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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소셜 벤처’ 투자로 세상 바꾸는 김정태 MYSC 대표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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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을 北 개발 주역으로

“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8월 6일 김정태 대표가 대만 외교부가 주최한 사회적 기업 훈련 프로그램에서 연설하고 있다.

▼ 청년 탈북민을 기업인으로 키워 북한 개발에 기여하게 한다….    

“MYSC가 첫 번째로 투자한 탈북민 관련 회사가 메자닌아이팩이란 곳인데요. 이 회사가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탈북민 1호 사회적 기업이에요. 처음 시작할 때 무척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로만 회사를 꾸려도 경쟁력이 있을까 말까인데, 이곳 사정에 어두운 탈북민 중심으로 시작했으니까요.”

메자닌아이팩은 2008년 설립된 포장 상자 제조업체다. 종업원 30명 중 17명이 탈북민이다. MYSC는 이 회사에 1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도 메자닌아이팩에 1억 원가량 출자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펀드도 투자에 참여했고요. 노벨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방한했을 때 딱 한 곳 들른 사회적 기업이 메자닌아이팩입니다. 과거 청와대에도 선물 포장재를 납품했고요. 특정 지역 농협의 명절 선물 세트 포장은 거의 다 메자닌아이팩 제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2015년 기준으로 매출이 55억 원에 달해요.”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빈곤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을 창시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때 소상공인, 빈곤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도입한 ‘미소금융’이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을 본 뜬 것이다.



▼ 성과가 무척 좋군요.

“탈북 청년이 세운 사회적 기업 요벨도 기대할 만합니다. 탈북민 5명이 최대 주주인데,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업 일자리를 만드는 플랫폼 회사예요. 요벨의 첫 비즈니스는 사내 카페인데, 기업은행이 용인 수지와 서울 한남동에 공간을 내줬습니다. 요벨의 카페 브랜드 ‘레드체리’가 기업은행 수지센터와 한남지점에서 영업합니다. 레드체리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아요. 요벨의 두 번째 비즈니스는 도시농업입니다. 탈북민 대부분이 평양 같은 도시가 아니라 농촌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했죠.”


“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2015년 사회적 기업가 폴 폴락(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서울대에서 만났다.


▼ 중국과의 접경 지역 출신 탈북민이 특히 많죠.

“탈북민 대부분이 하나원에서 정착 지원 교육을 받은 후 대도시의 임대 아파트에서 한국 생활을 시작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국인이 주로 사는 곳에 둥지를 트는 셈인데요. 이웃에 사는 한국인의 어려움이 탈북민에게 전이된다고 해요. 유흥업소 등 이상한 쪽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요벨이 농업을 기반으로 한 삶에 익숙한 탈북민을 대상으로 도시농업 비즈니스를 준비합니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로서의 농업을 익힌 분들이 통일 과정에서 북한으로 되돌아가 협동조합, 영농조합, 사회적 농업기업 등을 꾸릴 수 있습니다. 요벨은 청년 탈북민을 중심으로 푸드트럭 사업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99%가 누리는 혜택

MYSC는 사회적 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교량 기능도 한다. 대기업을 상대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 컨설팅을 하면서 소셜 벤처와의 접점을 찾는다. 이랜드그룹이 요벨, 동구밭(발달장애인 사회성 함양을 위한 텃밭 교육 프로그램 운영), 빅워크(걷기만 하면 기부되는 앱 제공), 바이맘(난방텐트 브랜드)과 협업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또한 아시아소셜 벤처 경진대회를 통해 카카오의 플랫폼과 연결돼 비즈니스를 수행할 혁신적 소셜 벤처를 찾고 있다. 대기업과 소셜 벤처의 공동사업, 대기업의 소셜 벤처 인수합병(M&A) 등으로 컨설팅 영역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 소셜 섹터가 얼마나 커질까요.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는 미래의 비즈니스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선행지표라고 봅니다. 기존 기업의 CSR과 민간 중심의 사회적 경제가 만나는 지점에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가 서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사회적인 것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면 그 혜택이 지역사회, 취약 계층, 종업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돌아갑니다. 1%가 아니라 99%가 혜택을 누리는 것이죠. 10년 후, 20년 후에는 소셜 섹터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수준으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소셜 섹터가 주류가 되리라고 봐요.”

그는 지금껏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한국인이 아닌 세계인으로 성공하라’(공저)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공저)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등 10여 권의 책을 냈다.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 프로젝트로 비영리기관 북스인터내셔널(Books International)을 설립했으며 사회적 출판사 에딧더월드(Edit the World)도 창업했다.

▼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제목의 책도 썼던데, 국제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습니다. 기업에서 일하기에 알맞은 공부는 아니죠. 자연스럽게 ‘국제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대학원에서 국제학을 배웠습니다. 경영학적 토대를 갖춰야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한 소셜 섹터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해 유엔거버넌스센터를 사직하고 영국의 경영대학으로 공부하러 갔습니다.”  

▼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배운 게 많겠네요.

“가장 큰 소득은, 많은 현상이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연계됐다는 것을 깨우친 점입니다. 장소, 시기가 다른 각각의 현상이 영향을 주고받거나 어떤 것의 결과가 다른 것의 원인이 되더군요. 시스템 싱킹(system thinking)이 다종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는 사실을 체득했습니다. 일례로 식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물을 파는 것은 반쪽의 해결책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스템 전체를 보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인간의 배설물 등 오수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해요.”

▼ ‘유엔사무총장’의 저자가 말하는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사무총장은 유엔 사무국의 수장이면서 수석행정관입니다. 수석행정관으로서의 사무총장은 운신의 폭이 좁아요. 전통적으로 유엔 사무총장은 일할 수 있는 빈 공간을 찾는 게 중요했습니다. 냉전 시기의 사무총장들을 보면 미국, 소련 양 블록이 강하다 보니 그나마 빈 공간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각각의 국가가 적극적으로 의견 표명을 합니다. 따라서 사무총장의 입지나 빈 공간이 무척 제한적입니다.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 같은 경우는 카리스마를 갖춘 정치적 인물이었는데도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의 희생양’이라고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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