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호

겨울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자

  • 글: 김현우 순천대 BK21 계약교수·자동차공학 www.carznme.com

    입력2003-01-02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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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자
    기온이 떨어지면 사람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처럼 추운 날씨는 자동차에도 크고 작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새 차는 별 문제가 없지만, 차량의 주행거리가 늘어나면 각 부품의 기능과 성능이 저하되므로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특히 아침에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면 LPG 자동차는 LPG 연료가 잘 기화하지 않기 때문에 시동시간이 길어지고, 경유 자동차는 경유 중의 일부 성분이 응결되어 연료관을 막아서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가솔린 자동차도 추운 날씨에 시동 걸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겨울철에 시동을 걸기가 곤란해지는 이유는 대략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다른 액체연료와 마찬가지로 가솔린 연료도 기온이 떨어지면 잘 기화하지 않게 되어 시동을 걸 만큼 충분한 연료를 공급하기 어렵다. 가솔린이 연소되려면 공기와 쉽게 혼합할 수 있도록 우선 기체상태가 돼야 하는데, 온도가 낮으면 이 과정이 더디게 일어난다.

    둘째, 기온이 낮으면 엔진오일의 점도가 커져 엔진이 잘 회전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엔진오일의 등급은 사용하는 온도의 조건에 따라 나눠진다. 가령 아주 추운 지방에서는 낮은 온도에서도 엔진오일의 점도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합성오일을 사용한다.



    셋째, 겨울철에는 배터리의 능력이 떨어진다. 시동을 건다는 것은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엔진을 회전시키는 것으로, 이는 배터리가 스타터를 회전시킴으로써 가능하다. 배터리에선 화학반응에 의해 전자가 만들어지는데, 배터리의 온도가 낮으면 화학반응이 늦어져 적은 양의 전자밖에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러면 스타터도 에너지를 적게 공급받을 수밖에 없어 엔진을 회전시키기에 충분한 힘을 낼 수 없다.

    기온이 떨어지면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시동 걸기가 어려워지는데, 운전자가 특히 신경 써야 하는 것으로는 배터리 관리, 연료 주입량, 운행방법 등을 들 수 있다.

    여름철에는 연료탱크에 연료를 가득 넣고 주행하면 연료 증발로 인한 연료의 넘침(overflow)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여름엔 연료를 적게 넣는 것이 차의 무게도 가볍게 해서 연료를 효율적으로 소모할 수 있다. 하지만 수증기가 쉽게 응결되는 겨울철에는 연료탱크 안의 빈 공간을 작게 하는 것이 수분 응결에 의한 연료 희석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엔진이 미처 난기(暖氣)되지 않는 짧은 거리의 주행을 반복할 경우 점화플러그에 카본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되어 점화플러그에서 전기불꽃이 생성되지 않는 카본 파울링 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엔진의 출력이 떨어지고 연료 소모도 많아지며, 심하면 시동이 안 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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