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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수’ 정수일 박사의 이슬람 문명 산책 ⑤

종교와 세속생활의 지침 이슬람교의 여섯가지 믿음

  • 정수일

종교와 세속생활의 지침 이슬람교의 여섯가지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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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교의 경전 ‘꾸르안’에는 알라가 인류에게 보낸 예언자가 총 12만4000명이라고 쓰여 있다. 꾸르안은 이 수많은 예언자 중 25명을 선별하여 거명하고 그 중에서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예수, 무함마드 등 6명만이 경전을 가진 예언자라고 지목했다. 이 6명의 예언자 가운데 아브라함, 모세, 예수, 무함마드 4명을 알라가 직접 파견한 사람으로 우대한다. 그리고 이 4명 중에서도 무함마드를 마지막 예언자로 가장 우대한다.
종교와 세속생활의 지침 이슬람교의 여섯가지 믿음
때가 때이니 만큼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이슬람에 관해 무언가 꼭 묻곤 한다. 무슬림의 일상에서 ‘지하드(聖戰)’에 이르기까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이슬람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다가, 이 시점에서 보통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이슬람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정치적 동기나 역사적 관계를 들어 그 이유를 이러저러하게 풀이해 볼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명은 될 수 없다.

의식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철학적 원리다. 신앙인에게 의식은 곧 종교적 믿음(신앙)이다. 따라서 신앙인들의 행동거지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그들의 종교적 믿음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믿음에서 그들의 가치관(도덕관, 인생관, 세계관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교적 믿음과 인간의 가치관 양자가 이슬람에서만큼 직결(直結)되고 밀착된 종교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이 바로 이슬람 고유의 특징이다.

이슬람은 단순한 신앙체계만이 아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생활 전반이 합일된 생활양식이며, ‘인간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조화로운 전체’이고, 종교와 세속 쌍방을 모두 아우르는 ‘신앙과 실천의 체계’다. 이슬람의 합일성과 포괄성을 제대로 이해할 때 이슬람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올바르게 헤아릴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합일성과 포괄성의 근저에는 돈독한 종교적 믿음, 즉 신앙이 있다.

신앙이란 일반적으로 종교에서 성스러운 것을 믿고 의지하며 무조건 거기에 복종하는 것을 말한다. 신앙은 다분히 심적 현상으로서 종교적 의무를 포함한 제반 활동을 규제한다. 이러한 심적 현상으로서의 신앙과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사항을 조문화(條文化)하여 신앙의 원리를 밝힌 것을 교리(敎理)라고 한다. 그러므로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리부터 알아봐야 한다.

단순 명료한 이슬람 교리

불교나 기독교의 교리에 비해 이슬람교의 교리는 ‘단순’하다고 할 만큼 비교적 명료하게 정립되어 있다. 이슬람교 교리는 6가지 종교적 신앙(이만)과 5가지 종교적 의무(이바다)를 기본내용으로 한다. 이것이 이른바 이슬람교의 6신(信)5행(行)이다. 5행은 무슬림의 신앙생활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라고 하여 5주(柱, 루큰)라고도 한다. 그리고 모든 신앙생활의 전제라고 할 수 있는 종교적 선행(善行, 이흐싼)을 교리로 보기도 한다.

이슬람교 교리의 근본은 ‘신은 오로지 알라뿐이고, 무함마드는 알라가 보낸 사람이다’는 두 마디에 함축되어 있다. 이를테면 알라의 유일성(唯一性, 타우히드)과 무함마드는 알라가 보낸 사람, 즉 성사(聖使, 라술 라)라는 원리가 교리의 근본을 이루며, 모든 신행(信行)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이러한 교리는 무슬림의 사유와 행동 및 가치관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6신이란 알라(하느님)와 천사(天使), 경전, 예언자, 최후심판, 정명(定命)에 대한 여섯 가지 믿음을 말한다. 그런데 경전 ‘꾸르안’에는 앞의 다섯 가지 믿음에 관해서는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으나(4:136), 정명에 관해서는 명문화한 것이 없다.

그렇지만 경전의 저변에 정명관이 깔려있다는 이유로 정통교파인 쑨니파는 정명까지 포함시켜 6신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쉬아파는 정명이 6신의 하나임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정명 대신 인간의 자유의지를 더 강조한다. 이 6신을 보편적인 종교철학적 관점에서 크게 신관(神觀)과 성관(聖觀), 내세관(來世觀), 정명관(定命觀)으로 나누어 고찰할 수 있다.

신관의 요체는 유일신 알라에 대한 이슬람적 관점이다. 신(神)이란 종교의 대상으로서 초인간적, 또는 초자연적 위력을 가진 추상적인 정신실체를 말하는데, 이슬람교에서의 이러한 정신실체는 바로 유일신 알라다. 알라 외에 신과 유사한 정신실체로 진(영혼)이 있지만 이슬람교 신관에서의 근본은 알라의 유일성이다.

물론 유대교나 기독교 같은 유일신교에서도 신의 유일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슬람교에서는 철두철미하고 그 개념이 더욱더 명확하다. 그러면 알라의 유일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만물이 알라에 의해 창조되고 알라는 만물의 주인이며 전지전능하기 때문에 인간은 알라에게만 절대적으로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봐서는 다른 유일신교에서 말하는 신의 창조성이나 전지전능함과 별반 차이가 없다.

가장 엄격한 알라의 유일성

그러나 알라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른 유일신교의 신과는 자못 다른 면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슬람교에서 유대교의 여호와나 기독교의 하나님 같은 다른 교의 유일신을 배척하거나 차별시하지는 않는다. 다 같은 유일신인 만큼 숭배하라고 권한다(29:46).

비록 알라는 시종 불변의 정신실체로서 존재해 왔지만, 그 속성(본질)에 대한 무슬림들의 이해는 이슬람교의 확산에 따라 심화되어 왔다. 원래 알라는 이슬람이 출현하기 이전 메카 꾸라이쉬 부족의 주신인 창조신의 이름이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이슬람 초기, 즉 메카시대에 알라의 속성은 비교적 단순해 창조성이나 유일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었으나, 메디나시대에 이르러서는 한층 추상화되었다. 이 두 시대를 거친 무함마드의 생존시에는 그가 신자들에게 “다만 알라의 은총만을 생각하고 그 실체에 관해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너희들은 그러할 힘이 없다.”(‘성훈’)고 못박음으로써 알라의 속성에 관한 논의는 무모한 짓, 불경한 일로 일절 불허되었다. 그러나 8세기 초 이슬람신학(일르물 칼람)이 도입되면서 알라의 속성이나 본질에 관한 논의가 허용되고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알라의 속성에 관한 이슬람적 신관이 확립되었다.

알라의 첫째 속성은 독존성(獨存性)이다. 알라는 낳지도 낳아지지도 않고, 부모처자도 없으며, 동료도 없고 남녀성별도 가리지 않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존재다. 알라는 색도 형태도 모양도 없고, 웃음도 눈물도 없으며, 잠도 망각도 없고, 음식도 불필요하며, 말도 없고, 병도 나지 않으며, 시작도 끝도 없으며, 외계의 영향도 받지 않는 무형(無形)의 존재다. 따라서 어떠한 공물(供物)이나 제물(祭物)이 필요없는 비우상(非偶像)의 존재다. 여기에 우상을 숭배하거나 여러 신을 섬기는 다신교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기독교의 경우 신인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聖靈) 등 3개 위격(位格)을 가진 일체(一體)라는 3위일체설을 주장하고, 이 설이 385년의 니케아공의회에서 선포되고 451년의 칼케든총회에서 추인되었던 것이다. 보다시피 기독교의 3위일체적인 하나님의 속성과 이슬람교에서의 독존적인 알라의 속성은 엄연히 구별된다.

알라의 둘째 속성은 무한성(無限性)이다. 알라의 무한성은 영원성(永遠性)과 편재성(遍在性)에서 나타나고 있다. 알라는 시·공간적 제한 없이 모든 한계를 초월하여 절대적으로 영원히 존재한다. 알라는 모든 사물과 모든 곳에 항시 존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위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알라는 특정 인간에게만 선별적으로 편재(偏在)하지 않으며 모든 민족, 모든 계층과 ‘목에 있는 혈관보다도 더 가까이에 함께 있다’(50:16).

이러한 무한성 때문에 인간은 알라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 현세에서 인간들 사이에 생겨나는 잠깐의 차이(예: 재산의 차이)나 차별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알라의 무한성에 비하면 한 순간이나 무위(無爲)에 불과하며, 모두가 똑같이 알라 앞에서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시적인 과대망상증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알라의 셋째 속성은 창조성(創造性)이다. 창조성은 알라가 우주만물을 창조하고 전지전능하다는 절대적인 권능에서 나타나고 있다. 알라는 천지만물의 창조주며, 만물은 알라에 의한 피조물이다. 알라는 6일 안에 우주를 창조(7:54)하고 흙으로 인간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인간은 ‘대지 위에 설치된 알라의 대리인’(2:30)에 불과하다. 알라는 인간의 생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울음과 웃음까지도 관리하며 천지의 열쇠를 쥐고 있다.

알라는 우주만물의 법칙을 제정하고 그 실현을 관장하는 바,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달로 여행하는 등 과학기술의 성과는 인간이 알라가 제정하고 관장하는 인력운동(引力運動)과 공기저항, 에너지 같은 제반 과학법칙을 알고 그대로 운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러한 알라의 창조와 권능은 ‘구약성서’ 제1장에 나오는 천지창조설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꾸르안’에서는 우주계나 자연계의 창조에 관해서는 간략하게 이야기하나, 인간의 창조에 관해서는 비교적 상세히, 그리고 반복해서 기술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이슬람 경전은 인간이 한 방울의 정액으로 만들어진 후 모태 내에서 혈육으로 성장해 출생하는 과정을 여실히 밝히고 있다.

끝으로 알라의 속성은 자비성(慈悲性)이다. 알라의 자비성은 인간에 대한 알라의 사랑과 은총에 바탕하고 있다. 흔히 이슬람을 ‘호전적’인 종교로 매도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알라의 ‘무자비성’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킨다. 그러나 ‘꾸르안’은 알라가 인간을 포함해 우주만물을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창조한 천지간의 모든 것을 인간의 소유로 제공한 것은 인간에 대한 알라의 최대 은총이며 자비이므로 인간은 마땅히 알라에게 감사하고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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