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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조주청과 함께 가는 지구촌 여행(94)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직물 상가

베품과 나눔이 일상이 된 아랍 사람들

  • 조주청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직물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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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직물 상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복판에 있는 오마야드 모스크는 '이슬람 건축의 빛나는 보석'으로 불린다. 시골동네 사람들이 마당에 카펫을 깔아놓고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옥수수를 먹고 물담배를 피우며 고된 농삿일의 시름을 밤하늘에 날려버린다. 시리아 북부 항구도시 라타키아의 마차 탱크로리가 골목을 유유히 누빈다.(위 부터)

그들은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고개를 흔든다.

“우리 걱정은 하지 마라, 미스터 조.”

“다마스쿠스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전화로 늦춰놨다.”

“밤을 새우더라도 우리는 함께 가야 한다.”

또다시 사무실에서 끝없는 심문이 이어지기를 거의 3시간, 마침내 입국 스탬프를 받아들고 나오자 석양에 벌겋게 물든 운전기사와 승객들은 활짝 웃으며 내 손을 잡는다.



“다마스쿠스에 가서 저녁을 사겠다.”

그들은 나의 제의를 한사코 사양하며, 어둠이 내리는 길가 구멍가게에서 목을 축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나는 운전사에게 “나 때문에 손해가 크다. 내가 보상하겠다”고 하며 30달러를 건넸다. 그러자 그는 깜짝 놀라며 5달러짜리 하나만 집어들고 25달러를 돌려주는 것이다.

다마스쿠스 길가에서 그들은 한사람씩 나를 껴안고 “당신은 나의 친구”라는 말 한마디를 조용히 던지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기원전부터 오리엔트의 정치, 경제, 문화, 종교의 중심이었던 다마스쿠스. 그 옛날 실크로드의 대상들이 모여 중국 비단을 흥정하던 하리카 거리는 지금도 직물상인들로 시끌벅적하다.

조그만 2층 건물 위층에 ‘G.S텍스타일’이라는 회사 간판이 붙어 있다. 유일한 우리 교민 이규상씨가 처자식을 서울에 두고 국교도 없는 이 나라에 혼자 와서 옷감 중계무역을 하고 있는 곳이다.

좁은 사무실은 열띤 상담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현지인 직원 바샤르가 천을 펼쳐들고 열을 올리고 아랍상인 두 사람은 또다시 값을 깎자고 늘어진다. 이규상씨는 즉석에서 우리나라로 국제전화를 걸어 메이커의 바닥 가격을 애원해 본다.

그때 노크도 없이 문이 삐그덕 열리며 양동이를 든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와 온갖 천으로 발디딜 틈도 없는 사무실 바닥에 주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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