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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파이 누명 벗었지만 반기문 총장 처신 안타깝다”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美 스파이 누명 벗었지만 반기문 총장 처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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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법원, ‘백성학 美 스파이 의혹’ 기사 49건 삭제 판결
  • ● ‘백성학, 반기문 만나 정보 수집’ 기사도 삭제
  • ● “총장 선거 앞둔 반기문이 ‘美에 잘 말해달라’ 부탁한 자리”
  • ● “반 총장에게 재판 위한 해명 요구했으나 침묵”
  • ● “노무현 정권의 반미 이념이 스파이 사건 불러”
“美 스파이 누명 벗었지만 반기문 총장 처신 안타깝다”
긴시간이었다.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6년 10월 ‘백성학, 미국 스파이 의혹’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백성학 씨는 국내 최대 모자 제조회사인 (주)영안모자의 회장으로, 영안모자는 이 무렵 정부로부터 경기·인천지역 지상파 민영방송 설립을 허가받아 방송사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여당(현 민주통합당)과 일부 언론은 ‘지상파 TV의 사주가 미국 스파이라니…’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확대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에 대해 백 회장 측은 “스파이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의혹을 주도적으로 보도한 CBS 측과 백 회장 측 사이에 소송전이 벌어졌다.

“진실하지 아니하거나…”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6년 5개월여 만인 3월 28일 이 사건과 관련해 의미를 둘 만한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민사부는 백 회장이 CBS를 상대로 낸 기사삭제 청구 소송에서 스파이 의혹을 제기한 기사 57건 중 49건에 대해 “방송사 인터넷사이트는 물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것까지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삭제하지 않거나 포털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지 않은 각 기사에 대해 매일 10만 원씩 백 회장 측에 지급하라”고 했다. 삭제 판결을 받은 주요 기사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미 정보당국에 국내정세 보고”

“백 회장, 남북 정보 미에 전달”

“백 회장 수집 정보, 미 일류대 출신 번역 후 보내져”

“백 회장, 경인방송 대표에 ‘정보원 교육’”

“정보원 교육 문건에 어떤 내용 담겨 있나”

“미국 간첩 의혹 급속히 확산”

“백 회장, 20년간 미국에 정보 보고”

“백 회장, 코드 명 ‘아담스’, ‘빅맥’으로 활동”

“사실이라면 매국노”

“백 회장, 정보 유출 의혹 배후는 미 국방부 부차관보?”

“미 정보기관이 백 회장과 해외담당 고문 연결”

“백 회장 정보수집 활동 사실이라면 간첩 행위”

“간첩죄 대상 우방국까지 확대해야”

“스파이는 언제든 용도폐기될 수 있다”

“국정원, 백성학의 수상한 활동 알고 있었다”

대법원 판결문은 기사 삭제 이유에 대해 “이 사건 각 기사 중 삭제를 명한 부분의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하거나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은 거듭 “진실이 아니거나 진실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49건의 기사를 삭제하도록 한 원심 판결은 위법함이 없다”고 했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징계”

이어 “피고(CBS)가 그 각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각 기사의 삭제를 구하는 원고(백 회장)의 방해배제청구권을 저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방해배제청구권’은 상대방의 정당성 없는 행위로 인해 자신의 권리행사를 방해받을 때 이러한 침해를 제거해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한편 ‘D-47’이라는 정국동향 문건의 내용을 게재한 기사 등 8건의 CBS 기사에 대해선 미삭제 판결이 내려졌다.

영안모자는 2006년 CBS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경인지역 지상파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돼 경인TV(OBS)를 설립했으나 대표이사 지명권 등을 놓고 CBS와 갈등을 빚었다. 그리고 CBS는 10월 31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백성학 회장, 미 정보당국에 국내정세 보고’ 폭로가 나온 것을 계기로 ‘백성학, 미국 스파이 의혹’ 관련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백 회장은 4월 10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미국 스파이 의혹 전체 중 핵심 내용을 포함한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 법원이 삭제 판결을 내린 것”이라면서 “미국 스파이라는 누명을 벗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영안모자 관계자는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징계의 의미를 담아 판결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음은 백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영안모자 본사의 어느 사무실에 들어가니 방 전체가 스파이 사건 소송 서류들로 빼곡히 차 있더군요.

“언론이 스파이라고 융단폭격하면 죽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러나 나는 견뎌냈고 증거들을 찾아냈어요. OBS를 설립하면서 직원들에게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우리는 방송으로 억울하게 피해 보는 사람 없도록 하자’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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