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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2006년 8월

“희생과 감동 사라지고 ‘웰빙’과 성명서만 남았다”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전교조,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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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철수 외치는 전교조 통일觀, 사회를 더 보수적으로 만든다”
  • “요즘 같아선 촌지 요구하는 선생이 차라리 낫다”
  • 1990년대 후반 이후 ‘교육민주화’에서 ‘反신자유주의’로 목표 수정
  • 교사 46.4% “신자유주의 잘 모른다”
  • “천박한 평등주의 요구하며 교사 부담은 사사건건 거부”
  • “전교조 활동가, 집행부 지침 없인 움직이지 않는다”
  • 전교조 “5∼6년 뒤에는 우리의 가치가 옳다고 판명될 것”
전교조, 2006년 8월
사면초가(四面楚歌). 최근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당한 말이 있을까. 한때 9만3000명에 달하던 조합원 수가 9만명 밑으로 감소한 거야 젊은층에 확산된,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으려 하는 개인주의 성향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지난해 반(反)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동영상 자료에 이은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학교 자료집 사건과 7·31 교육위원 선거에서의 부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교사직을 상실할지 모르는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의 처지까지. 언론을 통해 전교조를 접하는 교사와 학부모의 마음은 불편하다.

그런데 교사와 학부모를 더욱 심란하게 만드는 건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전교조의 태도다. 17대 총선 당시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하고 특정 정당을 지지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장혜옥 위원장에 대해 8월11일 벌금 100만원이 선고되자 전교조는 ‘이성 잃은 판결, 명백한 전교조 탄압’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지금 이 땅의 보수세력은 두 번의 대선에서 집권에 실패한 뒤 개혁·진보세력의 성장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차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의 광범위한 결집과 개혁·진보세력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걸림돌이 될 만한 모든 세력·단체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사전에 짓밟아두겠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을 동원한 개혁·진보세력 때리기에 집요함을 보이더니, 이제는 전교조 집행 간부들에 대하여 이성 잃은 판결을 강행한 것이다.”

언론의 불순한 의도?

전교조는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부산지부 조합원 20여 명이 북한역사책 ‘현대조선력사’의 일부분을 그대로 발췌한 자료집으로 세미나를 열었다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7월26일자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전교조측은 “부산지부 통일학교 자료집에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7·31 교육위원 선거 직전 양 신문사에서, 그것도 같은 날 10개월 전 일을 들춰내 전교조를 친북단체인 양 보도한 것은 교육위원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先軍정치를 이해하자’

전교조 이민숙 대변인은 문제가 된 자료에 대해 “2003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남북교사교류사업을 통해 북한을 방문하고 온 교사들이 남한과 북한의 형편이 크게 차이 나는 이유를 궁금해하던 중 2005년 10월에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위원회가 주관하여 소규모의 세미나를 열었다”며 ‘북한 자체의 역사 인식은 어떠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 1983년 북한이 펴낸 ‘현대조선력사’를 활용했고, 세미나 자료에는 명기하지 않았지만 토론 당시에는 출처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 자료가 “단순히 남북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고,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통일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참여한 것이 아니라 교과목과 무관하게 북한과 통일 문제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교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낼 수 없는 건 전교조의 통일 관련 자료들에서 나타나는 대북(對北) 인식이 그간 전교조가 보여온 우리 과거사에 대한 부정, 정권에 대한 불신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전교조의 한 지부에서 지난해 평양유적참관사업을 안내하며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취지를 설명해놓은 대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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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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