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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비화

3당 합당 실무기획자 남정판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밝힌 5·6공 秘史

“전두환 내각제 추진에 펄쩍 뛴 DJ, 노태우 때는 먼저 제의”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3당 합당 실무기획자 남정판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밝힌 5·6공 秘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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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합당 실무기획자 남정판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밝힌 5·6공 秘史
-전두환 대통령 당시 행정관으로 근무하면서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다른 일이 있나요.

“청와대 내부에서 내각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전대통령이 유럽순방(1986년 4월5일~21일)을 마친 직후입니다. 4월인가 5월인가 그래요. 대통령은 참모로부터 절대 배우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이 세상에서 자기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최고다 이거죠. YS나 DJ, 다 마찬가지였어요. 대신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 배우죠.

그때 전대통령이 다녀온 곳이 영국과 독일 등이었어요. 영국을 방문했을 때 영국 대처 수상으로부터 ‘민주주의를 하려면 내각제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입디다. 독일에 가서도 총리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오자마자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게 됐던 것이죠. 내각제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런데 집권여당인 민정당 노태우 대표측에서 완강하게 반대하고 저항했습니다. 물론 YS와 DJ도 반대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각제 개헌문제에 대해 당시 신민당 이민우 총재측과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막후 실력자였던 김영삼 상임고문이 1987년 초에, 아마도 ‘신동아’였던 것 같은데,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각제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했거든요. 결국 그해 4월 이민우 총재가 내각제를 전제로 한 ‘이민우 구상’을 발표했다가 YS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사실상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아마도 YS의 성격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자신이 해야지 남이 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성격이거든요. 결국 전대통령의 내각제 개헌 시도는 양김의 반대와 함께 내부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4·13 호헌조치는 박철언 작품



노태우 전대통령이 4년 전 모 월간지를 통해 정리한 회고록에서 밝힌 내용과는 사뭇 다른 주장이다. 노 전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유럽에 가기 전에는 내각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없던 전대통령이 누구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강한 소신을 피력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면서 “하여튼 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내각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술회했다. 내각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노 전대통령은 다만 “호헌(護憲)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내각제로 급선회하는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나는 수동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다”고 밝혔다. 결국 내각제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고 1987년 4·13 호헌조치가 강행됐다. 당 대표로 취임할 때부터 호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노 전대통령의 바람대로 된 셈이다.

남 전차관 등 청와대 정무팀은 호헌조치에 크게 반대했지만 안기부의 힘에 밀리고 말았다.

“청와대 정무팀에서는 전부 다 반대했어요. ‘지금 시점에서 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다 들고 일어날 것이다’라고 전대통령에게 건의했어요. 정무팀에서 대안을 만들었는데, 꼭 해야 한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시일도 필요하고 이벤트도 필요하다. 지금부터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몇 개월 동안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하고 7~8월에 가서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죠. 그런데 결국 안기부 쪽 생각대로 진행되고 말았습니다. 안기부 박철언팀에서 추진했는데 정무에서 반대하니까 공보수석실로 넘겨서 홍보논리를 만들고, 대책도 세웠어요. 그 전에는 정무에서 다 했는데. 그것 때문에 난리가 났죠.”

4·13 호헌조치 이후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게 일었고 마침내 6·10항쟁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민정당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호헌을 철폐하고 직선제를 받아들이는 6·29선언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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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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