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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특산품 ⑤

약초, 산채 먹고 자란 건강식품 울릉도 약소(藥牛)

씹을수록 고들고들한 육질, 소 되새김질 하듯 먹어야 제맛

  • 글·사진: 양영훈 여행작가 travelmaker@empal.com

약초, 산채 먹고 자란 건강식품 울릉도 약소(藥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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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전호는 천식과 거담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독활은 근육과 관절의 무기력증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복분자’라고도 하는 산딸기는 신장기능과 허약체질의 개선뿐만 아니라 간기능의 활성화를 돕는다. 주로 봄철에 약소의 먹이가 되는 미역취는 황달이나 각종 염증의 치료와 이뇨작용을 돕는다. 그리고 한겨울에도 푸른 상록활엽수인 보리수와 송악이 많아서 소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보리수는 장염과 결석의 치료제로 쓰이며, 송악은 간염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안면마비증의 치료와 피부조직의 재생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엉겅퀴는 고혈압과 신경통에 효험이 있고, 호장근은 혈액순환의 개선과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약초다. 울릉도의 소는 섬 전역에 지천으로 돋아난 이 약초를 뜯어먹고 자란다. 그러니 고기 자체도 약이나 다름없다고 해서 ‘약소(藥牛)’라는 이름이 붙었다.

울릉도의 여러 약초 가운데서도 소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울릉도의 특산식물인 섬바디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섬바디는 ‘돼지풀’로도 불린다. 위암, 자궁암, 대장암 등의 암세포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약초로도 알려져 있다. 섬바디의 줄기를 쪼개면 우유처럼 하얀 즙이 흘러나오는데, ‘풀에서 나는 우유’라 불리는 이 즙 때문에 소가 유달리 섬바디를 좋아한다.

그래서 한때는 울릉도 최대의 평지인 나리분지를 비롯한 섬 곳곳에 섬바디밭이 조성되기도 했다. 지금도 울릉도 전역의 산비탈과 들에는 섬바디가 흔하게 눈에 띈다. 섬바디가 무성하게 자라는 3∼11월에는 낫 하나만 들고 나서면 금세 한 짐을 베어올 수 있을 정도다.

야생식물을 주사료로



울릉약소 작목반의 박용수(62) 회장에 따르면 울릉약소는 대체로 3단계의 사육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먼저 생후 8개월까지의 초기에는 섬바디 같은 풀을 많이 먹인다. 그리고 소가 뼈를 키우는 시기인 중기에는 배합사료를 먹이되, 그 양은 육지 소의 30%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도축하기 6개월 전부터는 섬바디 같은 목초와 사료를 무제한으로 먹여서 살을 찌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사육된 거세(去勢) 수소는 몸무게가 약 700kg, 두 번 이상 출산한 암소는 600kg쯤에 이르면 도축한다.

울릉약소의 가장 큰 특징은 섬 전역에 자생하는 야생식물을 먹여 키운다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풀만 먹이면 고급육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고급육의 필수조건이랄 수 있는 마블링, 즉 근내 지방층이 생기지 않고 육질도 질겨진다는 것이다. 맛도 좋고 보기도 좋은 최상급 고기는 맑은 선홍빛의 근육 속에 눈꽃처럼 하얀 마블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마지막 비육(肥肉) 단계에서 곡물사료를 많이 먹여야 한다.

울릉약소의 맛과 품질을 탁월하게 만드는 조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울릉도의 물이다.

울릉도는 신생대 3기말에서 4기초 사이인 250만년 전쯤에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그래서 섬 전체가 치밀하고 단단한 조면암과 화산쇄설암(火山碎屑岩·화산폭발 당시의 분출물이 퇴적하여 굳어진 암석)으로 뒤덮여 있다. 조면암과 화산쇄설암, 그리고 우리나라 유일의 원시림인 성인봉 일대 천연숲은 물을 머금었다가 천천히 내보내는 스펀지 기능을 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울릉도 주민들은 물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다. 맑고 시원한 물이 늘 흐르는 하천만도 죽암, 태하천, 남양천, 저동천 등을 포함해 10여 곳이나 된다.

단순히 수량만 풍부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울릉도만큼 물맛이 좋은 곳도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울릉도의 조면암은 제주도의 현무암과 같은 화산암이면서도 조직이 훨씬 치밀하고 단단해서 땅속으로 흐르는 물을 완벽하게 정화해주는 필터 구실을 한다.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낸 울릉도의 물은 무미, 무색, 무취의 완벽한 천연 미네랄 워터. 그래서 울릉도 주민들은 물 걱정을 전혀 하지 않을뿐더러 돈 주고 생수를 사 먹는 일도 거의 없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이구동성으로 울릉도의 물맛을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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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양영훈 여행작가 travelmake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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