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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그날 이후

南·北·美 삼각관계 ‘이변’은 없다

  • 정낙근 < 안민포럼 통일안보위원 >

南·北·美 삼각관계 ‘이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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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행정부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현재 진행중인 대북한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反테러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진행을 유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없고, 북한이 전쟁에 장애가 되지 않는 이상, 미국이 현 상황에서 대북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유보할 이유는 없다. 결론적으로 反테러전쟁이 한반도 정세 변화에 특별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력은 기쁨과 분노를 대중의 요구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경제권력은 감정을 억누르고 손익계산에 철저해야 한다. 모든 행위와 사건을 경제적 이익에 따라 판단하는 냉철함만이 그들에게 요구될 따름이다.

2001년 9월11일.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과 뉴욕에서 대재앙이 발생했다. 세계권력의 중심부에서 반인륜적이고 원시적인 방법에 의해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1만여 명의 희생자와 천문학적 경제 손실을 초래한 이번 사태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

외형으로는 문명적·계급적 성격이 중첩된 투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본질은 반제국주의적 계급투쟁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한켠에서는 금번 사태를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제3세계를 착취한 제국주의 미국의 오만성을 응징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해 세계는 이번 사태의 규모와 참혹성에 놀란 나머지, 이를 문명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반문명적 행위로 규정해 규탄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 반(反)테러전쟁을 자신들의 원칙에 따라 무한정 밀어 부치기는 힘들 것 같다. 전쟁 수행을 경제적 손익계산과 결부시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응징 여론이 들끓지만, 곧 경제논리에 따라 전쟁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확전 가능성 없다

이제 문제는 전쟁이 얼마나 지속되고, 대상을 어느 선까지 제한하는가이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경제 회복이 미국경제와 깊게 연동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는 남북관계의 진전과도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경과를 전망해보자. 일각의 우려처럼 이슬람 대 반이슬람으로 전선이 확대돼 제3차 세계대전으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쟁의 결정은 공식적으로는 부시 대통령이 하지만 전쟁의 관리는 정치권력이 아니라 물적 토대를 제공하는 숨어있는 경제권력, 곧 거대자본의 몫이다.

이번 반테러전쟁의 경우 경제권력이 아프간과 라덴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실리가 크지 않다. 과거 걸프전쟁에서는 유전의 보호라는 사활적 이해가 걸려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전쟁 수행과정에서 타협할 수 있는 적정선을 함께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컨대 미국인의 자존심과 분노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응징은 하되, 공격의 범위는 최소로 국지화해 효율적으로 타격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목표를 라덴의 체포 및 살해에 두고 전선이 아프간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해야 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개전 이전에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아랍권 국가들과 외교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확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보여진다. 사건 초기에 비서방진영의 러시아 중국 쿠바 북한 이슬람연맹 국가들이 앞다투어 미국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 또한 전선을 국지화 하려는 희망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만약 미국이 장기전에 빠져들거나 이슬람권으로 전쟁이 확전될 경우 미국의 패권은 오히려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탈레반 세력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세계 도처의 미국 관련 시설과 인사를 대상으로 테러와 도시 게릴라전을 전개할 경우 미국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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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근 < 안민포럼 통일안보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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