 전 대통령이 억울하게 대통령직을 빼앗겼다’는 여론이 커질 수 있다.

형사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여론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1심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 최순실 씨, 기소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 중 상당 부분을 유죄로 선고할지 모른다. 그러나 2심 재판부와 대법원을 거치면서 무죄로 나올 부분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여론의 흐름 때문에 수사와 탄핵이 진행됐는데, 시간이 지나면 여론도 달라진다”고 내다봤다.

자연스레 헌재의 탄핵 결정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헌재가 8 대 0 전원합의로 탄핵을 결정한 것을 법조계는 주목한다. 탄핵 인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일부 재판관들이 반대 표를 던질 것이라는 말이 돌았던 상황. 특히 선고 직전에는 인용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했다는 말이 고위 법관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헌재는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했다. 탄핵 인용, 기각, 각하에 해당하는 결정문을 작성해놓고 재판관들이 마지막 평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헌재 연구관들은 결정문을 작성해 재판관들에게 올리면서 “인용을 선택하실 거면 전원 인용으로 해달라”고 의견을 올렸다고 한다. 7대 1, 6대 2로 반대표가 나오면 나라가 둘로 나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8대 0일 때도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가 우리 판단에 불복했는데, 6 대 2라도 나왔다면 김 변호사를 비롯해, 탄핵 반대 측 움직임이 얼마나 거셌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점을 보면, 헌재의 8대 0 결정은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으로 비치기도 한다.



“헌재연구관이 ‘전원 인용’ 건의”

헌법재판소가 현직 대통령을 전직 대통령으로 바꾸는 결정을 하면서 자연스레 눈길은 다시 검찰로 쏠린다. 헌재는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 사실상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1차 수사 결과를 대부분 인정했는데,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공무상 비밀 문건 유출을 직·간접적으로 ‘지시, 방치했다’고 적시했다. 미르 및 K스포츠 재단 설립과 모금, 대기업 인사 개입 등 최순실의 사적 이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직권남용)도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서는 법리적 판단을 유보했다. 형사재판에서 쟁점이 될 부분에서 판단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검찰로서 찜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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