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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곽노현 反面敎師 삼아 수도교육 개혁”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보수 단일’ 후보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곽노현 反面敎師 삼아 수도교육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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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건 섬뜩해요”

▼ 그렇군요. 문 후보의 교육정책은 뭡니까.

“곽노현 反面敎師 삼아 수도교육 개혁”
“수도 서울의 교육은 대단히 복잡합니다. 120만 명의 학생이 있어요. 서울 교육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방향감’을 가지고 나가야 합니다. 방향감 1번이 뭐냐? 선생님입니다. 교육은 사람이 합니다. 학교교육이 잘되려면 선생님이 잘돼야 합니다. 학교폭력만 해도 그래요. 선생님이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면 그게 안 보이겠어요? 공부 못하는 학생을 보고 가슴 아프게 느끼는 선생님이라면 다 보여요. 선생님의 제자 사랑과 교육에 대한 헌신을 북돋우면 교육의 기본은 바로 가게 돼 있어요. 종합대학에는 130여 개의 전공 영역이 있어요. 그런데 학생들은 법대, 의대 등 5, 6곳에 몰려요. 나는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치면 이 문제도 해결된다고 봐요. 국사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치면 국사학과 가려는 학생이 많아질 거 아닙니까.”

▼ 제도 개혁보다 교사가 신명나게 가르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럼요.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선생님에게 돈을 쓰자는 거죠. 그동안 우리 교육정책은 무엇이었나요? 교사 봉급 많이 준다? 대학입시제도 바꾼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교육이 더 중요해요. 의사가 환자 진료할 때 환자 1명당 진료비 받을 생각하면 병을 제대로 고칠 수 없어요. 환자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의사가 병을 고칩니다. 같은 이치예요.”



▼ 교육부 장관 할 때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런가요(웃음)? 나도 깨달은 게, 참 엉뚱한 데 가서 헤맸구나, 제도 바꾸고 입시 바꾸고….”

그의 말대로 서울의 초·중·고교생은 2206개교 126만2900여 명이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원은 7만9400여 명, 예산은 7조6000억여 원이다. 서울시교육감은 이들 학교와 교직원을 지휘한다. 인사권도 쥐고 있고, 사교육기관을 점검 단속하는 권한도 있다. 그래서 ‘교육 대통령’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교육감의 가치관과 교육철학, 문 후보 표현대로라면 ‘방향감’은 엄중하다. 교육감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학교 현장이 좌지우지된다. 학생인권조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곽 전 교육감은 2010년 7월 부임하자마자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해 올해 초 학교현장에서 시행됐다. 머리 길이 단속과 염색, 파마, 교복 착용을 규제하지 못하게 하고 교내 집회를 보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지난해 초 학생인권조례를 최초로 도입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상위 법인 초중등교육법에는 두발 복장 규제 여부는 학교 구성원이 규칙으로 정하게 돼 있다”며 무효 확인 소송을 냈고,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은 곽 전 교육감이 물러난 다음 날 “인권조례와 상관없이 학교 자율로 교칙을 만들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사실상 조례 시행을 무력화했다. 학교는 헷갈린다. 물론 다음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인권조례 시행 여부는 또 달라질 수 있다.

▼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방향감’은 어떻습니까?

“발상 자체는 좋아요. 학생 인권 신장 자체는 찬성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커요.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많은 학생의 인권이 침해받는 상황이 생깁니다. 학생 인권을 강조하면 주머니 검사, 일기 검사도 못해요. 이건 교육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나쁜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교사는 당연히 빼앗아서 훈계할 수 있어야죠. 교사가 지도할 여지도 열어놓아야 합니다. 나는 교사의 지도력을 살리면서 인권조례를 지키는 방법을 연구할 겁니다. 학생 가방 검사까지 인권 차원이라면, 거 참.”

잠시 생각에 잠긴 그가 말을 이었다.

“무상급식 문제도 그래요. 그 자체는 좋아요. 그런데 엄청난 돈이 들어가잖아요?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시키려고 했는데 그 돈을 빼 무상급식에 투자하니 원어민 교육은 못하고 있어요. 화장실 같은 학교 시설개선도 못하고 있어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거죠. 학교 현장에 이념이 개입해서야 되겠습니까.”

▼ 학교폭력은 어떻습니까. 교과부는 지난해 말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하면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했는데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봐요. 학생부 기재 말고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전학을 시키려고 해도 가해 학생 부모가 반대하면 전학도 어렵습니다. 학생들 ‘전과기록’을 기재한다는 건 비교육적이지만,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야 해요. 그나마 기록이라도 해야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폭력의 엄중함을 알게 되니까요.”

▼ 학교폭력은 갈수록 늘고 흉포화하고 있는데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6년간 활동하셨는데 뾰족한 대안은 없나요?

“미국이나 일본 등을 봐도 학교폭력은 끊임없이 생겨요. 자생적인 인간 발달의 한 현상이죠. 사춘기 애들이 모이는 데는 항상 긴장과 갈등이 있습니다. 결국 어른들의 문제라고 봐요. 지도감독하는 어른이 관심을 가지면 학교폭력은 줄어듭니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 교실에 상주해요. 그런데 중학교 때는 그렇지 않잖아요? 여기에 사범대 졸업한 초임 교사의 80%는 여자 선생님인데 이 문제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을 지금 다듬고 있는데 곧 발표할 겁니다.”

▼ 입시 중심의 교육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당연히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존중하는 학교교육이 필요하죠. 중학교 1학년 때는 중간·기말고사를 폐지하고 진로를 탐색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봐요. 모든 중학교에 진로진학상담 전문교사를 배치해 1년 동안 ‘꿈과 끼를 찾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거죠. 수업은 토론과 발표, 조사 등 학생 참여수업으로 운영하고, 인성교육 과정과 성과를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요. 가칭 서울형 교육과정을 추진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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