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호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재건사업 황금시장 외면, 특정업체만 활보”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입력2006-09-13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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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돈 버는 일엔 관심 없고, 돈 쓰는 데만 신경”
    • 교민 출입은 막으면서 삼미건설·수자원공사 직원은 제지 안 해
    • 자이툰 부대 보급차량, 테러에 무방비?
    • 중국, 터키,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재건사업 싹쓸이
    • 파병 반대했던 국회의원들 “이젠 국익 차원에서 고려를…”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아르빌 시티센터 내 신도시 건설을 알리는 광고판. 한국기업엔 ‘그림의 떡’이다.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는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 가까워지자 군용 비행기는 갑자기 요동을 쳤다. 군 관계자는 “적군의 미사일이 우리를 겨누고 있을지 몰라 레이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술비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제야 전쟁터에 온 것을 실감했다.

    그러나 아르빌에 도착해 시내를 둘러보면서 상공에서 느꼈던 불안함은 말끔하게 사라졌다. 한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주민들은 손을 흔들며 반가워했고,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더없이 평화스러워 보였다. 안 교수는 “방문자를 위해 일부러 연출하려고 해도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다”며 “더구나 곳곳에 공사현장이 있어 전쟁터란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르빌에 체류하다가 귀국한 A씨는 좀더 다양한 현지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르빌은 전통적으로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쿠르드족에게 못살게 굴었던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자 곳곳에서 재건 바람이 불고 있다. 후세인의 탄압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던 수많은 쿠르드족 주민이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해 그동안 번 돈을 집 짓는 데 쓰고 있다. 이래저래 공사가 많다는 얘기였다.

    중국, 터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은 이런 수요를 보고 일찌감치 진출했다. 아르빌의 통신사업은 중국 기업이 맡았다. 아르빌 위쪽 다후크 지역의 석유시추공사 현장에는 네덜란드 기업이 들어가 있다. 터키와 이탈리아 기업들은 아르빌 시내 도로공사를 벌이고 있다. 아르빌에서 남동쪽으로 수백 km 떨어진 술라이마니아주(州)에선 오래전부터 한국 기업의 진출을 요청했지만, 우리 쪽에서 응답하지 않아 다른 나라에 기회가 돌아갔다. 안인해 교수가 목격한 공사현장에 한국인은 없었다.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 진출해 ‘오일 머니’를 벌어들이지 않는 것은 우리 정부의 통제 때문이다. 2004년 김선일씨가 이라크 내 테러단체에 피살당하자 정부는 모든 민간인의 이라크 출입을 막았다. 이런 사건이 이어지면 여론이 자이툰 부대의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누군 붙잡고, 누군 내버려두고…

    그러나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안전이 문제라면 왜 다른 나라 기업들은 자유롭게 진출하고 있냐는 것이다. 둘째, 자이툰 부대에서도 한국 기업의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정승조 자이툰 부대 사단장은 아르빌을 방문한 기자단에게 “한국 기업의 진출이 저조해 파병효과를 누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셋째, 정부가 민간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지만, 삼미건설은 자이툰 부대 안팎을 자유롭게 다니며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발주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아르빌의 한 주민은 “정부가 돈 쓰는 일에만 관심이 있고,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렇듯 납득하기 어려운 정부의 통제에 현지 교포 사업가들은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누군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두고, 누구는 반찬거리 사러 나갈 때도 군의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 현지 주민 한 사람과 연락이 닿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다.

    ▼ 어디에 거주하나.

    “자이툰 부대 안에서 생활한다. 그전에는 부대 밖에서 살았는데, 위험하다며 교민들을 모두 부대 안으로 불러들였다. 처음엔 그냥 다 해줄 것처럼 얘기하더니 올해 초부터 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부터 전기세를 받기 시작했다. 밖에서 살겠다는 사람들을 강제로 불러들였으면 전기는 공급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 아르빌엔 어떤 계기로 왔나.

    “중동에서 오랫동안 사업하다 2004년 말 자이툰 부대의 요청으로 부대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이주했다. 전 재산을 처분하고 왔다.”

    ▼ 아르빌에 건설사업이 한창이라는데.

    “대형 백화점, 도로공사 등 엄청나다. 그러다 보니 전자제품 수요도 많고, 한국의 기아차는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못 사는 인기품목이다.”

    ▼ 아르빌 정부가 무슨 돈으로 재건사업을 벌이고 있나.

    “이라크 주정부에서 예산의 15%를 아르빌에 재건비로 주고 있다. 미군에서 나온 돈도 많다고 들었다.”

    ▼ 김선일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안전을 위해 한국민의 이라크 출입을 막는 것은 수긍할 만한 일 아닌가.

    “안전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현지에 살아보면 이해 안 가는 대목이 많다. 한국 정부의 돈을 쓰는 공사 인부들은 아무런 제지 없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둔다. 수자원공사나 삼미건설 직원들이 그렇다. 그런데 우리처럼 돈을 벌기 위해 나가려는 사람들은 붙잡는다. 아르빌 공항 관련 공사계약을 땄는데, 정부의 통제로 계약을 취소한 적도 있다. 2004년 현대건설이 키르쿠크에서 2억5000만달러짜리 송전탑 공사계약을 땄지만, 아직 공사를 못하고 있는 것도 정부가 막아서 그런 것으로 안다.”

    ▼ 현대건설측은 파트너인 미국의 벡텔사가 안전을 이유로 잠시 공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 벡텔은 지금 이라크 전역에서 공사하고 있다.”

    ▼ 주민들은 자유로운가.

    “심지어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에 가는 것도 현지 대사관의 승인을 받고 부대에 승인증을 보여줘야 나갈 수 있다. 그마저 두 시간 이상은 안 된다.

    또 바깥에 나갈 때는 현지에서 고용한 경호원 4∼5명을 대동해야 한다. 차라리 경호원 없이 나가는 게 훨씬 안전할 것 같다. 장바구니 들고 시장 가는데 4∼5명이 둘러싼다고 생각해보라. 오히려 타깃이 되지 않겠는가.”

    “이젠 지쳤다”

    ▼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

    “말이 좋아 ‘경호원’이지, 아르빌에서 택시 운전하던 사람, 장사하던 사람들이다. 경호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토록 주민의 안전을 생각한다면서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경호원이라고 붙여주는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자이툰 부대의 책임 회피다. 그리고 이것도 국민 세금으로 나가는 돈이다. 수많은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갔지만, 자국민 보호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그저 사진이나 찍고 가면 그만이다. 한국 교민을 찾아온 사람도 없었다.”

    ▼ 테러 위험은 없나.

    “내가 아는 한 아르빌에선 없다. 쿠르드족 내분 때문에 사건이 터진 경우는 있지만, 외국인을 목표로 한 테러는 없었다. 쿠르드족과 아랍인은 육안으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만약 아랍인이 방문허가증 없이 쿠르드족이 사는 지역으로 들어올 경우 경찰에 즉시 체포된다. 아랍인이 테러를 자행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아르빌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촌. 아르빌 시티센터지역에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시내 중심가 시장을 주민들이 오가고 있다.

    ▼ 아직도 부대에서 발주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가.

    “요즘엔 하지 않는다. 미국은 파병지에 건설 프로젝트가 생기면 우선 미국 건설회사들을 상대로 입찰한다. 공사를 낙찰한 업체는 현지 주민을 고용해 일을 진행한다. 이게 관례다. 그러나 우린 어찌된 영문인지 한국 업체나 외국 업체 구별 없이 입찰에 참여시킨다. 자이툰 부대에 물어보면 ‘규정에 차별을 두지 말라고 돼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온 군대인지 모르겠다.

    경쟁을 시킨다는 취지는 인정한다고 치자. 그러나 한국 기업은 밖에 나가기가 힘들어 공사 자재를 구하기도 힘들다. 한국 업체의 발을 묶어놓고 외국 업체와 공정한 경쟁이 되겠는가. 대사관에 항의하면 부대 관계자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부대에 항의하면 대사관에 물어보라고 떠넘긴다. 이젠 지쳤다.”

    ▼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잘 도와주는가.

    “어느 날은 대사관에서 불러서 간 적이 있다. 대사관 직원이 나더러 ‘이제 아르빌에 일이 없으니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데나 가라’고 하더라. 하도 화가 나서 욕을 했다. 우리더러 죽으라고 하는데 무슨 말을 못 하겠는가.”

    중동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했고, 자이툰 부대의 보급품 수송에 관여한 B씨는 기자에게 ‘자이툰 부대의 문제점’이라며 한 가지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의 증언을 통해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안전’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 자이툰 부대의 문제점이라는 게 뭔가.

    “주둔 부대의 생명은 보급로다. 보급로를 지키지 못하면 전투에서 진다. 자이툰 부대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취약하다.”

    한국군 보급로가 위험하다

    ▼ 구체적인 경로는.

    “세 가지 경로로 자이툰 부대에 물품을 반입한다. 재향군인회는 라면, 쌀, 식수, 빵 등을 공급하고, 축협이 고기, 소스, 달걀 등을 담당한다. GKNS라는 곳은 채소류, 청과, 김치, 생선, 건어물 등을 공급한다. 현지에서 구입하는 몇 가지를 빼놓고는 대부분 터키를 통해 육로로 운반한다.”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 운반 거리는 얼마나 되나.

    “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23시간 걸린다. 1000km는 될 것 같다.”

    ▼ 보급로가 취약하다는 게 무슨 뜻인가.

    “터키에서 자이툰 부대까지 보급품을 싣고 가는 차량에 안전요원이 동승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터키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들어오면 트럭 운전사와 통신이 두절된다. 이라크로 들어오면서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경에서 아르빌까지 250km는 되는데, 하루나 이틀씩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만약 이때 테러단체가 보급품에 독약이라도 풀면 큰일난다.

    미군의 경우 터키와 이라크 국경에 미군을 상주시키면서 보급품 운반 차량은 따로 관리한다. 물론 차량에는 미군이 동승한다. 그뿐 아니라 미군은 터키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인수해 이를 뜯지 않고 그대로 이라크까지 운반한다. 온도에 민감한 제품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는 터키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뜯고 내용물을 트럭으로 옮겨 싣는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전쟁터에선 컨테이너가 분실될 우려가 있어 그런다고 하더라. 특수 컨테이너는 내용물을 보존하기 위해 냉각장치가 정교하게 설치돼 있다. 이것을 개봉해 옮겨 싣는다면 내용물이 부패할 수도 있다. 자이툰 부대에 요청해 컨테이너 보험을 들자고 했지만 묵살당했다.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자이툰 부대에선 ‘그건 민간업체들의 몫’이라고 했다. 누구를 위한 보급품인지 헷갈릴 정도다.”

    자이툰 부대를 방문했던 한 인사도 “부대 관계자에게 보급로에 대해 물었더니,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자이툰 부대도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부대가 위험을 방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르빌 주민들은 정부가 ‘안전’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작 신중하게 해야 할 부분에선 소홀하고, 소홀해도 될 부분에선 과도하게 통제하는 ‘기준’이 뭐냐고 물었다.

    이라크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은 적지 않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김선일씨 사고 이후 진출 희망 기업의 수가 줄긴 했어도 꾸준히 있다”며 “그래서 이라크 진출을 허용해달라고 건설교통부에 수차례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은 테러 위협보다 현지 정보가 차단돼 있는 점이 더 답답하다”고 하며 “이 때문에 기업이 사업성을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르빌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정보원들이 이 지역을 조사하면서 수집한 첩보 중 경제와 관련된 것이 80%, 테러와 관련된 것이 20%”라며 “그러나 경제관련 첩보는 한국에 보고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첩보 전달을 막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기회는 외국 기업으로

    한국 정부가 재건사업에 관심을 쏟지 않는 틈에 외화를 벌어들일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아르빌의 살라딘 대학 조경사업 입찰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은 평화TCM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 관계자는 “살라딘 대학이 한국에 조경사업은 물론 새 대학 건물을 짓는 사업까지 맡기려고 했는데, 이 경우 총 공사금액이 1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공사대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겠냐고 묻자 대학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에서 들어온 펀드도 있고, 정 믿지 못하겠다면 석유라도 주겠다”고 답했다는 것.

    평화TCM은 입찰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자이툰 부대에서 반대해 공사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에선 “외교부에서 반대해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외교부에 문의한 결과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민간인 출입은 위험하다고 반대해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

    어떤 부처로부터도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하자 지금은 거의 포기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답을 주지 않자 살라딘 대학은 스웨덴 업체와 공사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라크 진출을 희망하는 또 다른 업체의 임원은 “정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진출을 막는지, 진짜 안전을 위해 막는지는 몰라도 진출을 허용한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우선 보험을 지원해야 한다. 예전에 이라크에서 사업할 때 9명이 1년 동안 일하는 조건으로 외국 보험사에 40만달러의 보험료를 지급했다. 적지 않은 돈이다. 물론 공사금액에 얹어 받아낼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 업체와의 경쟁에서 불리하다. 기업이 지급하는 산재보험료에 위험요율을 더 적용해 보험료를 내도록 하면 좋겠다.

    경호 문제는 자이툰 부대 군인이 직접 해주든지, 업체가 알아서 사설 경호원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아직 한국은 사설 경호를 인정하지 않아 이라크로 진출할 때 함께 나갈 수 없다.”

    열린우리당은 최근 이라크 재건사업을 위한 특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얼마 전 이라크 통합연맹 및 이라크 혁명 최고위원회 지도자 알 하킴이 국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라크 정부를 대표해 방한한 그는 아르빌 등 이라크 북부지역은 안전하며 이미 터키 등에서 들어와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이 들어온다면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군의 경쟁력

    특위 위원장은 당초 파병에 반대했던 한병도 의원이 맡았다. 한병도 의원측은 “NSC와 외교부에 협조 요청을 해서 아르빌 등 일부 지역에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군의 요청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정부의 요청으로 들어가는 것이어서 이젠 국익을 고려해 재건사업에 뛰어들어도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파병에 반대했던 국회의원들도 이젠 국익을 위해 기업의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을 바꾼 만큼 외교부와 NSC도 새로운 시각으로 이 사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의 요청을 알고 있다”며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아르빌을 방문한 고려대 안인해 교수는 마침 이라크 대통령의 부인과 동석하게 됐다. 영부인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덕분에 장시간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안 교수에게 “미군과 영국군은 점령지역에 들어가면 주민들 무장해제부터 하는 통에 반발을 사고 있지만, 한국군은 그렇지 않아 주민이 반기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진출한다면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안 교수는 “최근 아시아 국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인도네시아 대표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한 인사가 ‘이라크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틈이 없다’고 하더라”는 말을 전했다. 그는 “다른 나라는 못 들어가서 안달인데 한국은 안일하게 대처해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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