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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환경재단 공동기획|‘환경 CEO’ 초대석

‘환경경영’ 개척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2500만 그루 나무 심고 폐지 사들여 제품 생산”

  •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환경경영’ 개척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2500만 그루 나무 심고 폐지 사들여 제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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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위기’라 말하는데, 저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수송 에너지를 일본보다 2배 이상 사용합니다. 수송 에너지만 반으로 줄여도 연간 13조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어요. 그러면 대기오염도 줄고 사람들도 건강해지죠. 국제적으로 환경지수가 높아지면서 관광객도 늘어나고요. 1석3∼4조의 기회인 거죠.”

“꼭 회사에 나와야 하나요?”

-옳은 말씀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줄이느냐가 문제겠죠.

“경기도 양평이나 분당, 수지 등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아주 드문 일이에요. 그러니 다들 차를 몰고 나와 도로는 막히고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지요. 우리나라는 하나의 권역이 너무나 커요. 환경설계 없이 도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선진국은 모든 시설이 15분 이내로 오갈 수 있게끔 위치해 있어요. 우리도 이젠 변할 것입니다. 행정도시가 새롭게 들어서면 인구가 어느 정도 분산될 것이고, 30년 가까이 된 낡은 건물을 재건축하면서 환경을 고려해 설계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런데 모든 직원이 꼭 출근해서 일해야 하나요? 가령 디자이너라면 굳이 회사에 나올 필요 없이 집에서 디자인해서 이메일로 보내줘도 되잖습니까. 그러면 수송 에너지가 100% 줄어드는 거죠. 꼭 출퇴근해야 한다는 생각은 재래식, 군대식 사고예요. 디지털 시대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죠.”



-그렇다면 유한킴벌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송 에너지를 줄이고 있습니까.

“우선 본사 사무직은 이른바 버추얼(virtual) 근무 시스템이에요. 꼭 회사에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죠. 재택근무, 원격근무, 현장근무를 기본으로 합니다. 회사에는 꼭 나와서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만 나와요. 물론 생산직은 사정이 좀 다르지만, 수송 에너지는 많이 들지 않아요. 공장이 군포, 김천, 대전에 있는데, 근로자들이 대다수 공장 근처에 살거든요. 거기에다 4조 2교대 근무 시스템을 도입해 출근일수를 줄였습니다. 그러니 수송 에너지가 확 줄어들지 않겠어요?”

유한킴벌리 공장의 4조 2교대 근무 시스템은 청와대에서 벤치마킹하겠다고 했을 만큼 유명하다. 전 직원이 4조로 나뉘어 주야간 교대로 4일(하루 12시간) 일하고 4일 쉬는 시스템이다(주간근무 후 1일은 교육). 3조 3교대 근무를 적용하는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인력이 25% 더 많다. 또 근로자 1명의 연간 근무일수는 180일로 크게 줄었지만 공장 가동일수는 오히려 260일에서 350일로 늘어나 생산성이 30% 가량 높아졌다.

“기계를 쉬게 하면 그만큼 낭비입니다. 토지, 건물, 기계에 대한 투자는 적게 하지만, 필요해서 들여온 것들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또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청정 에너지,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름 1ℓ로 36km를 운행할 수 있어요. 하지만 국내 차는 10km 내외라고 하죠. 3분의 1밖에 못 가니까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습니다.

그런데 인재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수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주 56시간 이상, 연간 2800시간 이상 초장시간 근무하는 근로자가 290만명에 이릅니다. 주 44시간 이상, 연간 2200시간 근무하는 장시간 근로자도 추가로 630만명이나 되지요. 이들의 과로로 치러야 하는 대가는 심각해요. 산업 재해자나 산재 사망자가 나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죠. 이 역시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낭비’예요. 이렇게 피로한 근로자들에게 어떤 새 기술을 기대할 수 있겠어요.

또한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평생학습을 시켜줘야 합니다. 그런데 주 6일 근무하고 일요일 하루 쉬는데, 그날 교육받으라고 하면 직원들이 제대로 받겠어요? 하지만 우리 회사는 4일이나 쉬기 때문에 그중 하루는 교육받을 수 있는 거죠. 필수는 아니지만 사내교육이 직무역량을 높이거나 교양을 쌓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직원 대다수가 교육을 받습니다. 직무교육의 경우 심화과정까지 잘 갖춰져 교육과정만 마치면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교양교육도 커리큘럼이 무척 다양하고요. 또 교육을 들으면 당일 수당도 받고, 근무 관련 자격증을 따면 월급이 올라가죠. 그러니 참여할 수밖에요. 참여율이 가장 낮은 공장은 84%이고 높은 곳은 90%가 넘어요. 이것이 바로 사람중심의 건강과 평생학습 체제이자 21세기형 뉴 패러다임 경영이죠.”

유한킴벌리가 4조 2교대제를 도입한 이후 매출액은 1996년 3447억원에서 2004년 7227억원으로, 순수익도 144억원에서 90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또 이직률은 2000년 이후 0%에 가까워졌으며, 생산성도 합작 파트너인 킴벌리클라크가 운영중인 세계 156개 사업장 중 1위다. 유아용품의 경우 생산성이 2003년 기준 시간당 3만6300개로 호주 공장의 2배에 가깝다. 공부 시간이 많아진 근로자들이 공정과 제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아이디어를 많이 낸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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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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