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는 2014년 12월 5일 재학생들 주관으로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린 ‘철학인의 밤’ 행사에 참석해 50여 분 동안 강연했다. 안 지사는 강연에서 “IMF 때 많은 노동자가 해고됐고 이 실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해고의 무효를 주장했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유효하지 못한 노선이었다. 당장의 해고보다는 거시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협력의 정신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날 강연 후 학생들과 함께 뒤풀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자신이 다니던 학과의 요즘 대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했다고 한다. 뒤풀이가 끝난 뒤 학생들은 안 지사가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배웅 차원에서 보고 서 있었는데, 그는 차를 세우더니 내려서 인사말을 하고 다시 탔다고 한다. 안 지사는 강연 3개월 후인 2015년 3월 3일 손으로 쓴 편지를 학생들의 철학과실로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사람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내야 한다. 사람이라는 창틀에서 세계를 설명하는 것은 평화를 얻는 길이다. 열심히 공부해보자”고 했다.
고철 후배님들께
살면서 근본을 알아보려 노력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어 분자와 원자와 플라스마를 알아내듯이 우리는 우리 삶을 구성하고 있는 이 세계와 우주에 대해 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를 알아내야 합니다. 경제활동의 모든 출발이 이윤(추구) 동기라 하지만 사람들은 왜 더 많은 富를 원하는 것일까요? 왜 무엇인가를 얻고 이루려 노력하는 것일까요? 왜 중동의 많은 민족들은 종교를 바탕으로 살육을 멈추지 않을까요? 왜 일본인들은 전범들이 합사된 신사에 참배하면서 한중과 불편한 상황을 만들까요? 왜 수많은 이들이 실업자가 되거나 실업자와 다름없는 비정규직 고용불안에 떨고 있을까요?
화학과 물리학이 원자를 연구하고 물질의 전자력을 연구하면서 지구와 별과 우주의 신비를 알아가듯이 사람·인간이라는 창틀에서 세계와 우주를 설명해내는 일. 人文·哲學의 길일 것입니다. 그것은 평화를 얻는 길이요 순리를 찾는 길일 것입니다. 고철의 사명입니다. 우리 열심히 공부해봅시다.
-고철 83 안희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