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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보고

유엔 인권위원회 對北 결의문 내용과 전망

“강제낙태, 영아살해 중단하고 북한특별보고관 입국 허용하라”

  • 글: 허만호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 mhheo@knu.ac.kr

유엔 인권위원회 對北 결의문 내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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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입장 차이는 2000년 11월20일에 열린 유럽연합 총무위원회(General Council)에서 해소됐다. 유럽연합은 ‘인권상황을 개선시킬 것’ ‘북한 주민들이 외부의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 ‘외국의 NGO들이 만족할 만한 조건하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 등을 대북한 행동지침으로 채택했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북한당국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대화를 요청했으나 별 진전이 없었다. 프랑스는 북한에 여러 차례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유럽연합은 2002년 제58차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대북한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김정일의 서울 답방을 학수고대하던 김대중 정부는 이러한 유럽연합의 시도를 적극 만류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이제 막 서방세계에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유럽연합이 북한인권 결의안을 유엔에 상정하게 되면 북한은 다시 폐쇄·고립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북한에 좀더 시간을 주자’고 요청했다.

이에 유럽연합은 제 58차 유엔 인권위에서 북한이 유럽연합의 대화 요청에 건설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하면서 “차기 유엔 인권위를 비롯한 인권 관련 포럼에서 적절한 조치를 검토할 목적으로 북한인권 상황을 주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3 결의안은 미국 작품 아니다



2002년은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크게 부각된 해였다. 북한의 인권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북한 당국이 노력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유럽의회는 제59차 유엔 인권대회를 앞두고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결의안 상정을 내외에 천명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03년 3월 하순, 프랑스의 주도로 대북인권결의 초안이 작성되었다. 이 초안은 4월 둘째 주 유럽연합 회원국의 외무부 관리로 구성된 회원국가들 및 공동발기(Co-Sponsor) 국가들간의 논의를 거쳐 4월15일 완성됐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북인권결의(E/ CN.4/2003/L.31/Rev.1)에 대해 미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작스레 제안, 채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대로 대북인권결의는 유럽연합이 오랫동안 논의해온 사안을 스스로 매듭지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해 유엔 인권위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북한 인권상황을 총체적으로 지적하고 북한당국에 포괄적 기술협력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식량권 특별보고관’ ‘고문에 관한 특별보고관’ ‘종교적 불관용에 관한 특별보고관’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단’ ‘강제적 혹은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단’으로 하여금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사하여 제60회 유엔 인권위에서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한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북한과의 기술협력 방법을 찾기 위해 제네바 상주 북한대표부에 접근했다. 비에이라 데 멜루 고등판무관 서리(지난해 8월 이라크 바그다드 유엔본부 차량폭탄 테러로 사망)는 2003년 8월8일 기술협력에 대한 논의를 위해 북한대표부에 초대 서한을 보냈다. 데 멜루 서리는 이 서한에 ‘북한 정부는 실천 조치로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한 평가단을 초청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이 평가단이 북한을 실제 둘러보고 북한의 인권실태를 유엔 인권위에 보고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는 아무런 답변도 오지 않았다. 이에 인권고등판무관실은 2003년 12월16일 다시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인권고등판무관실은 2003년 11월 북한 정부대표단이 관련 위원회와 북한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대해 대화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당국이 인권보호 및 신장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력의 틀 속에서 인권고등판무관실의 활동에 협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2003년 12월30일 인권고등판무관실은 북한대표부로부터 ‘편지가 평양에 전달되었으며 북한 정부는 긴밀한 협력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답신을 받았다.

이와 같이 북한은 2003년 결의를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조치를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수년간 유엔이 요청해온 분야별 현장조사나 현안논의를 위한 관련 위원회, 특별보고관의 북한방문 요청에 대해서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2004년 4월 인권위원장(Chairman of the Human Rights Committee)과 한 명의 위원을 초청한 것이 북한정부의 유일한 협조다. 북한의 미온적 태도에 식량권 특별보고관 지글러씨(Jean Ziegler)는 제60차 인권위원회 회기 중에 북한정부를 향해 비정부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올해도 북한대표부는 결의안 초안 수령을 거부하면서 결의안 문안작성을 위한 유럽연합과의 논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결의안을 방치해 두다시피 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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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호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 mhheo@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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