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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특강

어학연수 다녀온 자녀 ‘애프터케어’ 가이드

‘영어 킵업’ ‘컬처쇼크 예방’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글: 장옥경 자유기고가 writerja@hanmail.net

어학연수 다녀온 자녀 ‘애프터케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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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ESL 교사로 일했던, ‘조기유학 알고 보내자’의 저자 홍현주(42)씨는 “많은 학부모가 자녀에게 영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를 주기 위해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보내지만, 현지의 경험에 비춰 보면 용단을 내린 만큼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학부모들 중 대다수가 자녀가 외국학교 생활을 흡족해한다고 말합니다. 주된 이유는 수업량이 적고 교사가 친절하기 때문인데, 과연 그럴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은 수준별 학습을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생의 경우 영어를 못하는 유학생은 영어 읽기 과목이나 사회시간에 ESL이라는 특별수업을 받으러 다른 반으로 가게 됩니다. 중·고교생이라면 아예 ESL을 의무 교과로 택하게 돼 있고요. 교사들이 유학생들에게 과중한 공부를 시킬 리 있겠습니까? 그러니 처음 외국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수업량이 적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ESL 수업의 목적은 외국 학생들이 영어를 빨리 익혀 본 수업을 따라잡도록 만드는 것. 그런데 요즘 1~2년 단기 유학을 오는 한국 학생이 많아지자 이들을 가르쳐본 ESL 교사들은 한국 학생들을 굳이 고달프게 가르쳐서 본 수업에 넣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여기게 됐다. 영어를 곧잘 할 때쯤이면 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ESL 수업은 외국 학생들이 본 수업에서 받는 압박감을 덜고 쉬어가는 곳(shelter)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상당수 교사들이 수업을 부담 없이 즐겁게 진행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물론 피나는 노력으로 본 수업에 들어가 영어로 그 나라의 문학작품, 역사,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성공사례에 불과하다는 것.

“‘영어를 잘한다’는 말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들보다 영어를 더 잘 구사하기 때문에 자녀의 영어실력에 흡족해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여기엔 오류가 있습니다. 단기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은 생활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늘 쓰는 말만 되풀이하거나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에겐 그저 종알종알 떠드는 모습이 신통하게 보이지만, 잘 들어보면 틀린 영어를 하는 경우가 빈번해요.”



홍씨는 그래도 이런 경우는 ‘소득이 있는 연수’라고 말한다. 지나치게 수줍어 하거나 완벽주의 성격을 타고난 학생들은 연수기간에 영어 실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웬만큼 자신 있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아, 영어를 듣거나 읽고 이해는 하지만 부모가 바라는 대로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지 못한다는 것.

“영어는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점차 실리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소설이나 수필을 읽고 감상하는 일은 비효율적이라고 여겨 대학에서도 문학작품 수업보다는 토익, 신문, 영화 등 실용 영어 과목이 인기예요. 항상 전공분야의 새로운 정보에 뒤처지지 않도록 영어 원문 자료를 읽고,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영문 편지를 몇 줄이라도 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업무가 많은 요즘, 영어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읽고 쓰는 종합적인 능력을 배양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킵업(keep up)’이 필요한 이유

이화여대 교양연구실 강사이자 토스 잉글리시 교육본부장인 박경난(39)씨도 꾸준한 영어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어학연수를 갔다 왔는가, 외국에서 몇 년을 살다 왔는가, 가서 한국 사람들과 얼마나 접촉했는가, 어떤 환경에서 얼마만큼 영어를 습득했는가에 따라 영어 구사력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말을 전혀 못할 정도로 영어를 잘하는 아이라고 해도 꾸준히 ‘킵업(keep up)’을 해줘야 합니다. 가령 갓난아기 때 미국에 가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왔다면 그 아이는 아무리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초등학교 3학년의 언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구사하는 고급 영어를 하려면 보완할 점이 많죠.”

우리나라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제 아무리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훌륭하게 한국말을 구사한다고 해도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어휘나 이해력에는 못 미치는 것과 같다. 영어교육의 목표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녀가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목표라면 귀국한 후에도 ‘킵업’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우리나라 중·고 영어시험을 잘 치르게 하는 정도라면 영어 유지 학습 정도로 충분해요. 한국의 수능 영어시험은 원어민 수준에서 보면 미국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이죠. 하지만 토플, 대학 진학, 비즈니스까지 확대해 본다면 단순히 유지 차원에 그쳐선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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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옥경 자유기고가 writer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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