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무차별 특목고 설립 반대 교육기회 평등화 실현할 터”

  • 글: 김현미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khmzip@donga.com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무차별 특목고 설립 반대 교육기회 평등화 실현할 터”

2/5
-사실 TV과외로 사교육비를 잡겠다고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89년 과외금지 해제조치의 보완책으로 TV과외가 등장했을 때도 그해 대입 학력고사에서 TV과외 적중률이 70~80%라고 요란하게 선전했던 기억이 있고, 1997년이면 부총리께서 교육부 장관으로 계실 땐데 별도 과외 없이 위성과외방송만 시청해도 수능을 잘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과외로 과외를 막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 아닐까요.

“그렇지 않아요. 정부가 EBS 수능과 수능시험을 연계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1997년 한 번이었습니다. 그때 정황을 말씀드리면 공교롭게도 고건 총리, 안병영 교육부 장관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발표 후 곧 제가 그만두었고 고건 총리도 반년 만에 그만두셨거든요. 그래서 사실상 책임질 사람이 없었던 겁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도중에 바뀌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안 부총리는 이번만큼은 다를 거라 했다. EBS 수능효과가 단기간에 머물지 않고 e러닝(e-learning)체제로 가는 첫걸음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수능방송 시작 전에 조사를 해보니까 제법 열심히 듣는 학생이 56%나 됐어요. 반 정도는 이미 보고 있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주위에 마땅한 학원도 없고 교육여건이 열악한 소외지역일수록 EBS 의존도가 높았고요. 단기간이 아니라 2~3년 계속 관심을 갖고 EBS 수능강의에 참여했던 학교는 거의 예외 없이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EBS 수능에서 사이버 학습으로



-그러나 부총리께서도 EBS 수능강의는 일종의 ‘해열제’라고 했고, 수능방송이 2·17사교육비경감대책의 전부도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수능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내신 비중을 높이는 것이 기본방침이라고 했는데 현재는 본말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2·17대책을 발표할 때 분명히 e러닝 지원체제라고 했습니다. EBS 수능방송이나 인터넷 강의는 e러닝 학습의 한 부분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수학습센터를 키워서 사이버 가정학습 쪽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 이를 통해 공교육체제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제가 1997년 교육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멀티미디어지원센터를 마련했어요.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좋은 교수자료를, 학생들은 풍성하고 질 좋은 학습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7~8년 사이에 엄청나게 좋은 교수학습자료가 에듀넷 등에 탑재돼 있습니다. 에듀넷에만 약 50만개가 있고 시도교육청 교수학습자료센터에 있는 것까지 전부 보태면 270만개나 됩니다. 다만 수적으로는 늘었는데 부문별로 균형이 맞지 않고 제대로 분류되지 못해 검색이 쉽지 않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선생님들이 살아 있는 교수자료를 얻을 수 있고, 학생들도 수준별로 양질의 학습자료를 손쉽게 찾아갈 수가 있습니다. 정말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해지는 거죠. 이것이 생활화되면 굳이 학원에 갈 필요가 없고, 방송에 의존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이쪽에 더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들도 더 좋은 교육을 할 수 있고 학생들도 학교에서 좋은 강의를 듣겠지만, 보충이나 심화학습을 위해서는 스스로 사이버세계로 들어와서 이용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e러닝 학습체제가 교수학습방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온라인에서 시작했지만 오프라인의 공교육으로 이어지는 교수학습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건널목입니다. 우리가 정작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공교육의 내실화, 학교생활의 정상화, 교실혁명입니다.”

EBS 프로그램을 위성과 연결해 초중고 수업시간에 활용케 하고(과열과외 해소),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학교단위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생활기록부를 강화해 초중등 교육의 본질을 회복시키겠다는 게 1996년 안 장관이 직접 발표한 정책이었다. “시행착오가 따르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던 안 부총리가 8년 만에 다시 그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연 이번에는 성공할까.

0교시 수업은 자제해야

-하지만 EBS 수능강의와 함께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하기 위한 보충학습이 학교별로 과열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0교시 부활 등 무리한 보충수업이 한 교사의 죽음을 초래하기도 해 공교육의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입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부작용일까요.

“그 부분은 저희도 힘겹습니다. 사실 보충학습이나 자율학습을 확대하려면 마땅히 교원복지가 함께 개선되야 합니다. 그런데 전제조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일을 시작한 안타까움이 있어요. 선생님 수를 늘리고 수업시수 줄이고 보조교사를 확보하고 보수체계도 정비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자치부나 기획예산처와 합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지 못해서 굉장히 죄송합니다.

그리고 보충수업 부분은 시도교육청이 좀더 자율적으로 해결해 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0교시 수업, 야간 보충수업 이런 거 정말 안 했으면 좋겠고요. 자율학습도 10시 이후에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교육감님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이미 서울시와 충북에서는 이런 기본 입장을 천명해주셨어요. 조만간 수렴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5
글: 김현미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khmzip@donga.com
목록 닫기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무차별 특목고 설립 반대 교육기회 평등화 실현할 터”

댓글 창 닫기

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