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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우리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우리는 미국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브 우드워드 기자가 쓴 화제의 신간 ‘Bush at War’ 발췌

  • 번역·정리: 이흥환·미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언젠간 우리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우리는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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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11일 화요일. 조지 테닛 CIA 국장은 매일 아침 8시 부시 대통령을 만나 보고하는 일일 정보 브리핑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부시 대통령이 플로리다 출장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리스 이민자의 아들로 올해 48세인 육중한 체구의 테닛 국장은 이날 아침 정보 브리핑 대신 백악관 북쪽으로 세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오클라호마 출신인 민주당 전 상원의원 데이비드 보렌과 아침을 먹고 있었다.

보렌은 테닛 국장이 미 정보계의 거두로 자리잡기까지 그를 이끌어준 사람이다. 13년 전 보렌이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이었을 때 테닛 국장은 그 위원회의 중간급 참모였다.

보렌 전 의원은 테닛의 성실성과 타고난 브리핑 실력을 높이 샀다. 1992년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정권 인수팀의 정보파트 책임자로 테닛을 추천한 사람도 보렌이다.

테닛은 신경질적이고 성미가 급하며 일에 미친 사람이다. 클린턴 2기 행정부 때인 어느 해 연말에는 CIA 국장 자격으로 참석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발칵 뒤집어놓은 적도 있다.



아들의 학교 크리스마스 연극행사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던 그날, 안보회의는 대통령이 불참하는 대신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참석했으나 쓸데없는 공론으로 시간이 지연되었다. 그러자 테닛은 벌떡 일어나 상소리를 던지고 회의장을 나와버렸다.

“××, 난 가겠습니다.”

이 사건 이후 테닛은 성질 죽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2001년 초, 보렌 의원은 대통령에 당선된 부시 공화당 후보에게 테닛을 CIA 국장에 추천하면서 “테닛이 어떤 인물인지는 아버지(부시 전 대통령)께 여쭤보라”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인 아들에게 준 대답은 “내가 듣기로는 좋은 친구”라는 것이었다. 부시 집안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은 최고의 찬사였다.

빈 라덴 찾아 헤맨 CIA

9월11일 아침 식사 자리에서 보렌 전 의원은 테닛에게 “요즘은 뭐가 가장 큰 걱정거리냐”고 물었다. 테닛의 대답은 짧았다. “오사마 빈 라덴입니다.” 그러자 보렌은 또 빈 라덴 타령이냐며 싱거운 소리 그만두라고 타박을 했다. 보렌은 지난 2년 동안 테닛에게서 빈 라덴 이야기를 지겹게 들어왔던 터였다.

“아니, 어떤 나라의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개인일 뿐인데 무슨 위협이 된다고 자꾸 빈 라덴 이야기만 하는 건가?”

테닛은 맞받아쳤다.

“그를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보렌이 보기에 테닛이 빈 라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테닛은 이미 1999년 12월 보렌에게 새천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도 말고 여행도 삼가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그때 갑자기 테닛의 경호원들이 테이블로 달려들었다.

“국장님, 심각한 문제가 터졌습니다.”

“뭔가?”

“세계무역센터(WTC)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경호원 한 명이 그에게 휴대전화를 넘겨주었다. CIA 본부에 연결이 되었다. 테닛은 본부의 보고를 듣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

“그들이 비행기로 빌딩을 들이받았다는 말인가?”

그는 핵심 요원들에게 15분 후 CIA 본부 회의실에 모이라고 전화로 지시한 후 서둘러 자리를 뜨면서 보렌에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빈 라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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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정리: 이흥환·미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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