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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삼성 손뗄때 중단했어야…‘정치적 파장’ 겁나 연장하다 손실 급증”

용산 개발사업 코레일 내부 문건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2010년 삼성 손뗄때 중단했어야…‘정치적 파장’ 겁나 연장하다 손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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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삼성 손뗄때 중단했어야…‘정치적 파장’ 겁나 연장하다 손실 급증”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던 31조 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결국 ‘단군 이래 최대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이 사업의 최대 주주이자 땅 주인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4월 8일 이사회에서 사업 청산을 위한 사업협약과 토지매매계약 해지를 결의했다. 이어 코레일은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이하 드림허브)로부터 받은 땅값 2조4000억 원 가운데 5400억 원을 돌려줬다. 이에 따라 코레일과 드림허브 간 토지매매계약 해지권이 자동 발동됐다. 드림허브는 토지소유권을 잃고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용산 사업은 2007년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3가 코레일 소유 철도기지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1만5483㎡의 땅에 사업비 31조 원을 투입해 초고층 16개 동 등 66개의 건물을 세우는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2016년 말까지 사업을 끝내 60조8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3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웠다.

그러나 첫 삽도 뜨기 전에 사업이 청산되면서 코레일과 29개 민간 출자사의 출자금 1조 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상당수 전문가와 언론에 따르면 코레일 등 당사자들은 이외에도 적지 않은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규모가 워낙 컸던 만큼 국가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과 출자사들, 그리고 서부이촌동 주민들 사이에 수조 원대의 소송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알려진 것과 다른 反轉

이 사업이 어떻게 하다 이렇게 추락했는지를 놓고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기사는 주로 이들의 발표 내용을 근거로 작성돼 있어 기사를 읽어봐도 용산 사업 실패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신동아’는 코레일이 지난해 1월 내부적으로 작성한 A4지 6장 분량의 ‘국민기업 KORAIL,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추진 현황’이라는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문건은 용산 사업이 공중분해에 이르는 과정에서 코레일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판단했고 의사결정을 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문건을 보면, 용산 사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중대한 원인이 코레일 자사에도 있음이 드러난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와 코레일 측의 대외적 입장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른 반전(反轉)이다. 코레일은 문건에서 현행 방식의 용산 사업에 처음부터 뛰어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또한 코레일은 2010년에 용산 사업을 접었어야 했지만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사업을 계속 끌고 갔다고 고백했다. 이후 사업이 기형화됐고 코레일의 사업자금 조달 부담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도 적시하고 있다. 사업이 진행된 실제 내막과 실패에 이른 진짜 원인을 알려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레일이 스스로 작성한 것이므로 내용의 사실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문건은 최근 외부에 알려졌다.

‘토지매각만 했어야…’ 내부 비판

문건은 ‘사업개요’ 대목에서 “2006. 1월 철도공사 전환 후 철도 부채(약 4.5조 원)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 제기(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서 언급). 2006. 8월 국토부에서 용산역세권 개발을 포함한 철도경영개선 종합대책 수립”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7. 8월 서울시의 요구로 사업범위에 서부이촌동 포함. 2007. 8~12월 철도공사가 지분 참여하는 ‘민간 공모형 PF방식’으로 사업 추진”이라고 했다. 이어 민간 공모에서 삼성물산컨소시엄이 선정됐고 용산 사업 시행사로 드림허브(PFV)가 설립됐으며 코레일이 드림허브에 2500억 원을 투자해 최대 지분(25%)을 얻은 점을 소개했다.

‘PFV’는 금융기관 등에서 자금을 끌어와 사업을 진행하는 특수목적회사(Project Financing Vehicle)를 의미한다. 드림허브는 대행사로 용산역세권개발(AMC)을 뒀다. AMC는 PFV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자산관리회사(Asset Management Company)다.

문건의 이 같은 내용을 풀어서 부연 설명하면, 코레일은 원래 자사 소유 용산 철도기지창 땅을 팔아 고속철도 개발로 생긴 빚 4조5000억 원을 해소하기 위해 용산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코레일은 땅 소유주로서 땅을 팔아 매매대금 수익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땅을 매입해 개발하는 시행사(드림허브)에도 투자해서 개발이익까지 함께 얻고자 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어지는 대목에서 코레일의 용산 사업 시행사 투자에 대해 잘못된 결정이라고 자평(自評)하고 있는 점이다. 문건은 ‘추진상 문제점’ 대목에서 “(불필요한 참여) 철도부채 해결 차원에서 삼성물산컨소시엄에 8조 원 토지매각만 추진했어야 하나, 사업시행자 PFV 지분으로 개발사업 참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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