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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특집│노무현 시대

“한나라당 의원들 직접 만나 정치개혁 설득하겠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전격 인터뷰

  • 대담: 민병욱 출판국장, 황의봉 출판국 부국장서리, 유영을 신동아부장 정리:엄상현

“한나라당 의원들 직접 만나 정치개혁 설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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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선거가 아니라 혁명이었다
  • ● DJ 조사는 여론추이 보고 결정
  • ● 도청 조사? 그건 정치적 문제
  • ● 오만하기 짝이 없는 언론
  • ● 농업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
  • ● 미국의 북한 붕괴시나리오 반드시 막아야
“한나라당 의원들 직접 만나 정치개혁 설득하겠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번 대선의 승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선거 과정을 되돌아보면 국민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정말 시대가 변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 의식과 정서가 변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변화는) 누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 어떤 전략으로도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중요한 시기마다 국민들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비슷한 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도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 국민의 힘도 그만큼 커졌다’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새로운 흐름은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선거 나흘 전(15일) 희망돼지 수거행사가 민주당 당사 지하에서 열렸는데 동전이 가득 든 돼지저금통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축제 분위기였지요. 그걸 보면서 1987년 6월 항쟁 때, 흥분으로 들떠 있던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선가 시위를 한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시위하는 곳을 찾아다니던 그때의 느낌 말입니다.”

-국민의 힘이 커진 만큼 대통령 당선 이후 노당선자께서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두렵지 않습니까.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새로운 정치는 국민의 뜻

-노당선자께서는 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국회는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의석 수로는 정치개혁은 물론이고 총리 인준 등 여러 가지 사안을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계개편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다 보면 의원 빼가기 등 비난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낡은 정치와 뭐가 다르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의원 빼가기 등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나라당 중진들과 공작이 아닌 대화로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제 뜻을 제대로 이해해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이 제1당이라도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있습니다. 한나라당도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느꼈을 겁니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혁명이었습니다.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국민성금이 들어왔는데 이건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이젠 국민들이 앞장서서 정치를 끌고 나가고 있다는 징표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 중진들과 대화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직접 나서서 정계개편을 하겠다는 뜻입니까.

“정책과 정국 운영에 대해 대화할 생각이라는 것이지,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계재편을 시도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대선 전 정계재편을 이야기했던 것은 후보의 자격으로 제안했던 것입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제가 (정계재편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수당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누가 다수당이 되더라도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대화로 풀어나갈 것입니다.”

-1997년에 이어 이번 선거도 사실상 양당 대결로 치러졌습니다. 국내 정치구조가 자민련이나 국민통합21 등 사실상 다당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데도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십니까.

“지금은 과도기입니다. 고유한 의미의 다당제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봅니다. 이념적 기반을 달리하고 있지 않으면서 과정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는 수준인 것이죠.

국민들은 정책판단에 있어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낡은 정치를 청산하자’거나 ‘정치의 틀을 바꾸자’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막상 ‘새로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는 방법론에 들어가면 방향을 잃고 맙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새로운 정치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국민이 있는 반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있는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새롭게 등장한 ‘개혁국민정당’ 같은 경우가 새로운 정치에 대한 나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참여한 선도적 국민개혁집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새로운 정치를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면서 정치에 대해 비난만 해왔습니다. 그랬던 국민들이 ‘우리가 정치를 해보자’며 만든 게 ‘개혁국민정당’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치 모델이다’라고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출마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개혁국민정당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존 정당에 들어가 정치의 틀을 바꾸자고 하던가 아니면 기존 정당을 공격해 해체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논의들이 있을 것입니다. 개혁국민정당이 기존 정당과 적극적인 경쟁에 나섰을 때 기존 정당은 일정 부분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정치나 정당구조도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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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민병욱 출판국장, 황의봉 출판국 부국장서리, 유영을 신동아부장 정리: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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