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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비자금 여권 유입 說’은 허위?

진정인 김성래(전 썬앤문그룹 부회장), 옥중 편지에서 ‘말바꾸기’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mshue@donga.com

‘60억 비자금 여권 유입 說’은 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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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래 전 부회장은 편지에서 “이 통장은 문병욱 회장의 차명계좌 통장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 한 관계자가 계좌추적을 요구했으나 좌절된 통장이 이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2004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 당시 특검 관계자가 ‘썬앤문 게이트’와 관련해 이 계좌를 조사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이 계좌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핵심 규명대상은 ▲계좌 개설자 ▲(차명계좌라면) 실제 돈을 입출금하며 사용한 사람 ▲입금된 돈의 출처와 출금된 돈의 사용처다.

우선 ‘계좌 개설자’ 및 ‘실제 사용자’와 관련해 문병욱 회장의 한 측근은 “(주)P사측이 이 계좌의 주인이다. P사 소속 J씨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 회장 측근에 따르면 “2002년쯤부터 대농 인수를 추진하면서 문 회장, 김 전 부회장 모두 J씨와 서로 알고 지내게 됐다”고 한다.

한 지점서 60억을 현금 출금?

“문 회장이 사업 건으로 만나게 된 J씨로부터 이 통장을 건네받아 차명계좌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문 회장 측근은 “이 계좌는 김성래 전 부회장이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김 전 부회장이 복사본을 갖고 있는 것이 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복사본에 따르면 계좌내역을 조회한 시점은 2004년 6월4일 16시55분이다. 이 시기 김 전 부회장은 수감 상태였기 때문에 누군가 대신 계좌 내역을 조회해 그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누가, 왜 계좌 내역을 출력해 전달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입금된 돈의 출처와 출금된 돈의 사용처’ 문제의 경우 우선 복사본에는 이 계좌에서 자동이체로 빠져나간 돈이 입금된 상대 계좌번호 3개가 기록돼 있다. 이들 이체 상대 계좌의 주인을 찾는 것은 돈의 사용처 규명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대목은 2003년 2월21일 해당 은행 역삼동 지점에서 ‘현금출금’ 형식으로 빠져나간 60억원의 행방이다. 60억원을 말 그대로 현금으로 출금할 경우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은행 한 지점에 60억원이라는 현찰이 비치되어 있는지 의문이다. 60억원은, 1만원권으로 담으려면 사과 상자 수십 개가 필요할 만큼 부피가 크고 무게도 엄청나다. 수송하기 위해선 트럭이 동원돼야 한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이 계좌 복사본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지폐로 출금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장 간편하고 일상적인 방법은 수표로 인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실제로는 A계좌에서 B계좌로 자동이체를 한 것임에도 전산 기록상에는 ‘현금 출금’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현찰로 인출한 것이 아니라면 검찰이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병욱 회장 측근은 “김 전 부회장이 제시한 것은 원본이 아닌 복사본이다. 신뢰성이 떨어지므로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래 전 부회장은 인출된 60억원이 문 회장의 비자금이라고 주장하면서 최근 검찰에서 “일부는 정치권 실세에게 건네졌고 일부는 농협측에 전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60억원이 인출된 2월21일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일 직전(4일 전)이긴 하다.

‘편지’와 ‘검찰 진술’ 달라진 듯

그러나 김 전 부회장은 옥중 편지에선 60억원의 사용처와 관련해 “농협 가압류 해지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전 부회장의 편지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문병욱 회장의 차명계좌 통장입니다. 당시 문 회장은 현금이 총 60억원뿐이었습니다. 60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한 출처만 계좌 추적해, 문 회장과 농협 한 간부가 합의금으로 주고받은 사실만 나오면 저는 무죄로 석방될 수 있습니다.

2003년 3월17~20일 농협 간부와 문 회장 사이에 합의가 됐습니다. 2003년 3월14일 밤 10시 저와 문병욱 회장이 통화할 때 문병욱 회장은 ‘농협에 삼분의 일을 지급해야 양평TPC 골프장(문병욱 회장 소유 썬앤문 그룹측이 운영하는 골프장)의 가압류를 해지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농협은 115억3200만원을 다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50억~60억원을 받고 합의를 하였기에 가압류를 해지해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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