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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29기 평북 곽산·태천에서 생산중!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MIG-29기 평북 곽산·태천에서 생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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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부품을 들여오는 길이 막히자 북한은 다른 길을 뚫기 시작했다. 미그 29기가 수출되던 헝가리, 동독, 유고슬라비아, 인도, 시리아, 이라크를 노린 것이다. 러시아로부터 떨어져 나간 중앙아시아의 공화국도 그 대상에 들어갔다. 정통한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93년 이후에도 매년 2∼3대씩 미그 29기를 자체 조립 생산했고, 90년대를 통틀어 모두 15대를 자체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 국가라고 해서 북한에 현금 결제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은 시리아와 이라크에는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 급부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군사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에서 미그 29기 부품을 들여올 수 있었다. 북한은 전체 예산의 30%를 군에 배정하고 있다. 또 운각산, 매봉, 비로봉 등 20여 개의 업체를 통해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1974년부터 1996년까지 북한은 무기 수출을 통해 연간 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와 같은 무기수출을 통해 얼마든지 미그 29기 부품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90년대 후반에는 러시아의 거래선도 일부 뚫린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1999년 8월20일 ‘중앙일보’는 “북한이 98년 말 러시아로부터 미그 29기 10여 대 분량의 부품을 들여와 현재 조립 생산중이라는 흔적이 포착되어 한·미 정보당국이 추적중이다”고 보도했다. 98년 말은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되는 등 북한에 본격적으로 경협 자금이 흘러들어간 시기다. 당시 ‘중앙일보’는 우리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의 도입 의도, 러시아와 거래 과정, 자금 출처 등을 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북한이 러시아 및 각국으로부터 미그 29기 부품을 들여오는 일에 핵심이 된 인물이 있다. 중국의 거물 조선족 사업가 최모씨(51)다. 그는 북한 정부로부터 해외동포로는 최대 영예인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은 사람이다. 해외 동포로 이 ‘영웅’칭호를 받은 이는 최씨와 근래 사망한 한덕수 조총련 의장 등 세 명 뿐이다.

최씨는 1986년부터 ‘흑룡강성민족경제개발총공사’라는 회사를 차려 북한과 물물교환 무역을 시작했다. 당시 중국에는 북한과 무역을 하는 사업가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대북 민간 무역을 독점했다. 국가를 상대로 한 무역인 탓에 다루는 물품만도 수백가지였다. 그는 이런 활동으로 북한 경제를 크게 도왔고, 그 공로로 영웅 칭호까지 받았던 것이다. 그는 89년에는 하얼빈의 ‘민족호텔’에 인민폐로 1억위안(元)을 투자해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91년 구소련이 무너지고, 북한 경제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는 북한으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고 회사도 기울었다. 결국 그는 자그마치 미화 5500만 달러를 받지 못하고 도산하고 말았다. 북한은 이 금액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북한은 최씨에게 여러 가지 이권 사업과 일거리를 주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90년대 내내 미그 29기 부품을 북한으로 들여오는 심부름을 했다. 그는 이미 80년대 말부터 소련제 탱크를 북한에 사다주는 무기 수입상 노릇을 한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이 미그 29기는 어느 정도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인가. 미그 29기는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가운데 가장 성능이 우수한 기종이다. 이 전투기는 한국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KF16과 맞싸울 수 있는 수준이다. 미그 29기는 핵폭탄 적재나 투하가 가능하며, 야간 전투능력이 탁월한 데다 F16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북한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미그 21기와 미그 23기다.

F15, F16에 대적하기 위해 개발

이 미그 29기는 미국의 F15와 F16에 대적하기 위해서 개발된 전투기다. 1970년대 미국은 월남전과 중동전 경험을 바탕으로 F4와 F104를 대체할 F14와 F15를 개발,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구소련의 주력 공군기는 미그21, 수호이15, Tu128 등이었고, 최신예기가 미그23 가변익기였다. 그러나 가장 성능이 좋다는 미그 23기도 가시거리밖 전투(BVR:beyond visual range) 뿐만 아니라 근접 공중전에서도 서방 전투기에 밀렸다. 넓은 주력날개에 강력한 엔진을 실어 기동 성능이 좋은 F14와 F15를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경량급 전투기로 생산한 F16에 대해서도 미그23은 근접 공중전에서 열세였다. 미국 전투기는 관성항법장비(INS:inertial navigation system)와 전방시현장비(HUD:head up display)를 갖추어 경량급 전투기도 초저공 작전능력을 보유하면서 미그23의 가시거리밖 원거리 선제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구소련은 이런 상대적 열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1971년경부터 F14와 F15와 대등한 기동성과 작전능력을 갖춘 전투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전투기에 요구된 사항은 저공 비행하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하방 탐색/하방 공격 능력이 있는 레이더와 미사일을 장비하는 것이었다. 이런 능력을 갖추려면 무게가 상당히 늘어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또 복잡한 항공역학적 설계도 필요했다.

결국 새로운 전투기는 F15 정도의 크기를 가진 기체라야 요구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구소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장거리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호이27과, 소형이며 가격이 싸고 근거리 공대공, 공대지 작전을 펼 수 있는 미그29 두 기종을 개발했다. 구소련은 1982년 중반부터 이 기종을 시험 생산하기 시작했고, 1984년 양산에 들어갔다.

미그 29기는 미해군이 함재기로 쓰고 있는 F18기와 크기가 같다. 84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 미그 29기는 그해부터 작전 배치되어 구소련 방공군에 184대, 전방 항공군에 422대가 운용중이다. 그 외에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등 동구권과 북한, 인도, 쿠바, 시리아, 이라크 등 여러 나라가 사용하고 있다.

한국군도 미그 29기를 완전히 뜯어 수입한 적이 있다. 국군정보사령부는 94∼95년에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연습용 미그 29기 1대를 입수해 완전히 분해해서 아무르강(중국 쪽에서는 흑룡강)을 통해 부산항으로 들여왔다. 이때 들여온 미그 29기는 김해공항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 등 현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북한이 미그 29기 조립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미 연합군에 견주어 공군력이 절대적 열세인 북한이 이 분야에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은 그 동안 한반도 전역에 대한 전술·전략적 작전 수행을 위해서 미그 29기의 경우 40대 정도(2개 대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부품 도입과 생산을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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