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성욕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그로부터 한 달여 뒤 미국 기업인 ‘비걸로 항공우주’는 러시아 야스니 발사기지에서 우주정거장인 ‘제네시스 1’을 발사했다. 제네시스 1은 2008년 본격 유인 우주정거장인 ‘갤럭시’ 발사에 앞선 실험용. ‘비걸로 항공우주’는 ‘갤럭시’를 ‘우주호텔’로 만들 방침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우주를 터전 삼아 살 수 있을까.
최근 미국에서 ‘우주 프런티어재단’ 주최로 열린 ‘새로운 우주 2006’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인류가 장기적으로 우주 개척에 나서려면 우주에서의 섹스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생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공간에서는 섹스가 거의 불가능하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혈압이 낮아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멀미가 나므로 다양한 동작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땀과 침 등 체액이 증발하지 않고 우주 공간에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몸이 쉬 더워지고 축축해진다. 우주여행과 양자물리학에 로맨스를 가미한 소설 ‘비행(Flight)’의 저자인 배너 본타는 남편과 함께 무중력 비행 시뮬레이션을 경험한 뒤 “키스조차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설사 섹스를 할 수 있다 해도 문제가 뒤따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내과의인 짐 로건 박사는 “지금까지의 동물 연구에 따르면 무중력 상태는 태아의 발육에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무중력 상태에서 임신한 쥐와 태아를 관찰한 결과 13~17%의 태아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했고, 신경체계와 면역체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사실 우주에서의 섹스는 로맨스라기보다는 생존의 문제다. 당장 우주인이 우주에 장기간 머물 경우 성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2004년 4월 영국에서 열린 우주과학 심포지엄에서도 NASA가 계획하고 있는 화성 유인 우주비행에서 승무원들의 성욕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계획대로라면 6~8명의 승무원이 최소 30개월간 폐쇄된 우주선에서 지내야 한다.
현재 NASA 규정에 우주인의 섹스를 금하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섹스를 할 경우 우주 비행사들 사이에 감정적인 균열이 생겨 집단생활이 어려워질 소지가 다분하다.
몇 년 전 한 작가는 NASA가 비밀리에 우주비행사에게 섹스를 시험해보도록 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현재 NASA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묻지도, 얘기하지도 말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