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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는 무관심, ‘도망자’는 여유만만

‘최규선게이트’ 최성규 前 총경, 어디 있나

  • 글: 김진수 jockey@donga.com

추적자는 무관심, ‘도망자’는 여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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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는 무관심, ‘도망자’는 여유만만

인터폴 홈페이지에 공개된 최성규 전 총경의 인적사항과 범죄혐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H아파트 101동 ○○○호. 최 전 총경의 집이다. 이곳엔 현재 그의 부인 정모씨(50)가 거주하고 있다. 2001년 6월 최 전 총경은 서울 동작구 상도3동 자택에서 덕소리로 이사했다.

지난 11월26일과 28일 H아파트를 방문했지만, 부인 정씨는 집에 없었다. 간간이 모습을 보일 뿐 거의 집을 비우다시피하고 있다는 게 관리사무소측의 귀띔. 그러나 도시가스 검침이 최근월까지 완료된 것으로 미뤄 이사하지 않고 그대로 거주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한 아파트 경비원은 “최 전 총경 도피 직후 검찰이 가택수색을 나왔다가 허탕치고 돌아갔다”며 “그 뒤 검찰에서 찾아온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 전 총경 가족은 입주시 입주자 카드도 작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 전 총경의 집엔 세콤 보안장치가 돼 있다.

최 전 총경의 집은 일정 정도 언론에 노출돼 있다. 때문에 가족의 정확한 소재를 알기 위해선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취재과정에서 최 전 총경의 둘째딸(28)이 지난 10월 결혼한 뒤 남양주시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수소문 끝에 알아낼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둘째딸의 집 역시 덕소리의 또 다른 아파트인 J아파트 103동 △△△호. 최 전 총경의 집과는 걸어서 불과 5분 거리다.

최 전 총경의 가족은 6명. 부인 정씨와 2남 2녀다. 이 중 장녀(30)는 출가해 2000년 3월 호주로 이민했고, 장남(27)과 차남(25)은 둘 다 육군 중위로 복무중이다. 따라서 접촉 가능한 가족이라곤 부인 정씨와 둘째딸뿐이다.



11월28일 오후 8시. 둘째딸의 귀가를 확인한 다음 인터폰을 수차례 눌렀다. 그러나 돌아온 건 “드릴 말씀이 없다”는 간단명료한 대답뿐. 1시간 뒤 ‘아버지의 소재를 알면 이메일 인터뷰라도 주선해 달라’는 메모를 남겼지만, 역시 며칠이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

현재 최 전 총경의 상도동 집은 11가구가 각기 7000만원씩에 전세 든 건평 200평짜리(지상 3층 지하 1층) 다세대주택. 소유자는 부인 정씨다. 이 집의 전세계약에 간여한 공인중개사 K씨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정씨의 연락처를 모른다”는 퉁명스런 대답만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번호를 알아낸 최 전 총경의 둘째사위 P씨(31)의 휴대전화로도 연락을 취했지만, “장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는 답변뿐이었다.

문제는 이처럼 최 전 총경 가족과 주변 인물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동안 수사 주체인 검찰의 행보마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검찰은 2002년 4월24일 처음으로 경찰에 공조수사 요청을 했다.

최 전 총경 관련 수사의 주체는 서울지검 특수2부. 검찰은 ‘최규선게이트’ 초기, 최 전 총경의 잠적과 관련해 최규선씨를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규선씨의 변호인인 강호성 변호사는 “검찰이 최규선씨를 소환해 최 전 총경 관련 부분을 조사했었다. 소송 기록엔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관련 자료는 보관중일 것”이라며 “변호인으로서 검찰의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검찰은 과연 어느 선까지 수사중인 것일까. ‘최규선게이트’ 수사 주임검사였던 임상길 부부장 검사는 12월4일 찾아간 기자에게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그는 피의자 사망사건 여파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서울지검 특수부가 대폭 축소되면서 특수2부에서 형사7부로 자리를 옮겼지만, 최 전 총경 관련 수사는 여전히 특수2부가 담당하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2부 차동민 부장검사는 12월5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단 최 전 총경의 소재가 파악되고 그가 귀국해야 그동안 의혹으로 불거졌던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인터폴과의 사법 공조에 기대를 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창종 서울지검장 역시 12월4일 기자에게 “11월 18일 서울지검장으로 취임한 후 최성규 전 총경 관련 수사 보고를 받은 일이 없다”며 “아마 수사 부서도 최 전 총경의 소재를 모를 것”이라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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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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