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로 스타 정치인이 됐다.
‘평생 면접’ 시대
난도 또한 날로 높아진다. 옛날처럼 ‘아버지 뭐 하시노?’ 묻던 수준이 아니다. 올해 삼성그룹은 창의성 면접을 도입하기로 했다. 면접에서조차 창의성을 요구한다. 까다로워지는 면접에 더해 자기소개서 중요도도 높아진다. 입학사정관 제도가 도입되면서 대학 입시에서 자기소개서 비중이 높아진 데 이어, 이제 입사시험에서도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 면접과 자기소개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잘 쓰고 또 잘 말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자기 홍보
자기소개서는 가끔 써도 자기소개는 훨씬 자주 해야 한다. 모든 스피치는 화자인 자신을 알리는 데서 출발한다. 비공식 모임에서는 물론 공식 모임에서도 자기소개는 기본이다.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소개할까. 자주 해야 하는 일이지만 잘 못하는 일이 자기소개다. 많은 사람은 “○○○○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입니다”라는 식으로 직장과 직책을 소개한다. 그런 애사심은 감동적이지 않다. 천편일률적이란 생각도 든다. 얼마나 내세울 게 없으면 회사에서 맡은 일이 본인의 정체성이란 말인가.
자기소개는 자기 홍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이런 매력덩어리다’ ‘나와 친하지 않으면 손해다’ ‘나를 택하지 않으면 후회한다’ 같은 인상을 줘야 한다. 자기 홍보를 잘하는 사람은 회사 홍보도 상품 홍보도 잘한다.
1분 스피치
요즘 기업 면접에서도, 정당의 공천심사에서도 유행하는 게 ‘1분 스피치’다. 1분 동안에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가 왜 적임자인지 말해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이 1분 스피치를 제대로 못해 후회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늘어놓는 푸념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TV에서 ‘1분 뒤 계속됩니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광고가 나온다. 이때 1분이 길게 느껴지는가, 짧게 느껴지는가. 대통령 후보 TV토론 때 사회자의 질문 당 후보자의 답변 시간은 1분 30초다. 그 시간이 충분하게 느껴지는가, 불충분하게 느껴지는가. 1분은 꽤 긴 시간이다. 1분 동안 제대로 말 못하는 사람에겐 2분을 줘도 마찬가지다.
내용 안 겹치는 500자
1분을 글자 수로 환산하면 대략 500자 내외다. 물론 사람에 따라 말하는 속도가 다르기에 딱 잘라 몇 자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자신이 1분 동안 말하는 분량을 가늠할 수 있다. 평균 500자라고 보면 1분이 왜 짧지 않은지 알 수 있다.
막상 뭔가를 쓸 때 500자를 채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주제로 내용이 겹치지 않게, 사족 없이, 500자를 써보라. 그 안에 핵심 내용을 모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500자는 단신 기사의 평균 분량이다. 1분, 특히 첫 1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