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3200명 방명록에 나타난 ‘시민의 열망’
해양과 물류에서 찾는 부산의 미래
통일교 금품수수 봐주기 수사? “팩트가 틀렸다”
“장관 때 만든 해양수도 로드맵, 부산시장 돼 뒷받침할 것”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11일 ‘신동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박해윤 기자
3월 11일 부산 북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전 의원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해양 수도권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꺼져가는 대한민국 성장 동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시장이 돼 부산을 해양수도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해양수도권으로, 여수·광양·진해·부산·울산·포항에 이르는 지역을 북극항로경제권역으롤 묶어 한반도 남단에 서울 수도권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해양수도권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책 ‘전재수, 북극항로를 열다 부산의 미래를 열다’ 출판기념회가 화제가 됐다.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이들이 3200명이다. 보통 참석한 세 명 중 두 명 정도가 이름을 남기니, 실제 현장을 찾은 사람은 훨씬 많았을 거다. 함께 기념 촬영을 하려는 줄이 끊이지 않아 행사 전후로 꼬박 3시간 동안 사진을 찍었다. 그 많은 이들이 단순히 정치인 전재수를 보러 온 건 아닐 것이다. 침체된 부산의 현실을 바꿔보라는 강한 열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왜 부산시장인가.
“장관 시절, 이틀에 한 번꼴로 ‘이러다 죽겠다’ 싶을 만큼 압축적으로 일했다. 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업무 목록표와 시간표, 로드맵을 완성해 놨다. 남은 과제는 로드맵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나서기 애매한 지점은 부산시가 치고 나가고, 해수부가 추진할 때는 부산시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 지금 부산은 정책과 예산의 우선순위를 확 뒤집어엎어야 할 때다.”
전 의원은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 특별법으로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거듭날 법적 토대는 마련됐다”며 “부산시장이 되면 장관 때 만든 로드맵대로 해양수도 완성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정책·예산 우선순위 뒤집어엎어야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구호가 다소 추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해하면 안 된다. 해양수도라고 해서 바다만 보자는 게 아니다. 이미 특별법으로 법적 지위는 확보했다. 내가 말하는 해양수도의 완성은 △북극항로 선점 △해수부 부산 이전 △가덕도신공항 완공 △부산 신항 경쟁력 강화 △부울경 행정통합 등 5대 핵심 과제를 뜻한다. 이 다섯 가지 과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부산의 자생력이 생긴다. 해수부 이전으로 기초 준비는 마쳤다.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 회사인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본사를 먼저 부산으로 옮기게 한 것은 전략적 판단에서였다. ‘민간 회사도 가는데 정부 지분 70%인 너희가 왜 안 가느냐’는 대의명분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2030년까지 공공기관 이전과 기업 유치를 마무리하면 부산이 글로벌 핵심 거점도시가 될 것이다.”
전 의원은 ‘북극항로 개척’의 파급효과에 대해 이렇게 부연했다.
“북극항로 개척은 부산만 잘살자는 게 아니다. 전남 여수·광양의 벌크 화물, 경남 울산의 액화천연가스(LNG)·원유 등 액체 화물, 부산의 컨테이너를 묶어 ‘북극항로 경제권역’을 형성해야 한다. 세계해사기구(IMO)가 북극항로에 친환경 선박만 다니게 규제하면서 우리 조선 3사가 수혜를 보고 있다. 조선 기자재부터 후방산업까지 연쇄효과가 어마어마하다. 그러한 결과로 서울·수도권과 대등하게 한반도 남단에 ‘해양수도권’을 건설하겠다는 게 나의 비전이다.”
‘북극항로’ 같은 거대 담론이 시민 일상에 어떻게 와닿을 수 있을까.
“장관 시절 만난 한 학부모 이야기가 떠오른다. 재수하는 아들과 고3 아들 둘 모두 한국해양대에 지원했다고 하더라. 그 이유를 물으니 ‘해수부도 이전하고 부산이 해양수도로 커지면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올해 한국해양대 경쟁률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동의대 스마트항만물류학과 경쟁률은 26대 1까지 치솟았다. 이미 입시 업계와 학생, 학부모들은 부산의 미래를 해양과 물류에서 찾고 움직이기 시작한 거다.”
박형준 시장이 5년간 부산 시정을 이끌어왔다. 어떻게 평가하나.
“박 시장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시민의 평가는 냉정하다. 5700억 원을 쏟아붓고도 29표에 그친 엑스포 유치 참패는 부산 시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15조4000억 원 규모의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건설 입찰은 무려 네 번이나 유찰됐다. 정부가 20조 원 규모의 재정지원까지 제시한 행정통합은 아직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관리형 시장이 아니라 문제를 정면 돌파해 성과를 내는 시장을 원한다.”
부산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나.
“지금 부산은 인구 소멸, 일자리 소멸, 골목상권 소멸에 위상 추락이라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1년 338만 명이던 인구는 324만 명으로 15만 명이나 급감했다.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가 없다고 절규하고 있다. 대졸자 취업률도 전국 17개 시도 중 7년 연속 꼴찌다. 청년이 떠나는 핵심적 이유는 먹고살 길이 없어서다. 부산을 더는 방치할 순 없다. 압도적 추진력과 증명된 실적을 바탕으로 해양수도를 완성해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장관 재직 때 제기된 이른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재론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야당은 ‘봐주기 수사’를 비판하고 있다.
“팩트 자체가 틀렸다. 돈 받은 사실이 없는데 수사에 진척이 있을 리가 있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라는 정치 공세일 뿐이다. 나는 지난 20년간 보수 우위의 부산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리그릇 다루듯 철저히 자신을 관리해 왔다.”
“결백하기에 갑옷 벗고 정면 돌파한 것”
결백하다면 장관직은 왜 그만둔 건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에서 유엔해양총회 유치라는 큰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최종적으로 당당하게 의혹을 돌파하려면 장관이라는 ‘갑옷’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맞서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국무위원이자 한 부처의 수장이 개인적 의혹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면 부처에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내게 눈곱만큼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왜 국회의원직까지 걸고 시장 선거에 나오겠나. 사법리스크 대응에는 국회의원직 유지가 훨씬 유리한데도 말이다. 그만큼 결백하고 자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부산에서 세 번 떨어지고 세 번 당선되면서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전재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믿음은 1~2년 사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앞으로 부산 시민에게 어떤 점을 호소할 계획인가.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인천에 역전됐다. 자영업자 폐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고, 하루 평균 83명의 인구가 줄고 있다. 이 위기를 돌파할 도구로 전재수를 써달라고 호소할 생각이다.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17대 1의 혹독한 정치 지형에서 나 혼자 살아남았던 이유는 딱 하나, 시민 기대에 부응해 왔기 때문이다. 숙원이던 구포시장 문제를 정리했고, 총선 공약 이행률 98%를 기록할 만큼 추진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는 부산 전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 말로만 하는 정치가 아닌, 실적으로 증명하는 ‘으라차차 시장’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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