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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 ②

이명박 서울시장

외향화한 ‘내향적 사고형’… 책임감, 도전의식 강하지만 독선 빠지기 쉬워

  • 김종석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장 mdjskim@naver.com

이명박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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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행복은 소득만이 전부가 아니며 문화와 환경이 뒷받침돼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저 사람은 아마 취미도 없을 거야. 일이 취미일 거야’라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는 취미생활을 철저히 즐기는 스타일이다. 틈나는 대로 클래식 음악을 듣고 골프와 테니스도 즐겨 친다. 런던 출장 중에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영국 로열발레단 공연을 보기 위해 파리에 갔다 밤늦게 돌아온 적도 있을 만큼 발레를 좋아한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은 ‘일이 취미이며 일이 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비즈니스나 정치를 하면서 각국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그 나라의 문화를 모르면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성공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에티켓 같은 것이라고 여긴다.

내향적 사고형은 분석적·논리적이며 치밀하여 매사에 빈틈없이 일처리를 한다. 현대건설이 1965년 태국의 파타니 나리티왓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할 때 이명박은 적자가 날 것을 알아채고 정주영에게 직언을 했다.

“일개 말단 경리사원으로 공사 윤곽이나 진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볼 수 없고 전체 원가를 계산해볼 기회가 없어 단정할 순 없지만, 제가 어림짐작해볼 때 이 공사는 밑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손해가 크게 늘어날 것 같아 걱정입니다. 혹시 알고 계시는지요?”

그후 그는 자료를 총동원해 집계를 내고 문제점까지 추가하여 손해가 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 보고서대로 현대건설은 당시 1년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결국 당시 경리과장과 관리부장은 소환당했고, 이명박은 책임지고 공사를 잘 마무리했다. 이 일을 계기로 정주영의 신임을 얻게 됐다.



“딱 한 번만 도와주시오”

내향적 사고형은 겉으로는 냉정하고 가까이 하기 힘들어 보이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따뜻하고 인정이 많다. 이명박이 태국 고속도로 현장에서 경리로 일할 때 최씨라고 하는 현장 십장이 있었다. 그는 작업 지시에 반발하는 태국인들로부터 총격을 당했다. 최씨는 숨을 거두기 전 이명박에게 “이 경리는 회사에서 큰일을 하게 될 거요. 그때 내 가족이 찾아가거든 모른다 하지 말고 딱 한 번만 도와주시오”라고 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어느 날, 사장이 된 그에게 최씨의 부인이 찾아왔다. 부인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딱 한 번만 그를 찾아가보라’고 남편이 보낸 편지 한 장을 꺼내 보였다. 홀몸으로 자식을 공부시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시켰지만 아무 곳에도 취직이 되지 않자 찾아온 것이었다. 그는 최씨의 아들을 현대건설에 입사시켜 해외 건설현장으로 보냈다.

한편 내향적 사고형은 감정 표현이 부족해 친화력이 모자란다는 단점이 있다. 이명박을 접해본 일부 사람들은 그가 차갑고 인간미가 없다고 한다. 그가 중기사업소에 근무하던 시절 임 사장이라는 납품업체 대표가 추석이라고 중기사업소 전 직원에게 와이셔츠 한 벌씩 돌렸다. 그러나 이명박은 총무과에 지시해 와이셔츠를 모두 회수해 돌려보냈다. 와이셔츠를 되돌려받은 임 사장은 이명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차장에게선 찬바람이 나요. 내 생각에 이 차장은 부장도 빨리 될 것 같소. 그런데 그렇게 곧이곧대로 해서 과연 중역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완벽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훈훈한 인정과 덕이 없으면 큰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융통성이 없으면 기계나 다름없지요.”

그는 현실주의자다. 현대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에게 “적성을 바꾸라.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다, 안 맞다 판단하지 말고 여러분의 적성을 일에 맞추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내 방식이 침대에 몸을 맞추라는, 권위적이고 비과학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한 개인에게 적성에 맞는 일만을 주지는 않는다. 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만 찾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그 넓은 간격을 메우는 고통스러운 노력보다는, 자신의 적성을 앞에 있는 일에 맞게 바꾸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게 현실이다.”

그가 현대건설 면접시험을 볼 때의 일이다. 정주영은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느닷없이 “건설이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지만 이명박은 저도 모르게 “창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왜 그런가?”라고 다시 묻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정주영은 “그 사람, 말은 잘 하는구먼” 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이명박은 내향적 사고형인 동시에 내향적 감각형이다. 내향적 감각형은 눈치가 빠르고 현실을 잘 파악해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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