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의약분업 예외 지역으로 지정됐을 만큼 의료시설이 부족해요. 노인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으려면 천안까지 가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죠. 이런저런 요건이 안 맞아 의료보호 대상이 못 된 분들 중에도 형편이 딱한 경우가 많아요. 의과대학이 있는 순천향대 코 앞에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약봉투나 몇 개 쥐어주고 오는 게 아니다. 초음파며 내시경 장비, 수술 도구까지 챙겨가서 숨은 병을 찾아내고, 간단한 수술은 현장에서 집도한다. 중한 병이 발견되면 순천향대 부속병원과 연계, 완치될 때까지 관리한다. 1999년부터 의료봉사단 활동을 벌여온 순천향대 부속 4개 병원은 지금껏 400여 명에게 개안(開眼)·화상성형·암 수술 등을 무료로 해줬다.
“비용이요? 십시일반이죠. 병원은 치료비의 절반을 깎아주고, 나머지 절반은 의료봉사단 멤버들의 성금으로 충당합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는 대학의 중요한 의무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는 서총장은 학교를 완전히 개방, 주민들의 쉼터로 만들기도 했다. 주민들은 대학 교정과 숲은 물론, 도서관까지 마음대로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