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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TK 공략 베이스캠프 ‘화요공부모임’

정계 진출, 시민정치 꿈꾸는 정치신인 사관학교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노무현의 TK 공략 베이스캠프 ‘화요공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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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 창당 논의, 2004년 총선과 관련해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 모임이 있다. ‘화요공부모임.’ 명칭부터 독특한 이 모임은 현 정권의 최대 취약지인 TK지역에 기반을 뒀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속속 구체화되는 전국의 ‘친노(親盧) 신당 외곽단체’들 중 유독 눈에 띄는 ‘화요공부모임’의 실체는 무엇인가.
노무현의 TK 공략 베이스캠프 ‘화요공부모임’

5월27일 열린 ‘화요공부모임’의 강의 장면

5월27일 오후 7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일명 ‘법조타운’에 자리한 법무법인 ‘삼일’ 회의실. 20평 남짓한 이곳에 30∼40대 남성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서로 반갑게 안부를 주고받는 이들의 외양은 여느 친목모임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오후 8시가 되자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때아닌 면학 열기에 젖어들었다. 토론 주제는 지난 한 주간의 대구지역 동향과 현안들을 돌아보는 ‘지역과 쟁점.’ 토론의 초점은 보수 일변도의 지역사회에서 개혁적 논의구조를 구축하자는 쪽으로 모아졌다. 다소 더운 날씨 탓일까. ‘학습태도’는 후끈하고도 진지했다.

오후 9시. 초빙강사인 정대화(47) 상지대 교수(정치학)의 강의가 이어졌다. 주제는 ‘정치개혁과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였다. 정교수는 이날 모임 참석을 위해 대학 강의를 마치자마자 강원도 원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온 터였다. 1시간여의 강의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다시 질의 및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밤 11시. 강의도 토론도 끝나자 이들 중 일부는 대구시 수성구 수성관광호텔 인근의 레스토랑 ‘스카이박스’로 자리를 옮겨 새벽까지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은 화요일. 매주 화요일에 이 같은 정기 모임을 갖는 이들은 무엇을 위해 때늦은 ‘공부’를 자처하는 것일까.

올해 3월 결성된 親盧 스터디그룹



이 모임의 명칭은 ‘화요공부모임.’ ‘화요일’과 ‘공부’가 겹치니 ‘화요공부모임’이요, 모임장소가 대구여서 ‘대구화요공부모임(대구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화요공부모임)’으로도 불린다. 모임 회원들은 대외적으론 후자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다. 기자가 참관한 5월27일 모임은 ‘화요공부모임’을 외부에 처음 오픈한 공개강좌를 겸했다. 모임을 주재한 김태일(48) 영남대 교수(정치학)는 “내부적으로 모임 공개 여부를 고심하던 차에 때마침 ‘신동아’의 취재요청이 들어와 이날 공개키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 귀띔했다.

‘화요공부모임’은 최근 들어 언론에 그 이름이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민주당의 개혁신당 창당 추진과 내년 17대 총선과 관련, 한나라당 일색인 대구의 정치지형을 바꿀 전위조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중앙무대가 아닌 지역에 기반을 둔 탓에 아직 모임의 실체가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화요공부모임’의 성격을 친노(親盧) 성향의 개혁적 지식인 그룹으로 파악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4월12일부터 1박2일간 대구 팔공산 모호텔에서 열린 ‘화요공부모임’ MT행사에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핵심 측근인 이강철(56) 민주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이 초청돼 신당 창당과 관련한 의견을 발표한 점, 5월9일 민주당 신주류 강경파인 정동영 의원이 대구의 한 호텔에서 ‘화요공부모임’ 회원들을 만나 개혁신당 창당에 대한 대구지역 여론을 들었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화요공부모임’ MT 당시 이강철 위원은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화요공부모임’의 적극적 동참을 부탁했으며, 이 자리엔 청와대 민정·정무수석실 행정관인 남영주·배기찬·김학기씨가 참석했다.

‘화요공부모임’ 회원들의 공통분모는 대구지역에선 드물게 개혁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 그러나 회원들은 모임의 정체성에 대해 특정정당과 연계된 단체로 인식되는 것을 꺼린다. ‘대구지역의 정치적 다양성 추구’란 모임 취지에 걸맞게, 특정정당에 얽매이기보다 참여정부 이후 대구의 미래와 정치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지역의 정치현실을 바꿀 이론적 방안을 논의하는 스터디그룹의 성격이 더 짙다는 것이다.

6월13일 현재 ‘화요공부모임’ 회원은 25명(표 참조). 대구지역 변호사, 의사, 교수, 정치인 등 오피니언 리더가 상당수다. 그 면면을 보면 김준곤(48)·권오상(45) 변호사, 이재용(49) 전 대구 남구청장, 김사열(48) 경북대 교수(미생물학), 경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형룡(38) 개혁국민정당 대구준비위원장, 권형우(47) 민주당 조직부국장 등이 우선 눈에 띈다. 대구 달서구 구의원 출신인 배남효(47) 대구·경북의 미래를 여는 모임 사무처장, 문화기획가로 활동중인 최현묵(45) 새대구경북시민회의 집행위원장 등도 대구지역 진보진영에선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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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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